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밤 11시 55분
<백범일지>를 보면 이봉창, 윤봉길 열사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폭탄 테러의 효과에 대해 극찬하는 구절을 읽을 수 있다. 아마도 일본의 입장에서 테러를 옹호하는 김구 선생은 지금의 빈 라덴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분명 테러는 폭력이다. 다만 비폭력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대라면 더 큰 폭력에 저항하기 위한 폭력을 원론적으로 비판하는 것이 의미 있을까. 현재 중국정부는 위구르족 시위대가 행인을 공격하고 차량을 불태우는 등 과격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국제사회에 주장하고 있지만 가 만난 위구르인들은 자신들이 근본적으로 당하고 있는 차별에 대해 호소한다. 전혀 다른 역사와 문화, 언어를 가지고 있는 위구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그들이 사는 신쟝의 지하자원으로 중국 산업의 번영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고 과격시위만을 문제 삼는 건 반칙이다. 모든 시위에 대해 불순세력의 국가 전복 행위로 받아들이는 한국의 풍경 역시.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5> 마지막회 tvN 밤 11시
시작부터 범상치 않은 시즌이었다. 더는 추락할 곳 없어 보이던 영애 씨와 ‘아름다운 사람들’을 비정규직 직원으로 만들어버리다니. 그것은 누구보다 막돼먹어서 사랑스러웠던 그녀, 영애를 비련의 여주인공 놀이에 빠뜨려 조금씩 공감에서 멀어졌던 3, 4 시즌의 매너리즘에서 벗어나기에 더 없이 좋은 충격요법인 셈이었다. 덕분에 확실한 프랜차이즈 시즌제 드라마로 자리 잡은 <막돼먹은 영애씨>의 시즌 5 마지막회가 방영한다. 물론 여태 그래왔듯 시즌의 마지막회는 다음 시즌의 시작을 예고하는 떡밥이기도 하다. 결혼을 전제하고 만나자며 원준과 사귀던 영애는 원준의 약혼 소식을 듣고, 동건은 그런 영애에게 다시 다가선다. 그리고 서현과 지원은 결혼하겠노라 발표를 하니 시즌 6을 어찌 기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바다 쪽으로, 한 뼘 더> MBC드라마넷 오전 10시
창작자의 소신을 존중하기 위해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최대한 벗어난 것이 저예산 독립영화라고 하지만 그것이 수익을 무시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좋은 작품 만들었으면 그만큼 인정받는 것이 흉은 아닐 터. 때문에 IPTV 독립영화관을 비롯, 저예산 독립영화의 수익 채널을 좀 더 확보하기 위한 플랫폼 개척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오늘 방영하는 <바다 쪽으로, 한 뼘 더> 역시 마찬가지다. 기면증을 앓는 소녀와 그녀를 뒷바라지하느라 평범한 일상조차 누리기 어려운 어머니가 남자와의 사랑을 통해 한 단계 성숙해지는 과정을 담은 이 영화는 개봉 2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공동제작을 맡았던 MBC드라마넷을 통해 방영한다. 또 인디스페이스에서도 꾸준히 상영되고 있으니 브라운관과 스크린 둘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둘 다 보는 건 당신 몫이다.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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