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PM이 그렇게 재미있는 아이돌로 받아들여지게 된 데는 <떴다! 그녀>의 힘이 컸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본인들이 즐겁게 방송한다는 게 느껴졌거든요.
찬성
: 그 때 싱글 2집을 준비하던 시기였는데, 연습하고 힘들 때 매주 방송 시간 맞춰서 우리끼리 다 모여서 같이 보는 게 되게 재밌었어요. 촬영할 때도 재밌게 놀면서 했고, 연습 사이에 잠깐 쉬는 기분이었어요.
재범 : 그런데 사실 ‘이거 우리끼리니까 재밌는 거지, 남들이 보면 별로 안 웃기겠지?’ 하고 걱정했어요. (웃음)

<떴다! 그녀>에서 ‘부산 거지’, ‘옥대리’ 같은 별명과 자막으로 놀림 받기도 했는데, 좀 억울할 때는 없었어요? (웃음)
택연
: ‘이빨 부자’ 라는 별명만 빼고는 뭐, 다 재밌었죠. (웃음)

“<떴다! 그녀>에서 우린 너무 솔직해서 망나니 같아 보이기도”

준수 씨는 몰래 카메라까지 당했는데 괜찮았나요?
준수
: 뭐…괜찮았습니다. (웃음)
재범 : 소심한 거 아니니까. (웃음)
준호 : 쿨하게 해.
택연 : 쏘 쿨하게. 지금 와서 어쩌겠어?
준수 : 그래, 다 지난 일이야. 에휴~

닉쿤 씨는 제작진들에게 유난히 사랑받는 캐릭터로 나왔는데요.
닉쿤
: 하하하.
우영 : 작가님들이 진짜로 사랑을 하시더라구요. (웃음)
택연 : 작가님들 인터뷰도 봤어요. 닉쿤을 가장 좋아하는 건 아닌데 저희를 컨트롤하려고 그랬다구요.
준수 : 하지만 닉쿤을 좋아하시는 게 사실입니다.
택연 : 네, 거짓이에요! 맨 처음 MC 만나러 갔을 때부터 쿤을 사랑하셨어요. (웃음)
재범 : 갑자기 쿤이 탈락되면 규칙들이 변경되고.
찬성 : 쿤이 형 떨어지면 패자부활전 하고. (웃음)

닉쿤 씨가 “저 윙크 자판기 아니에요” 같은 돌발 발언을 할 만큼 편하게 방송할 수 있었던 건 아무래도 제작진의 편애 덕분이었나요? (웃음)
닉쿤
: 하하하, 모르겠어요.
재범 : 다 같이 있으니까 편해서 그런 것 같아요. 붐이 형도 워낙 잘해주시시시시고.
택연 : 주시시시시고? (웃음)
준수 : 저희의 솔직한 모습들을 그대로 담은 것 같아요. 그래서 망나니 같아 보이기도…
2PM : 으하하하하하! 뭐야아!
택연 : 개구쟁이라고 해!

이제 와서 ‘개구쟁이’라고 수습해 봐야 팬들에게는 ‘짐승’이라고 불리던데요. (웃음)
재범
: 아 예, 저희가…
택연 : 어쩌다 짐승이 됐는지, 그래도 망나니 보단 짐승이 낫네요. (웃음)

“우영이는 재치발랄하니까 깐죽대는 캐릭터로, 재범이 형은 알아서 자폭하는…”

<떴다! 그녀>에서는 태국인인 닉쿤 씨나 미국에서 계속 살았던 재범 씨가 한국어에 서투른 상황도 자막이나 코믹한 상황으로 넘기는 게 재미있었는데, 두 분은 한국어를 어떻게 공부했나요?
닉쿤
: 지금은 그냥 멤버들이랑 얘기하고, 모르는 단어 있으면 핸드폰에 있는 사전으로 바로 찾아봐요.
재범 : 저는 처음 왔을 땐 되게 못했어요. 그런데 그 때는 한국어 학당도 몇 달 다녔고 지금처럼 영어가 통하는 택연이나 쿤이 없었기 때문에 빨리 늘었던 것 같아요.

방송을 보니 “이건 음모야!”라는 말을 즐겨 쓰던데요.
재범
: 아 그거는, 제가 촬영장에서 택연이한테 “컨스피러시(Conspiracy)가 뭐야?”라고 물어봤다가 음모라는 단어를 배운 거예요. 그런데 제가 원래 한국말 하나 배우면 잘 몰라도 계속 쓰는 스타일이라서. (웃음)

이제는 ‘장점’이나 ‘단점’ 같은 단어 뜻도 구분 가능한가요?
재범
: 그렇죠! 장점은 좋은 거. 단점은 나쁜 거.

