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남자> tvN 토 밤 11시<막돼먹은 영애씨>가 여자들의 ‘리얼’한 삶에 대한 다큐 드라마였다면 <세 남자>는 아저씨들에 대한 리얼 다큐 드라마다. 서울대를 졸업했지만 결벽증과 강박증 등 까칠한 성격 탓에 조직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뚜렷한 직업 없이 잡지에 글을 기고하며 살아가는 노총각 웅인(정웅인), 왕년의 연애 선수지만 유부녀와의 열애 끝에 간통죄로 감옥살이까지 하고 나와 빈털터리로 웅인의 집에 얹혀 살며 재기를 꿈꾸는 골프 코치 다훈(윤다훈), 몇 차례의 사업 실패 때문에 아내인 여배우 희진(우희진)에게 꽉 잡혀 사는 스트레스를 식탐으로 푸는 골프웨어샵 주인 상면(박상면) 등 찌질 찬란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웃고 있어도 ‘눙무리’ 나는 코미디를 선사할 예정이다.

<인간의 땅> 2부 KBS1 일 저녁 8시기획이 끝난 다큐멘터리도 무산되는 게 요즘 KBS의 현실이지만 2006년 KBS가 공모한 20억 프로젝트에 당선되어 3년의 제작 기간 동안 만들어진 <인간의 땅>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우리가 대개 미국이나 유럽보다 멀게 느끼는 아시아는 사실 참혹한 전쟁, 극도의 빈곤, 인권 탄압으로 얼룩진 땅이다. 1부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방글라데시를 찾아간 2부 ‘철까마귀의 날들’에서는 2만 명의 노동자들이 하루 2달러를 벌기 위해 전 세계로부터 폐기되어 들어온 대형선박을 해체하는 작업에 매달리는 항구도시 치타공 사람들의 삶을 기록한다. 폐기물과 유해가스로 가득하고 한 해 평균 20여 명이 사고로 죽어가는 가혹한 작업장을 맨손과 맨발로 누비는 노동자들의 절망 속 희망도 함께 담아 배우 감우성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썬즈 오브 아나키> 1,2회 XTM 일 밤 10시남자의 로망 가운데 빼 놓을 수 없는 것 가운데 하나는 바로 모터사이클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가죽 재킷에 선글라스를 걸치고 할리 데이비슨을 탈 수 없다면 <썬즈 오브 아나키>는 최고의 대리만족용 시리즈가 될 것 같다. 캘리포니아 북부의 차밍에서 활동하는 모터 사이클 갱단 S.A.M.C.R.O(선즈 오브 아나키 모터사이클 클럽 레드우드 오리지널)은 본래 무정부주의를 추구하는 월남전 참전 군인들의 모임인 ‘SAM CROW’가 전신이었다. ‘SAM CROW’의 초대 대표 존의 아들인 잭스(찰리 허냄)은 라이벌 클럽이 자신들의 무기 창고를 습격하자 복수를 하러 갔다가 살인사건에 휘말리고, 잭스의 전 부인 웬디는 임신 도중 마약을 복용해 합병증에 걸린 아기를 조산하게 된다. 질주, 폭력, 마약, 배신, 살인 등 스펙터클한 사건들이 이 조그만 마을에서 모두 벌어지다니 과연 미국다운 스토리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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