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다가가기
항상 불안한 눈빛으로 들리지도 않는 헤드셋을 끼고 다니며 잭을 꽂아 줘야 마이크에 대고 흠칫거리며 입을 여는 수감자, 안경태는 사실 “무인 에셋 자산운용 투자자문(주) 자문관리 부장, 한경투자연구소(주) 대표이사, 수중경제TV 국민고충 처리반, 고수열전, 증권 사관학교 등 출연”이라는 화려한 경력의 증권계 전설적 투자분석가였다. 마이크만 잡으면 눈빛부터 딴 사람이 되어 열변을 토하며 ‘마징가 헌터’라는 예명으로 불리던 당시 그의 모토는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판다”, 장기는 “테마주와 단기공략 매매주 병행, 대표우량주 변곡점에서 선취매”.

하지만 쓸데없이 뛰어나고 정확한 경제 분석글로 윗분들의 심기를 거스른 탓에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감옥에 들어간 마징가 헌터 안경태는 ‘감옥 서바이벌 전략’ 또한 탁월하다. “돈이랑, 먹을 거랑, 브랜드 추리닝이랑, 사이즈별로 많이, 많이 넣어달라고 합니다. 면회 올 때 말합니다. 많이 넣어달라고. 그거면 됩니다. 돈, 머니, 오까네.” 게다가 숫자의 귀재인 그가 “천구백칠십칠 년, 이천 이백만 달러짜리 피델리티 마젤란펀드를 십 삼년 만에 백삼십이억 달러짜리로 불려놓은 피터 린치, 십년 동안 자기 고객 백만 명 모두에게 스물다섯배의 투자수익을 올려줬다 이겁니다. 수익률만 놓고 보면 이천칠백 퍼센트죠.”라며 온갖 자료와 수치를 줄줄 읊어대는 것을 보고 있으면 김신보다 먼저 주식으로 크게 날리신 우리 어머님부터 도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절로 드는데, 그래도 미네르바 닮은 범죄자에게 어떻게 돈을 맡기느냐고? 그럼 나라에 맡기던가.

갈래 : 드라마, 경제, 논픽션

[1점 문제]Q. 다음 중 마징가 헌터의 이상형, 롤 모델이 결코 될 수 없는 인물을 고르시오.

1) 피터 린치
2) 데이빗 린치
3) 허생
4) 금나라
5) 강만수

[2점 문제]Q. 다음은 마징가 헌터의 증권거래자문 방송의 일부다. 이 방송을 들은 주식투자자들의 행동으로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

“안녕하십니까. 마징가 헌터입니다. 네, 조인화학 축하드리구요. 에, 저 따라오신 분들 어젯밤 축하주 드셨죠. 에…다른 매도 건은 아침에 문자로 때려드렸고. 오늘 같은 경우엔 디엠중기, 여긴 공격적인 매수로, 보자…구 프로 대! 네, 구 프롭니다. 이거 제 말대로 들어오신 분들 진짜 축하드립니다. 디엠 지주회사들은 난리죠? 아주 난리 났어요. 좋으세요? 나도 좋습니다. 아 그리고, 추천 드렸던 종목들, 제가 매도 싸인 낼 때까지 그냥 들고 가세요. 믿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들고 계세요 쫌.”

1) 조인화학 주식을 사들인다.
2) 디엠중기 주식을 팔아치운다.
3) 추천받은 종목에 손대지 않는다.
4) 믿는 자에게 복이 있으므로 교회에 다닌다.
5) 마징가 헌터를 허위사실 유포로 검찰에 고발한다.

[3점 문제]Q. 다음 안경태의 찌라시 분석에 등장하는 문장들을 논리에 맞게 순서대로 배열한 것을 고르시오.

ㄱ. 채동건설이 지난 주 벽제원의 임야부지 10여만 평을 사들인 겁니다. 아주 싼 값에.
ㄴ. 우선 벽제원 주력상품이 뭐냐. 만두잖아. 만두 파동을 일으켰어.
ㄷ. 작전 좋았어요. 벽제원 주가는 반 토막이 됐고.
ㄹ. 근데, M&A로 날름 먹기에는 벽제원 얘가 너무 튼실한 겁니다.
ㅁ. 바로 그 자리 아파트에 경전철이 지나갈 거다. 소문나기 시작하면 평당 100은 간단하게 넘어가죠.

1) ㄱ-ㄴ-ㄷ-ㄹ-ㅁ
2) ㄹ-ㄴ-ㅁ-ㄷ-ㄱ
3) ㄴ-ㄷ-ㄹ-ㄱ-ㅁ
4) ㄹ-ㄴ-ㄷ-ㄱ-ㅁ
5) ㄴ-ㄷ-ㄱ-ㅁ-ㄹ

* 정답은 다음 주에 발표됩니다.

* 지난 주 정답
1점 문제 – 3
2점 문제 – 5
3점 문제 – 아파 마음이 아파 내 맘 왜 몰라줘 / 오빠 그녀는 왜 봐 거봐 그녀는 나빠 / 봐봐 이젠 나를 가져봐 이젠 나를 가져봐 / 왜 날 여자로 안보는 거니 자꾸 안 된다고 하는 거니 / 다른 연인들을 봐봐 첨엔 오빠로 다 시작해 결국 사랑하며 잘 살아가 (흥이 나면 끝까지 부르셔도 좋습니다.)

오답 꼼꼼 체크!
3점 문제 – “잊었다면서 혼자라면서 그 언닌 왜 만나나요 / 오빠 정말 나쁜 사람 정말 내 맘을 몰라”(소녀시대 ‘오빠 나빠’) “오빠 믿지 손 하나 까딱 않고 널 지켜줄게 / 오빠 믿지 그러니 걱정 말고 눈 좀 붙이렴”(Say ‘오빠 믿지’) “오빠는 풍각쟁이야, 머, 오빠는 심술쟁이야, 머 / 난 몰라 난 몰라 내 반찬 다 뺏어 먹는 거 난 몰라”(박향림 ‘오빠는 풍각쟁이’) 등 다양한 ‘오빠 가요’가 있지만 정답은 왁스의 ‘오빠’입니다. 참고로 egemoneyna님께서 써 주신 “아임 소 럭키럭키 항상 기억해 난 너무 소중해”는 왁스의 ‘럭키’ 입니다.

[실전! 고난도 말하기 전략]
* 치킨 시킬 때
무 많이, 많이 넣어줍니다. 배달 올 때 말합니다. 많이 넣어달라고. 그거면 됩니다.

* 기념일에 받고 싶은 선물은
돈, 머니, 엠오엔이와이. 그거면 됩니다.

* 한미일 3국 대북정책 정상회담을 마칠 때
돈, 머니, 오까네. 그거면 됩니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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