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밤 11시 10분 학창시절에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불효 중에 ‘고소당하기’를 포함시켜야 할지도 모르겠다. 최근 많은 청소년들이 온라인상에서 불법으로 공유한 콘텐츠 때문에 수십 만 원에 달하는 벌금형에 처해지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엄연한 불법 행위에 대해 정당한 처벌을 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저작물에 대한 적합한 교육이 전무한 상황에서 청소년들을 범법자로 몰아가는 소탕 방식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더욱이 벌금과 경찰 출두의 두려움 때문에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들도 적지 않다고 하니 문제의 심각성이 간과 할 수 없을 정도다. 오늘 은 온라인 도둑으로 내몰리고 있는 청소년들의 실태와 저작권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알아본다. 아울러 위기에 처한 한예종 사태에 대한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요컨대, 힘없는 학생들을 보호해 줄 수 없는 법에 관한 시간이다.

<낭독의 발견> KBS1 밤 11시 30분
단지 유명인이기 때문이 아니라, 정말로 이 사람들이 글을 읽는 목소리가 궁금하기 때문에 오늘 <낭독의 발견>은 특히 기대된다. 전대미문의 그루브로 독보적인 위치를 다지고 있는 장기하와 사상초유의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는 노홍철은 오늘 밤, 각자가 소중하게 간직해 온 인생의 글귀를 무대에서 소리 내어 읽는다. 비틀즈의 가사와 천명관의 <고래>의 한 구절을 장기하가 특유의 구성진 랩 실력으로 읽어나간 다음에는 노홍철이 장기하의 ‘별 일 없이 산다’를 낭송한다. 뿐만 아니라 장기하는 군대 시절 젊음의 고민을 써 내려간 일기장을 공개하며, 노홍철은 이영표에 관한 다큐멘터리에서 본 후 언제나 가슴 속에 품고 다니는 문장을 소개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즐겁게 인생을 살아가는 두 청년의 목소리가 들려주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들, 놓치기 아까운 시간이다.

<랜드 오브 데드> 슈퍼액션 밤 10시
<랜드 오브 데드>를 만든 조지 로메로 감독은 이미 좀비들이 등장하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3부작으로 유명한 호러계의 거장이다. 처음 시리즈를 만들 당시 그는 서른 살이 채 못 되는 젊은 나이였고, 사람들은 그가 만들어낸 전혀 새로운 장르에 열광 했다. 이후 좀비는 영화사에서 미국사회를 풍자하는 중요한 코드로 사용되어 왔으며, 조지 로메로의 영화는 이후로 <새벽의 저주>로 리메이크 되는 등 많은 영화에 영감을 준 바 있다. 2005년, 그가 데뷔 후 40여년만에 새롭게 만든 좀비 영화인 <랜드 오브 데드>는 사고능력이 생긴 좀비들을 등장시켜 새로운 차원의 공포를 그려낸다. 수면 위로 서서히 솟아나는 좀비들의 머리를 바라보는 공포도 그럴 듯 하지만, 이 영화의 진정한 감상 포인트는 잘생긴 금발의 남자 주인공이다. 아시아 아르젠토, 존 레귀자모와 함께 호흡을 맞춘 백인 남성, 그는 사이먼 베이커다.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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