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다가가기
민주화에 대해 일단 알아야 할 것, “이 이름은 해당 인물의 성격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라는 사실. 비록 지방 소도시인 인주시 시의회 의원이지만 꿈은 한국의 힐러리인 민주화는 10급 공무원인 동창을 “내가 너랑 신분이 같니?”라고 당당하게 몰아세우는 계급주의자이자 “인주에서 사람구실하고 살려면 인주섬유 외동딸 민주화가 우스우면 안돼요”라며 협박하는 정치 조폭이기도 하다.

“양지보다 음지, 앞거래보다 뒷거래, 딱 질색인 거 정정당당”에 “정면보단 옆구리, 앞문보단 쪽문, 앞통수보단 뒤통수를 확 후려쳐야” 한다고 믿는 민주화가 주기적으로 재래시장을 순방하며 “아우~ 너무 비싸다. 오백 원만 깎아주세요. 원래 이런 데 와선 다 깎는 거잖아요!”라는 애교 아닌 진상을 떠는 이유는 “제가 워낙 털털해서 이렇게 시장 와서 장도 보고 그래요” 이 한 마디를 외치고 싶어서이고, 공직사회 비리를 견디다 못한 공무원 남편의 사표 제출에 화를 내는 이유는 “시 일 하다 도 일 하고, 도 일 하다 나랏일 하는 꿈”이 있건만 “도의원한테 백수 남편이 말이 돼?”냐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이 “니가 남자였음 내 손에 죽었다”라고 분개해봤자 “그 소리 자주 들어”라며 코웃음 치는 민주화는 소통 없고 반성 없다는 면에서 타고난 정치인이기도 하다. 게다가 “사람들이 왜 그렇게 악착같이 권력을 갖고 싶어 하는지 알려줘? 딱 하나야. 남용하고 싶어서” 나 “똥개도 백 마리면 범을 잡는 거 모르세요?” 등 백치미 속에 빛나는 쓸데없는 통찰력은 뜬금없이 번뜩이며 유권자들을 피곤하게 만든다.

갈래 : 드라마, 정치, 대망

[1점 문제]Q. 다음 중 재래시장을 방문한 민주화가 남긴 대사로 맞는 것은 무엇인가.

1) 민주화는 배고픕니다.
2) 오햅니다. 대형 마트가 뭔지 모르고 살아온 올곧은 반평생입니다.
3) 아니 장사 못한 게 내 잘못이야? 허, 기막혀 진짜. 손 잡아준 게 어딘데!
4) 장사 힘드시죠? 여기 깍두기 담가 먹게 배추 오백 포기만 주세요.
5) 제가 바로 여러분의 좌판 장사 대선배랍니다.

[2점 문제]Q. 밑줄 친 단어 가운데 보기에 연결된 것과 바꾸어 써도 뜻이 변하지 않는 경우를 고르시오.

“어머나, 어머나아! 대장부들 꿈이 너무 아담하시다~ 고작 ㉠옥관자요? 아니 큰 꿈 품는다고 누가 ㉡고소해요? 사내대장부들 꿈인데 ㉢곤룡포 정돈 돼야죠. 루스벨트가 이런 말을 했어요.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기쁨은 당신이 못 해낸다고 세상이 말한 것을 당신이 해냈을 때이다.’ 세상 사람은 말하죠. 부의원님은 절대로 ㉤대통령이 될 수 없다구요. 그러니까 의원니임~ 해내세요!

1) ㉠-옥동자
2) ㉡-꼬소해
3) ㉢-황태포
4) ㉣-삶
5) ㉤-대가리

[3점 문제]Q. 선거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고부실 시장과 민주화의 다음과 같은 대화 내용 녹취록이 공개될 경우 일간지 헤드라인으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

민주화 : 봄두 되구 나들이 철이기도 하니까 보도블록이나 교체할까요, 아주 산뜻하게?
고부실 : 에헤이, 그런 건 그동안 많이 했잖아요. 티가 너무 나.
민주화 : 그런가? 그럼, 북대천에 다리 하나 놓죠.
고부실 : 아니, 북대천에 지금 다리가 몇 갭니까. 내 다리, 당신 다리, 거 뭐냐…도의원 그 냥반도 하나. 거기가 지금 다리 때문에 물 구경을 못해요. 다들 복개천인 줄 알아 거기가!
민주화 : 아우우! 세-상에, 우리가 일을 그렇게 많이 했어요. 이 고생을 누가 알아? 그럼, 고생한 김에 용도변경 몇 개 하면 되겠네요. 마금동 쪽에 절대농지 많잖아요. 그거 몽땅 다 대지로 바꿔주죠 뭐.
고부실 : 아하, 거긴 우리 사돈댁 근처라…
민주화 : 왜요, 사돈어른이 깐깐하세요?
고부실 : 예, 워낙 깐깐하셔서…헤헷! 이미 재작년에 대지로 몽땅 다…
민주화 : 으이그! 어쩜, 사돈지간에 이렇게 의가 좋으실까~?

1) 民-高 ‘녹색성장 인주’를 향한 보도블록 교체
2) 民-高 북대천 운하 개발 계획 첫 삽 떠
3) 民-高 사돈 간의 우의는 무엇보다 소중해
4) 民-高 정치 자금 마련 위한 시 예산 착복 혐의
5) 세계를 휩쓴 돼지 독감, 그 정체는?

* 정답은 다음 주에 발표됩니다.

* 지난 주 정답
1점 문제 – 2
2점 문제 – 5
3점 문제 – 4

[실전! 고난도 말하기 전략]
* 부츠와 스타킹을 포기해야 하는 맨다리의 계절이 돌아왔으니
완벽하게 감출 수 없을 땐 완벽하게 다 까야죠. 쿠울~하게.

* 병아리 반에 새로 들어오는 애 있을 때
영어 유치원 출신이니 어쩌니 해봐야 여기서는 객지 나온 어린놈의 쉐키에요.

* 새들도 세상을 뜨는 시간이 다시 왔다고 비난받을 때
표정이 왜 그따위야? 아하, 내가 실수했구나? 밉든 곱든 나랏밥 사 년인데 마른하늘에 날벼락치곤 이유가 너무 심플하지? 걱정 마. 책상부터 빼고 머릿속부터 발끝까지 탈탈 털어 그럴듯한 이유 백가지는 만들어 줄라니까.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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