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 일 저녁 7시 30분
요즘은 웬만큼 오래 한 우물을 파면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가 되는 것 같지만 사실 마이클 잭슨 정도 되는 인물이라면 진정 전설이자 레전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그가 이젠 우리 곁을 떠나 전설도 아닌 신화 속 영웅으로 기억에 남게 되었다. 그의 타계에 긴급 편성된 이번 다큐멘터리는 다섯 살 때 잭슨 5로 데뷔해 ‘Beat It’, ‘Thriller’로 시대의 아이콘이 됐던 굵직한 역사부터 ‘Billie Jean’에 쓰인 춤을 거리의 아이들에게 배웠다는 작은 이야기까지 그의 히스토리를 들려준다. 아마도 엘비스 프레슬리와 비틀즈 이후 가수로서 한 시대를 짊어진 마지막 인물로 기억될 His Story는 진정 History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친구, 우리들의 전설> MBC 토 밤 10시 50분
전국 800만 이상의 관객을 모았던 영화 <친구>가 원작의 곽경택 감독 연출로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이 되어 돌아온다. 대부분의 설정은 영화와 흡사하지만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는 동수가 준석과 일 대 일 승부를 볼 뻔 했다는 이야기처럼 원작의 팬들의 눈길을 끌 떡밥이 군데군데 박힐 듯하다. 하지만 2시간여의 영화를 20부작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몇 개 에피소드를 덧붙이는 정도가 아닌, 인물과 인물 사이의 갈등을 훨씬 디테일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전작인 <2009 외인구단>이 스토리를 억지로 진행하느라 개개인의 심리를 디테일하게 그리지 못해 ‘막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걸 기억한다면 더더욱.

<일요인터뷰 人> MBC 일 밤 12시 40분
여태 한 명의 인터뷰이만을 초대했던 <일요인터뷰 人>에 두 명의 초대 손님이, 그것도 전혀 다른 정치적 신념과 태도를 지닌 두 명의 인물이 나온다. 바로 보수계의 ‘전거성’ 전원책 변호사와 진보계의 ‘포로리’ 진중권 교수인데 혹 <100분 토론>의 축소판이 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전원책 변호사는 진중권 교수에게 “그래도 진보 쪽에서 책읽기를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진중권 교수는 전원책 변호사에게 “굉장히 맑아서 대화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분”이라 덕담을 나눴다고 하니 생각보다 훈훈한 장면이 연출될 것 같다. 사실 이쯤 되면 진중권 교수가 대승적 관점으로 변희재와 함께 출연해 넓은 마음으로 “우쭈쭈쭈”를 한 번 해주는 건 어떨지 생각해 본다.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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