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후디에 트레이닝 팬츠차림으로 스튜디오로 들어선 선우선은 그간 매체를 통해 본 모습과 너무 달랐다. 조막만한 얼굴에 만화 같은 눈과 입술은 7세 이전 소년의 것을 보는 듯했고, 부끄러운 듯 조심스러운 말투엔 강단이 녹아있었다. 그렇게 긴 시간 수없이 많은 오디션을 거치며 선우선은 MBC <내조의 여왕> 은소현이 되었나보다. 그냥 던진 “목표가 있나?”라는 질문에 “목표라는 것은 왠지 거기까지만 된다는 생각에 무섭다”라 대답하며 “그저 현실에 충실할 뿐”이라는 그녀는 사뭇 진지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곳은 쉽고 즐거운 인터뷰 ‘저스트 10미닛’!

<내조의 여왕> 6회때 클럽에서 춤추는 장면 잘 봤다. 얼굴 뒤편에서 들어오는 조명이 헐레이션(halation)도 만들어주고 꽤 멋있었다.
선우선
: 아직 확인을 못해서 궁금했는데 잘 나왔다니 다행이다. 워낙 촬영 스케줄이 빡빡해서 모니터링은 커녕 계속 밤샘 촬영이다.

춤추는 모습을 보니 보통은 아니던데?
선우선
: 소시 적에 에어로빅 강사를 했고 힙합도 가르쳤다. 스트레스 받으면 살풀이하러 클럽에 간다. 요즘엔 계속 못가고 있지만.

극중 은소현은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불쌍한 사람이다.
선우선
: 아무리 연기지만 남편에게 냉대 받는 건 서글프고 가슴이 아프더라.

영화는 꽤 출연을 했는데 드라마는 처음이다.
선우선
: KBS <구미호 외전>에선 단역 정도였으니 사실상 지금이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는 순발력도 좋아야하고 흐름을 파악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해력도 높아야 된다. 쉽지 않다.

데뷔는 언젠가?
선우선
: 데뷔라기보다 2000년에 정우성, 고소영 씨와 같이 지오다노 광고 그리스편에 출연했었다. 처음엔 모델 일을 먼저 시작했는데 키가 쇼를 하기엔 좀 작은 편이라 연기 아카데미에 들어갔다. 그때부터 연기에 흥미를 느꼈다.

꽤 긴 시간이 지났다. 중간에 그만 두겠다는 생각도 했을 법한데.
선우선
: 몇년 전 시간이 좀 있었을 때 태권도를 4단까지 따서 사범생활도 했었는데 애들을 가르치면서 이건 아니다 싶더라. 그때부터 힘들더라도 내가 행복하고 즐거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적극적으로 독립영화 출연부터 다시 시작했다.

쌍절곤 얘기도 있더라. 쌍절곤도 돌리나?
선우선
: 요즘 체육관은 태권도만 해서는 못한다. 쌍절곤, 검도, 줄넘기 같은 걸 다해야 먹고 살 수 있다. 쉬운 세상이 아니다.

얼마 전 청바지 화보가 인상적이었다.
선우선
: 그때 영화 <마이 뉴 파트너>에서 트랜스젠더 마약중독자 역을 맡았는데 운동을 많이 했을 때였다. 타이밍도 좋았고 사진도 잘 나왔고 원래 복근은 잘 생긴다. 하하. 중,고교 때 태권도 선수생활을 했는데 복근이 약해서 3000번 윗몸 일으키기를 하면서 눈물 많이 흘렸다.

얼굴이 너무 작아서 깜짝 놀랐다. 화면에서보다 실물이 훨씬 매력적이다.
선우선
: 어릴 땐 입술 때문에 쿤타킨테, 메기 등등 놀림을 많이 받았다. 지금은 시대가 좋아져서 그런지 장점으로 봐주시는 분들이 많다.

롤모델은?
선우선
: 오드리 햅번, 김혜자, 전도연, 문소리. 특히 연기 때문에 오랫동안 고뇌의 시간을 보낸 분들은 모두 나에게 롤모델이 되는 사람이다.

해보고 싶은 역할?
선우선
: 밝고 재밌고 엉뚱하고 신기한 거.

마지막 질문이다. 청정원 CF를 찍고나서 광고 속 장동건의 아내 ‘정원이’라는 소문도 있었는데, 선우선에게 장동건이란?
선우선
: 엥? 나랑은 별로 상관없는 사람. 하하

글ㆍ사진. 이원우 (four@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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