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장터에서 넷북을 샀습니다. 남들이 하나씩은 다 지녔을 때에야 비로소 물건을 장만하는 레이트어답터(late adopter)이다보니 이제야 가볍고 귀여운 그것에 눈독을 들이게 되었는데요. 아무래도 휴대폰이나 DS처럼 일상휴대비율이 높은 물건들에는 자신의 개성을 투영하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인 것 같습니다. 씰을 붙이는 건 약과고, 큐빅 박고 발광 다이오드 붙이고 온갖 치장을 해야 비로소 만족을 하는 분들이 계시지 않습니까.
덧붙여 저 역시 소형가전을 사면 이름부터 붙이는 부류입니다만, 넷북은 썩어도 준치라고 노트북, 즉 고급가전이다보니 섣불리 튜닝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민을 하던 찰나, 나만의 넷북을 만들 수 있는 괜찮은 방법을 찾아내어 소개를 해 봅니다.

1.큰 문구점이나 사무용품점에서 ‘투명 라벨지’라는 것을 구매합니다. 그냥 라벨지 하면 이름을 써 붙이는 견출지류를 연상하실 텐데요, 라벨지는 OHP용지처럼 투명하고, 뒷면의 씰을 떼면 스티커처럼 부착이 가능합니다.
2.라벨지를 잉크젯 프린터기에 넣습니다. 좀 두껍긴 합니다만, 그냥 A4용지 공급하듯 집어넣으시면 됩니다.
3.원하는 도안을 그리거나 메시지를 써 넣으신 후(“만지면 뭅니다” 등) 그것을 위의 프린터로 인쇄합니다.
4.넷북에 붙입니다. 끝.

젊거나 어린 여성분들이 좋아하시는 수제스티커 만들기와 비슷하지요. 여튼 ‘내 맘대로 만들면 그만’인 작업이라 무한한 선택지가 있습니다. 덧붙여 저는 넷북을 사기 전에 블랙이면 검둥이, 화이트면 흰둥이라고 이름을 짓기로 결심했는데, 화이트였던지라 라벨지로 흰둥이 캐릭터를 만들어 붙여 넣었습니다. 이 작업중 주의하실 것은 딱 하나뿐입니다. 질려서 팔 때를 고려하셔서 라벨지를 깔끔하게 뗄 방법 정도는 숙지하시라는 것. 시트지를 떼어 낸 듯 점성이 남아있을 테니까요.

글ㆍ그림. 무적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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