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저녁 10시 55분
미국이라는 나라가 정말 민주주의의 수호자라고 믿는 이는 이제 거의 없겠지만 그럼에도 가끔씩 이 덩치만 큰 미숙아가 부러울 때도 있다. 적어도 노암 촘스키나 폴 크루그먼처럼 정부에 대해 쓴 소리를 아끼지 않는 지식인들이 지식인으로서의 ‘밥값’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특히 월남전에 대한 비판부터 주구장창 미국의 비민주적 행태에 딴지를 걸고 넘어진 촘스키는 시대의 어르신 같은 풍모를 보인다. 조금 치사하지만 자신이 최고 전문가고 다 옳다고 주장하는 위정자에게 반대 의견을 얘기할 땐 이런 어르신의 말을 빌리는 게 효과적이다. 오늘 가 받아온 촘스키의 코멘트가 그렇다. ‘독립 언론의 존재를 밀어내는 것은 곧 표현의 자유가 작동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입니다. 표현의 자유라는 형태는 남아 있을지 몰라도 그것이 실현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면 이미 표현의 자유는 그 기능을 상실한 것이나 다름없죠.’

<있다! 없다?> SBS 저녁 8시 50분
비닐 랩의 용도는 정말 다양하다. 기본적으로는 남은 음식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해 사용하지만 다이어트를 위해 몸에 감기도 하고, 가발 제작을 위해 머리에 씌우기도 한다. 무서운 얘기지만 살인도구로도 사용된다. 마치 맥가이버의 배관용 테이프처럼 만능인 비닐 랩을 이용해 이번에는 다리와 방탄조끼를 제작해 효과를 시험해본다. 아무리 질긴 비닐 랩이라지만 과연 잔뜩 겹치는 것만으로 이런 일이 가능할까 싶지만 만약 성공한다면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으로 비닐 랩을 꼽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떠오르는 하나의 의문. 이 실험을 처음 시도해본 사람은 집에 있는 랩을 잔뜩 풀었다가 어머니에게 랩 풀고 남은 마분지 원통으로 ‘맞았다! 맞지 않았다?’

<막돼먹은 영애 씨 시즌 5> 5회 tvN 저녁 11시
경험해 본 적 없지만 큰 회사에서는 사원들의 사기 진작과 복지를 위해 주말에도 모여 체육대회나 등산을 한다고 한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겠지만 일요일에 체육대회 하느라 힘들었을 테니 월요일은 푹 쉬라는 정말 복지 좋은 회사에 대한 소식은 들은 바 없다. 하지만 속으로는 어떤 마음이든 자리 보존하기 위해선 체육대회 아니라 트라이애슬론이라도 참여할 수밖에 없는 것이 월급쟁이다. 심지어 비정규직인 영애 씨 같은 경우는 더더욱. 다리 다친 지순 대신 족구 경기에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꽝인데 동건이 소개팅 나간다는 소식까지 들려오자 영애의 주말은 더욱 우울해진다. 하지만 그녀도 우리도 안다. 아무리 더럽고 치사해도 밖은 춥다는 것을.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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