<파트너> 14회 KBS2 밤 9시 55분 <그들이 사는 세상>의 주준영, 정지오의 이야기가 현실에서 송혜교와 현빈의 연애로 이어지자 <파트너>의 팬들 사이에도 ‘혹시!’하는 동요가 일기 시작했다. 현장 스케치에서 유난히 스스럼없이 다정한 모습을 연출했던 은호와 태조가 혹시 촬영장 밖에서도 마음을 주고받지 않았을까 마음 졸였던 시청자라면 지난 회 <파트너>의 폭풍 같은 감정싸움에 이어진 포옹에 감정의 격랑을 경험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은호는 애 딸린 아줌마이고, 태조는 대형 로펌의 아들이니 이 역시 지겹게 반복되어온 신데렐라 스토리와 궤를 같이 하는 것 같지만 <파트너>의 두 사람은 어쩐지 비난 할 수 없는 애틋함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관전 포인트가 사건에서 러브라인으로 옮겨가는 <파트너>는 과연 ‘법정에서 연애하는 드라마’가 되지 않고 8부 능선을 오를 수 있을까.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와> Mnet 밤 11시
<트렌드 리포트 필 시즌2>를 제작했던 이선영 PD는 ‘여자들이 모르는 진짜 남자의 연애’에 대한 짧은 코너를 선보인 적이 있었다. 오늘부터 방송되는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와>는 그러한 야심을 보다 확대한 ‘한국판 섹스 앤 더 시티’를 표방하는 본격 연애지침방송이다. 남자와 밀고 당기는 법에 대한 뜬구름 잡는 소리를 전하며 에피소드를 나열하는 것에 그쳤던 기존의 연애 프로그램과 달리, 이 방송은 ‘어디에 가야 괜찮은 남자를 만날 수 있는가’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의뢰인의 이상형에 맞는 남자를 맞춤 선별하여 만남을 주선하며, 이 과정을 주도하는 MC는 유인영, 주아민, 김라나. 명문대, 대기업을 돌며 ‘정말로 괜찮은 남자’들을 대거 소개할 계획이라고 하니, 오늘부터 MC몽은 여자친구 걱정하느라 잠 못 이룰지도 모르겠다.

<세계 명작 드라마 – 아득한 바다, 사르가소 해> EBS 밤 12시 5분
본질은 명칭에 우선한다. 진 리스의 를 <광막한 바다 사르가소>로 표기하건,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로 표기하건, 혹은 <아득한 바다, 사르가소 해>로 부르건, 이 작품은 중요한 포스트모던 소설이자 의미심장한 페미니즘 소설이며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팬픽’이다. 그 의미는 변하지 않는다. <제인에어>의 불균형한 시선에 분노한 저자 진 리스는 ‘미친 여자’로 묘사된 로체스터의 부인 버사 메이슨의 전사를 그린 소설을 구상한다. 그리고 그 메타 텍스트는 여성과 제3세계에 대한 왜곡된 시선들을 통렬하게 파헤치는 시대의 수작이 되었다. 2006년 BBC FOUR에서는 이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한 드라마를 방송했으며, 오늘 EBS에서는 지난 7월 30일에 이어 후편을 방송한다. 주인공 앙투와네트의 성장기는 놓쳤다 하더라도, 그녀를 대하는 남편과 영국의 태도를 지켜볼 수 있으니 관람 의미는 충분하다.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