닉쿤 씨는 ‘10점 만점에 10점’ 활동 당시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박진영 씨에게 “노래 파트 좀 늘려주세요”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만족하나요?
닉쿤
: 예, 훨씬 더 많이 불러요. 하하.
재범 : 이젠 가사가 있잖아요. 그 땐 “랄랄랄라라”밖에 없었고.
준수 : 그렇게 치면 저는 아예 없었죠!
택연 : “예에에히~”가 있었잖아. (웃음)

그런데 <떴다 그녀>로 대중들에게 알려지다 보니까 방송에서의 편한 이미지가 실제 성격 그대로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우영
: 사실 프로그램을 시작할 땐 부담감이 컸는데 방송을 하다 보니까 진짜 재밌는 거예요. 그리고 이런 프로그램에서 너무 진지해 버리면 <인간극장> 분위기가 날까 봐 그냥 재밌게 놀자, 하고 열심히 임했더니 너무 깐죽깐죽 대는 모습만 나왔어요. (웃음) 하지만 저도 깐죽대지만은 않고요, 진지할 때도 있어요.
2PM : 으하하하!
찬성 : 있어.
우영 : 네, 한 명이 있다네요.
준수 : 하지만 평소에도 그런 모습이 좀 있다?
우영 : 네, 그런 모습도 있죠.
준수 : 그런데 그 모습이 너무 많이 나갔죠.
우영 : 그러니까 그것만은 아니다! 하고 구차하게…(웃음)

준호 씨 같은 경우는 별명이 ‘황제’인 데다 지금도 그렇지만 방송에서도 말수가 적은 편이었는데 콘셉트가 과묵함인가요? (웃음)
준호
: 저는 평상시랑 무대에서 성격이 똑같아서 더 할 게 없거든요. 사실 <떴다! 그녀>의 100%가 저희 모습은 아닌데 첫 방송 때 작가님들이 저희를 보고 다 파악하셨어요. 저는 말이 없고 말하는 것마다 좀 안 터지니까 약간 재미없는 캐릭터로, 우영이는 재치발랄하니까 깐죽대는 캐릭터로, 재범이형은 알아서 자폭하는…
2PM : 으하하하!
준호 : 그런 식으로 캐릭터를 잡아주시고 대본을 만들어 주시니까 저희가 놀면서도 그런 느낌이 살았던 것 같아요.
찬성 : 촬영 5, 6회 들어서는 대본도 잘 안 보고.
우영 : 오늘 무슨 게임하는지만 봤어요.
준호 : 대본도 계속 바뀌고 게임도 바뀌고. 커플 결정에서도 전 자꾸 남남 커플만 했는데, 그건 백 퍼센트 농간이에요! (웃음)

“키랑 얼굴 쪽으로 밀어붙이겠단 발언을 해명하겠습니다”

그런데 2PM은 데뷔 전 개인 활동을 많이 했잖아요. 찬성 씨는 MBC <거침없이 하이킥>에 출연했고 택연 씨는 CF를 찍었고 준호 씨는 <슈퍼스타 서바이벌>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우승했으니까 과거 자료들이 상당히 남아 있는데 유명해지고 나서 그런 게 떠도는 걸 보면 어때요?
준호
: 관리 받지 않은 사진들이 많아가지고. 으하하!
택연 : 저는 뭐, 많죠. 과거 사진이 캐도 캐도 나온다고 ‘광산’이라고 불리니까. 그런데 그냥 예전의 제 모습이니까 거기에 대해서 뭐 부끄럽거나 그렇진 않은데…
준수 : 힘들지!
택연 : 힘들죠! 으하하!
준수 : 부끄럽지는 않은데 힘들어! (웃음)

특히 택연 씨는 <슈퍼스타 서바이벌>에 출연했을 때 “키랑 얼굴 쪽으로 밀어붙여야 할 것 같은데요”라는 말을 했던 장면이 꾸준히 화제가 되고 있어요. (웃음)
택연
: 아 그게, 제가 처음 방송 프로그램에 나온 거라 인터뷰를 잘 못했어요. “준호 정말 잘 하는 것 같구요, 찬성이도 진짜 잘 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 프로그램이 경쟁 분위기가 안 되고 재미가 없으니까 작가님들이 이렇게 해 보라고 하셔서 그냥 한 건데, 거기서 너무 행복하고 해맑게 웃으면서 말하는 바람에…그렇게 됐네요. 하하, 해명의 시간이었습니다!

어쨌든 신인 그룹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했고,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화제를 모았는데 그렇게 인기를 얻으면서 혹시 데뷔 전에는 예상치 못했던 고민이 생겼거나 깨달은 점이 있나요?
택연
: 저 같은 경우는 제가 하지 않은 말 같은 게 와전되고 루머가 생기는 일들이 있더라구요.

유명세 같은 거네요.
택연
: 그렇……죠? 그러면 좋겠죠.
우영 : 저는 원래 춤을 좋아해서 가수 이전에 춤꾼, 언더 쪽에서 춤을 추는 댄서가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냥 내가 좋아하니까 음악 듣고 춤추고 노래하면 되지, 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면이 있어요. 그런데 데뷔하고 나니까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졌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나를 보고 있고, 내 행동 하나가 다른 사람에게 모범이 되거나 반대로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인터뷰. 최지은 (five@10asia.co.kr)
인터뷰. 강명석 (two@10asia.co.kr)
인터뷰. 윤희성 (nine@10asia.co.kr)
정리. 윤희성 (nine@10asia.co.kr)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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