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박지성을 아는가’ MBC 일 밤 10시 35분
축구팬이라면 2002년 6월 14일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당시 세계 최강으로 꼽히던 포르투갈을 한국은 1 대 0으로 이기며 월드컵 4강 신화의 초석을 다졌다. 그리고 이날 우리는 박지성이라는 미래의 축구스타를 발견한다. 우선 골대 근처에서 세게 차고 보던 과거 공격수들과는 달리 그는 무려(!) 가슴 트래핑으로 차분하게 볼을 컨트롤하고 깔끔한 왼발 슛으로 마무리 지었다. 그 후 6년, 그는 세계 축구 최고의 클럽으로 꼽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요 전력으로 뛰고 있다. 2002년의 발견 이후 우리는 그의 가장 화려한 순간을 같이 보내고 있다. 하지만 ‘당신은 박지성을 아는가’ 편은 왜소한 체구 때문에 프로 입단도 불확실했던, 우리가 모르는 박지성의 과거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 개의 폐를 가졌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그라운드를 끊임없이 누비는 그의 원동력이 궁금한 사람은 놓치지 말자.

<내조의 여왕> 1~10회 연속방송 MBC 드라마넷 일 오전 8시 50분
일요일 하루, 어디 나가기도 귀찮다면, 볼만한 프로그램을 기다렸다 채널을 돌리기도 귀찮다면 MBC 드라마넷에 채널을 고정해 놓는 건 어떨까. F4가 떠난 월화드라마의 무주공산을 순식간에 점령해버린 <내조의 여왕>을 1회부터 10회까지 연이어 볼 수 있을 테니. 회사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굽시니스트’가 되어 손이 오그라들도록 비벼대야 하는 회사의 정치 역학을 웃기지만 우습지는 않게 그린 이 드라마에는 코미디라는 장르의 미덕이 살아있다. 배우들의 오버하지 않는 코믹 연기도 좋은데, 김남주는 코미디도 잘 할 수 있는 배우임을, 오지호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증명하는 듯하다. 하지만 역시 이 드라마의 진정한 발견은 한 부장 역의 최철호다. 힘든 순간에도 온갖 ‘센 척’을 하는 그의 귀여운 모습을 10시간 내내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번 연속방송에 도전할 이유는 충분하다.

수퍼액션 일 오전 10시 30분
격투기에 관심이 없다면 주저하지 말고 이 추천은 무시해도 좋다. 하지만 추성훈과 데니스 강의 경기에 가슴을 졸여본 적이 있다면, 치킨과 맥주를 준비해놓고 격투기를 본 경험이 있다면 이번 은 절대 놓쳐선 안 될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UFC 진출 후 순간의 방심으로 1패를 기록한 데니스 강의 첫 승 도전이지만 그 외에도 미들급 세계최강 앤더슨 실바의 챔피언 방어전, 라이트 헤비급 강자 마우리시오 쇼군과 척 리델의 경기 등 메인 이벤트 급의 경기가 잔뜩 준비되어 있다. 특히 둘 다 강력한 타격가 타입인 쇼군과 리델의 경기는 과거 실바와 리델의 경기가 그랬듯 화끈한 타격이 불을 뿜을 확률이 높으니 아드레날린이 넘치는 휴일을 보내고 싶은 사람을 위한 처방전으로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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