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낮 1시 40분
10관왕 모드로 설명하자면 오픈 대회는 어느 나라 리그에서 뛰는 선수이든, 아마추어 선수이든 참가할 수 있는 ‘열린’ 대회다. 즉 미국 LPGA(여자프로골프협회) 투어에 참가하기 위해선 LPGA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그 중 오픈 대회에는 자격증이 없어도 출전할 수 있다. LPGA 회원이 아니던 신지애가 랭킹을 통해 브리티시오픈에 초청된 것처럼. 마찬가지로 이번처럼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회원이 아닌 미셸 위가 초청을 받아 KLPGA 오픈 대회인 롯데마트오픈에 참가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비록 기대를 모았던 미셸 위는 현재 공동 59위로 아슬아슬하게 2라운드를 통과하며 우승권과는 멀어졌지만 ‘열린’ 경기에 모여든 포스트 박세리, 혹은 포스트 신지애들의 대결을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사랑과 전쟁> 마지막 회 KBS2 밤 11시 5분
이번 KBS 봄 개편의 특징은 레전드 급 프로그램들을 폐지한다는 점이다. 1TV의 <가족오락관>이 그렇고, 2TV의 <사랑과 전쟁>이 그렇다. 자극적인 스토리를 한 회 안에 빠르게 진행해야 하는 프로그램 성격 때문에 한 때 MBC <무한도전> 만큼이나 케이블에서 자주 방영되기도 했던 <사랑과 전쟁>이 ‘내 남편은 슈퍼맨’ 편을 마지막으로 10년여 만에 브라운관을 떠난다. 세상 모든 불륜과 오해, 애리본좌 등 한국형 장르물인 ‘막드’의 웬만한 소스는 모두 가지고 있던 이 프로그램은 그야말로 SBS <아내의 유혹>이나 tvN <스캔들> 같은 프로그램을 잉태한 모태와도 같다. 물론 그래서 ‘좋은’ 프로그램이라 말하긴 어렵지만 그럼에도 4주 간의 조정 기간도 없이 그냥 보내야 하는 건 아쉬운 일이다.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5> tvN 밤 11시
<사랑과 전쟁>처럼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레전드도 있지만 <막돼먹은 영애씨>(이해 <영애씨>)처럼 현역 레전드로 성장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주요 출연자의 교체 거의 없이 시즌 5까지 이어져오고 있다는 점이나 언제나 케이블 대박 기준인 시청률 1~2%를 끌어낸다는 점 모두 대단하지만 무엇보다 <영애씨>를 현역 레전드로 만드는 건 아직도 찌질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진한 페이소스를 전달한단 점이다. 특히 이번 시즌 5는 특유의 미덕을 조금 잃은 듯 했던 시즌 3, 4의 부진을 넘어 본래 <영애씨>의 모습을 찾았다는 점에서 박수칠 만하다. 오늘 에피소드에선 장동건 과장의 집들이에서 괜히 설렌 영애에게 원준이 ‘장과장님은 선배를 여자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냉정한 충고를 한다고 하니 나는 이렇게 힘든데 영애씨가 행복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꼭 확인해보도록 하자.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