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거짓말> 90회 MBC 월 오전 7시 50분 없는 집에서 태어나면 인생은 이토록 험난한 것일까. 요즘 <하얀 거짓말>의 은영(신은경)을 보면 그런 현실이 뼈에 사무친다. 시어머니 신여사(김해숙)는 은영을 아들 형우(김태현)로부터 떼어놓으려 개인 선생님 연희(송지은)를 고용하고 은영을 차로 치려다 미수에 그친 형님 나경(임지은)은 은영과 자신의 남편 정우(김유석)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비안을 내다 버린다. 마지막으로 비안을 보고 싶으면 별장으로 오라는 정우의 연락에 달려간 은영 앞에 나경이 나타나 둘은 몸싸움을 벌이고, 아주 야트막한 정원 둔덕에서 잠시 구른 나경은 은영 때문에 아이가 유산되었다고 주장한다. 하긴, 칠순 노인에게 멱살 한 번 잡혀도 8주 진단 기본으로 나올 만큼 연약한 것이 인간의 몸이니까.

<남자 이야기> 1회 KBS2 월 밤 9시 55분 들어가는 회사마다 석 달을 못 버틴다는 점에서는 MBC <내조의 여왕>의 온달수(오지호)와 친구해도 될 법한 백수 김신(박용하)은 형 김욱(안내상)이 운영하는 자그마한 만두공장에서 용돈벌이나 하면서 지내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형의 공장에서 나온 만두가 ‘쓰레기 만두’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사업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 부도를 막으려 사채까지 끌어다 쓴 형은 달리는 자동차 앞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는다. 조사 끝에 ‘쓰레기 만두’는 오보임이 밝혀지지만 빚은 고스란히 남고, 김신은 몸을 담보로 빚을 낸 뒤 사채업자들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특단의 결심을 한다. 스포츠 신문에 연재되는 기업극화 느낌의 전개가 ‘막드’와 치정극이 판치는 요즘 은근히 신선하고 <온에어>와 영화 <작전>에서 캐릭터 변신을 성공적으로 해 낸 박용하의 연기 역시 기대된다.

<미녀들의 수다> KBS2 월 밤 11시 10분 계속되는 소재 재탕과 선정성 논란이 이어지지만 <미녀들의 수다>가 고정 팬, 특히 40대 이상 남성들의 ‘완소’ 프로그램인 것은 분명하다. 세계 각국의 젊고 예쁜 아가씨들이 나와 한국말로 한국과 한국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도란도란 늘어놓는 훈훈한 광경, 말을 잘하면 잘해서 신기하고 못하면 못하는 대로 귀엽지 아니한가. 게다가 가끔씩 ‘뉴페이스’도 등장해 미모와 애교를 동시에 보여주니 집에 와서 인사 말고는 입도 안 여는 딸자식보다 미녀들이 훨씬 친근한 것은 당연지사. 이번 주부터는 일본에서 공개 코미디 무대에 올랐던 코미디언 카즈코가 새로 출연한다. 신고식으로 노홍철의 ‘저질댄스’를 완벽하게 보여주었다고 하니 원조 4차원 일본 미녀 사유리와 사유리의 팬들부터 긴장해야 할 듯.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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