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자신의 이름을 검색 창에 쳐보실 때 있으시죠? 이 민망하지만 거부하기 힘든 유혹에 <10 아시아>도 종종 빠집니다. 잡지에 대한 반응도 살피고 독자들의 의견도 읽으며 좌표와 방향을 다시 그려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가끔 숨이 턱 하니 막히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10 아시아>의 로고가 깨끗하게 지워진 채 이런 저런 팬 사이트에 퍼져있는 스타들의 사진을 발견 할 때입니다. “피나는 막노동 끝에 로고 지운 고화질 사진을 완성했다”며 자랑스러워하는 이 분들은 심지어 그 사진 위로 자신의 개인표식이나 웹사이트 주소를 새겨 넣고 ‘불펌 금지, 출처 지우지 말 것’이라는 코멘트까지 달아놓습니다. 이런 일이 종종 발생하다 보니 <10 아시아>의 사진이 다른 매체의 기사 속에서 ‘한 네티즌의 게시물 사진’으로 둔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10 아시아>의 정체를 아직 모르는 팬들은 본인이 고이 저장한 사진의 주인을 2차, 3차 수정자의 이름으로 기억합니다.

그건 마치 유괴된 자식이 다른 부모 품에서 전혀 다른 이름으로 키워진 것을 발견한 것만큼이나 기막히고 속상한 일입니다. 물론 그들을 로고의 흔적을 하나하나 지우는 수고로 이끈 동력은 사랑하는 스타의 얼굴에 조금의 ‘티끌’이라도 남기지 않겠다는 순수한 ‘팬심’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팬심이 같이 지워버린 것은 바로 기본적인 ‘소유개념’입니다. 스타는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하지만 그 스타에게는 자신의 얼굴에 대한 ‘초상권’이 있고, 그 스타를 찍은 포토그래퍼와 매체에는 그 사진에 대한 ‘저작권’이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에게는 그들의 모습을 사랑하고 그 사진을 ‘즐길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에게도 한 매체에서 찍은 사진의 출처를 무단으로 수정해서 재배포할 권리는 없습니다.

매 주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노력하지만 이런 출처변형 된 사진을 접할 때면 힘이 빠집니다. 이런 도용을 방지하기 위해 오른쪽 클릭을 막는다거나 사진을 퍼갈 수 없도록 프로그래밍하는 노력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그저 이런 지속적인 절도가 반복된다면 아마 <10 아시아>의 포토갤러리 서비스는 더 이상 운영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이 경고의 글은 마음껏 복사하셔서 널리 배포하셔도 좋습니다. 이것은 첫 번째 부탁 혹은 마지막 경고 입니다. <10 아시아>를 사랑하는 독자들 중에 그 범인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있다면 그 분은 저희의 독자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P.S.
여기는 전주입니다. 지난 5월 1일부터 <10 아시아>는 제 1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소식들을 전해드리기 위해 이곳 전주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매일 이어지는 영화의 행렬에 눈이 즐겁고 전주비빔밥에 콩나물해장국에 침 넘어가는 먹거리 릴레이에 입이 즐거운 하루하루입니다. 추천영화와 뉴스, 전주를 찾은 감독과 배우들의 인터뷰뿐 아니라 거리의 관객들과의 짧은 만남들도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영화제를 찾은 독자들에게는 공감으로, 떠나지 못한 독자들에게는 잠시 떠나는 ‘전주행 익스프레스’ 티켓이 되어 드릴 것입니다.

글. 백은하 (on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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