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쿡’하는 순간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다 말하고 약간의 TV, 약간의 인터넷, 전화 약간 합치면 못 보던 세상이 나온다고 노래를 불러도 기본적으로 콘텐츠 부족 때문에 소비자의 눈을 확 잡아당기지 못하던 IPTV의 고민이 상당 부분 해결될 것 같다.

메이저 리그, KLPGA, UFC를 IPTV로 본다

7월 1일부터 KT의 쿡TV는 14개, SK브로드밴드의 브로드앤TV는 19개, myLGtv는 3개씩 실시간 채널을 확장한다. 채널의 개수도 적지 않지만 무엇보다 이번 실시간 채널 확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그동안 IPTV 최대 아킬레스 건으로 지적되던 스포츠 콘텐츠 부족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개 IPTV가 공통으로 런칭하는 IPSN은 스포츠마케팅 전문기업이자 피겨스타 김연아의 소속사로도 유명한 IB스포츠가 설립한 채널이다. 현재로선 IB스포츠가 확보한 콘텐츠 중 미국 메이저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이 주관하는 경기,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가 주관하는 골프 경기 등을 편성할 예정이고, 앞으로 기존 케이블 스포츠 채널과의 계약 여부에 따라 IB스포츠가 보유한 UFC 등의 격투기 콘텐츠도 제공될 수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못 본 경기를 나중에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는 VOD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IPSN 외에 확보되는 채널로는 쿡TV의 C3TV와 NHK의 해외 종합 채널 World Premium, 브로드앤TV의 히스토리 채널과 FOX News, myLGtv의 부동산TV 등이 있다. 새 채널뿐 아니라 기존 채널 역시 킬러 콘텐츠를 늘려가고 있다. <토리와 딘, 우리 결혼했어요> 같은 프로그램을 방영하던 IPTV 전문 여성 채널인 채널에스의 경우 인기 미드 시리즈인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 1을 7월 6일부터 편성할 계획이다.

물론 10개 넘는 채널을 확보한다고 해서 단숨에 IPTV의 콘텐츠 경쟁력이 케이블TV와 동등한 수준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IPSN이 전면에 내세운 메이저리그의 경우 케이블 스포츠 채널인 Xports에서 시청률 때문에 외면 받던 콘텐츠인 게 사실이다. “신생 채널로서는 돈이 있다고 해도 기존 채널사업자가 판권을 가지고 있고, 홀드백(콘텐츠 부가 판권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넘어가는 데 걸리는 기간) 문제도 있어 구매 파워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는 IPTV 전문 PP 측의 설명처럼 기존 케이블 채널의 협조 없이는 IPTV의 콘텐츠 수급이 가입자들을 온전히 만족시키긴 어렵다. “기존 채널 사업자들과 협상을 하고 있는 중이지만 우리가 가장 힘을 쏟는 건 콘텐츠 확보가 아닌 양방향 서비스 및 VOD 확보”라는 쿡TV 측의 말은 그래서 주목할 만하다. 부족한 것을 채우기 어려울 땐 잘할 수 있는 걸 강화하는 것이 방법이 된다. 때문에 이번 채널 확보는 공중파와 스포츠에 대한 기본적인 갈증을 해소하고서 IPTV가 진정한 인터랙티브 미디어로 방향으로 전환하는 어떤 분기점으로서 더 의미를 가질 수 있겠다.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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