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채널 CGV 토 밤 9시 30분
<미녀는 괴로워> 이후 레드카펫이나 잡지 화보가 아니면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김아중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이후 역시 좀 오랜만인 정우성이 김지운 감독과 만났다. 창간 4주년을 맞은 패션지 < W Korea >가 채널 CGV와 함께 작업한 30분짜리 단편 영화 <선물>은 같은 비밀요원이자 연인 사이인 민우(정우성)와 나연(김아중)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느와르 영화다. 사실 <선물>은 영화라기보다는 패션 화보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되는 관계로 막상 보고 나면 좀 허무해질 수도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남선녀의 만남은 한번쯤 보고 싶다. 게다가 스틸컷으로 공개된 영화 속 정우성의 모습은 <박중훈쇼> 출연 당시보다 훨씬 샤프하기까지 하니 말이다.

<울학교 ET> 캐치온 토 밤 10시 이 작품의 감독, 제작사, 투자자들은 지금쯤 배가 아파 잠을 못 이루고 있을지 모른다. 지난 해 9월 개봉한 <울학교 ET>는 영어몰입교육의 시대에 발맞추어 명문 고등학교의 열혈 체육 교사 천성근(김수로)이 어느 날 갑자기 영어 교사로 변신하면서 벌어지는 우여곡절을 담은 코믹 영화다. 전국 관객 수 67만여 명을 기록했지만 오히려 이 작품이 주목받은 것은 지난 연말부터 올 초를 휩쓴 <과속 스캔들>의 박보영이 반장으로 출연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부터다. 게다가 KBS <꽃보다 남자>의 이민호가 <울학교 ET>에서는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났지만 방황을 일삼다가 천성근의 진심을 알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고등학생 ‘오상훈’ 역으로 출연하기까지 했으니 뒤늦게 ‘재개봉의 유혹’에 시달린 이들도 많았을 듯. 그러나 어차피 히트작은 하늘이 내리는 것. 어쨌든 ‘구준표’의 과거가 궁금한 시청자들은 오늘 밤 캐치온을 틀면 되겠다.

<안중근, 북위 38도> MBC 일 밤 12시 25분WBC 한일전에서 선전한 국가대표 선수의 이름을 따서 ‘의사 봉중근’열풍이 불고 있기도 하지만 올해는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 기념이 되는 해이다. 지역방송사인 춘천 MBC의 뚝심으로 만들어진 이 다큐멘터리는 지금도 행적이 묘연한 안중근 의사의 유해 발굴을 취재하며 그의 삶과 동양평화론 사상을 재조명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타이틀인 ‘북위 38도’는 그가 태어난 대한민국 황해도 해주, 그가 죽은 중국 여순, 그리고 그의 후손들이 유해를 모시고 싶어 하는 남북 분계선 등 안중근의 삶에서 가장 상징적인 좌표를 뜻한다. 지금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엄혹했던 1909년 일제 치하에서 이토 히로부미에게 총을 겨누기까지, 그리고 처형되기 전까지 그는 어떻게 살았으며 궁극적으로 무엇을 원했을까. 왜 우리는 아직도 그의 유해조차 찾지 못하고 있을까. ‘광복’ 대신 ‘건국’이라 부르고 역사 교과서를 수정하는 일은 과연 그보다 중요할까. 수많은 질문들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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