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민 동민 체육대회에서 상모 돌리기를 하고 일본에 가서는 작은 상가에서 무상수리 무상보상을 하며 정형돈 형네 형의 돈을 빌려 산 무로 형님에게 깍두기를 담아주고, 심형래 형네 형에게서 빌린 돈으로 상무상고를 설립한 엘리트. 그는 바로 KBS <개그콘서트> ‘씁쓸한 인생’에서 상무이사직을 맡고 있는 유상무 상무다.

요즘 바쁘겠다.
유상무:
‘씁쓸한 인생’, ‘할매가 뿔났다’, ‘성공시대’ 세 코너를 맡고 있고, 선배급이라서 내가 맞는 캐릭터뿐만 아니라 코너 전체에 관여한다. 일주일 내내 정신이 없다.

장동민, 유세윤과 절친인데?
유상무:
하하. 세윤이는 우리 둘을 짐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에서 처음 만났고 함께 자취했다. 같은 날 동시에 군대를 다녀왔으며, 같은 날 동시에 KBS에 합격했고 지금까지 개그맨 생활을 해오고 있다. 방송국 면접날 면접관이 “세 명이 동시에 합격하긴 힘들 텐데”라고 물었다. 그 때 앞에 있는 카메라 삼각대 다리를 보며 이야기했다. “우리 세 명은 하나라도 빠져버리면 소용이 없는 저 삼각대 다리와 같습니다. 우리는 인생의 동기입니다.”

얼마 전 절친 유세윤이 결혼을 했다.
유상무:
7년을 사귀었는데 1년은 연애, 6년은 의리로 만나오다 결혼했다. 요즘은 세윤이가 어른으로 보인다. 현명한 여자친구와 결혼을 하게 되서 뿌듯하다. 근데 내가 결혼을 늦게 할 거 같아서 2세들끼리 친구가 못 될까봐 걱정이다. 뭔가 폭발시킬 수 있는 게 만들어질 거 같은데 말이다. 처음에 장난으로 웨딩카를 선물하겠다고 말했다가 결혼 전 매일 아침마다 “준비는 하고 있냐?”는 모닝콜을 받았다. 결국은 동민이형과 있는 거 없는 거 털어서 중고차를 매입해 웨딩카를 꾸며 선물했다. 식중에 세윤이가 눈물을 흘렸는데 기사에는 웨딩카 때문에 울었다고 나왔더라. 사실 세윤이는 와이프가 나이가 많아서 운건데 말이다. 하하.

‘씁쓸한 인생’의 유상무상무가 공전의 히트 중이다.
유상무:
아직 나는 모르겠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니 어색하다. 지난 주말 중국공연을 다녀왔는데 유상무상무 플랭카드가 있어서 놀라긴 했다. 이건 정말 재미없는 농담이었다. “니가 유상무면 이상이 있다는 뜻이냐?”는 군대 고참도 있었고, 회사원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개그맨이라든지 “니 형은 전무냐?”는 웃기지도 않고 얼토당토 안 하던 농담들이 공감대를 일으킨 거 같아서 놀랍다.

응용할 수 있는 게 끝도 없다.
유상무:
지금까진 ‘유상무상무가 산 무’, ‘회사 경리의 이름으로 박경리 경리를 격리시키는데’ 라든지 돈을 빌렸는데 ‘정형돈 형의 돈을 빌렸다’든지 그런 정도 였다. 이제는 “구준표가 준 표로 영화를 보러가기로 했는데 그때 여자친구에게 차이면 차인표가 되는거다.” 이런 식으로 발전이 되고 있다. 다만 웃음과 박수는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외워서 하는 대사에서 사람들이 박수를 치는 게 좋은 건지 엉뚱함으로 웃음을 터트려야하는지 그 간극에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욕심 같아서는 우리 형이 유전무고 우리 아버지가 유기사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도 했다.

상무라는 직책이 잘 어울리는 거 같다. 김준호와의 호흡은 어떤가?
유상무:
더 할 나위 없이 훌륭한 선배님이다. 개그면 개그, 인간성이면 인간성 빠지는 게 없다. 무엇보다 후배의 기를 살리려고 애를 쓰신다.

초창기에는 장동민, 유세윤 보다 인기가 많았다고 들었는데 한참을 두 친구만 인기를 얻었다.
유상무:
동민이 형과 세윤이는 원색적인 개그를 하고 있다. 나는 파스텔톤이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씁쓸한 인생’처럼 의외의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 말이다. 가장 가까운 곳에 너무나 뛰어난 개그맨들이 있다. 그것을 뛰어넘어야 된다기보다는 다른 스타일이 되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내가 인기가 없을 때 가슴 아팠던 건 세 친구의 어머니가 절친하신데 사람들이 유상무만 누군지 모를 때 어머니의 마음뿐이다. 대신 그 시기에 옆에 주인공을 두고 그것을 받쳐줄 수 있는 장점을 발견했다는 게 가장 큰 배움이라고 생각한다.

KBS <코미디쇼 희희낙락>에서 ‘유세윤의 인간극장’은 대본인지 리얼인지 헷갈리는데?
유상무:
하하. 실제 우리 이야기이기 때문에 연기처럼 안 보이는 거지. ‘나이트에서 세윤이가 지금 신부를 만난 얘기’, ‘모르는 여자에게 찬송가를 불러준 얘기’ 모두 우리가 겪었던 일들이다.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보여드릴 것이다.

유세윤이 당신을 두고 개그우먼만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농담을 한다. 실제로 그런 기사가 많았는데.
유상무:
기사들을 다 지워야 될 텐데. 사실은 그때 그런 기사들로 인해 정말 많이 힘들었다. 예쁘게 연애하고 헤어진 거다. 당사자들만의 이야기이지 어디 가서 얘기할 수도 없는 것이고. 다 지난 일이다.

개그맨 중에 상당히 빼어난 외모다. 다른 쪽으로의 확장은 생각하지 않나?
유상무:
MC가 되고 싶다. 사람들을 받쳐주는 걸 좋아하고 잘 띄워주고 싶다. 그래도 언젠가 한번은 내가 주인공인 날이 오겠지? 요즘 개그에선 주인공만 돋보인다. 영화에서 조연상을 주는것처럼 개그맨도 조연상이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각오는?
유상무:
웃으면 좀 더 젊게 오래 살 수 있다.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해서 시청자분들께 끊임없는 생명을 부어드리고 싶다.

마지막 질문이다. 유상무에게 장동민, 유세윤의 인기란?
유상무:
곧 사라질 맥주거품! 하하. 둘은 정말 식상하다.

글ㆍ사진. 이원우 (four@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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