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 대통령이 경제 활성화 방안을 하루가 멀게 발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효력을 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불황의 여파는 미국 드라마 산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원래 시즌 당 24회까지 제작했던 미드 시리즈가 20편 미만, 혹은 케이블 채널의 미니 시즌처럼 13편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시즌 별로 정확히 나눠져 방송을 시작하던 관행도 점점 무너져 수시로 새로운 시리즈가 속출해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시즌 규정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요즘, 첫방송을 시작했거나 앞두고 있는 미드와 올해 안으로 방영 예정인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입헌군주제 미국, 큐피드, 섹스 중독 간호사들이 온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ABC의 <캐슬>에서는 <파이어플라이>로 컬트팬을 가지고 있는 네이선 필리온이 뉴욕시경 여형사와 함께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인기 추리소설 작가 캐슬로 출연한다. 이 시리즈와 대적하듯 같은 주에 방영을 시작한 NBC의 <킹스>는 미국을 왕족 체제가 있는 왕국으로 설정했다. 전투 중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고 적군에 대적한 용기있는 군인이 황실 구성원으로 들어오면서 발생하는 암투를 그린다. 이 외에도 3~4월 중에는 자신이 제우스가 보낸 큐피드라고 생각하며, 짝 지어주기에 혼신을 다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다룬 <큐피드> (ABC), 로맨틱한 결혼식이 살인사건 현장으로 둔갑하는 CBS의 <하퍼스 아일랜드>,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응급요원의 이야기를 다룬 캐나다 시리즈 <더 리스너> (NBC) 등이 방영된다. 특히 조기 종영됐으나, 아직도 컬트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시트콤 <어레스티드 디벨럽먼트>의 작가와 출연진들이 모여 만든 애니메이션 <싯 다운, 셧 업!>이 4월 9일 폭스 TV에서 방영될 예정이며,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서 나온 에이미 폴러의 새로운 시트콤 <팍스 앤드 레크리에이션>역시 NBC에서 4월 9일 첫방송을 앞두고 있다.

방영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이미 홍보를 시작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는 아들의 죽음 후 자경단원이 되는 백만장자의 이야기에 제임스 퓨어포이와 네브 캠벨이 출연하는 NBC의 <필란스로피스트>와 <킹 오브 더 힐>, <비버스 앤 벗헤드>로 잘 알려진 마이크 저지의 새 애니메이션 <굿 패밀리> (ABC), <버피 더 뱀파이어 슬레이어>에서 자일스로 출연한 앤소니 헤드 주연의 <멀린> (NBC), <소프라노스>의 이디 팔코가 마약복용에 시도 때도 없이 섹스를 즐기지만 환자를 위해서는 최선을 다하는 간호사로 출연하는 <너스 재키> (쇼타임) 등이 있다.

스핀오프 시리즈들도 대거 포진

한편 기존 시리즈의 스핀오프 시리즈도 대거 등장하고 있다. CW의 <가십 걸>은 5월 중 스핀오프 시리즈로 세레나의 엄마 릴리의 젊은 시절을 다룬 <릴리>를 소개할 예정이다. 지난 일요일 대단원을 내린 쇼타임의 동성애 시리즈 의 경우, 이 시리즈의 일부 캐릭터가 계속 출연하지만 배경은 여성 감옥으로 바뀌는 <더 팜>을 방송할 계획이다. 이달 말 종영하는 Sci-Fi 채널의 <배틀스타 갤럭티카>는 현 시리즈의 배경에서 50년 이전을 다룬 프리퀄 <카프리카>를 이미 파일럿으로 제작했으며, 총 20편 계약까지 마친 상태다. 그러나 방영은 2010년 초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밖에도 사라 미셸 갤러와 몰리 파커가 출연하는 드라마 <아름다운 병>이 제작 중이며, 1987년 영화 <이스트윅의 마녀들>을 바탕으로 한 시리즈 <이스트윅>이 레베카 로미즌과 린제이 프라이스 주연으로 ABC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코트니 콕스는 요즘 한창 미국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쿠거’ (어린 남자들만 사귀는 돈 많은 중년 여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쿠거타운>을 ABC와 준비 중이고, CW는 얼마 전 큰 인기를 모았던 틴에이지 뱀파이어 영화 <트와일라잇>에 힘입어 1990년대 발표됐던 리사 제인 스미스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더 뱀파이어 다이어리스>를 케빈 윌리엄스가 제작을 맡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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