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왔다. 2008년 10월, 시즌 2의 마지막 공연이 끝난 지 벌써 4개월. 그 짧으면 짧고, 길면 한없이 길었던 기다림의 시간이 이제 4일 남았다. 동성애, 아동납치살인 등 실제로 벌어졌던 사건을 2인극이라는 형식을 통해 다루는 문제의 뮤지컬, <쓰릴 미>에 대한 얘기다. 그 문제작이 드디어 3월 7일부터 신촌 The stage에서 2달 동안 공연될 예정이다.

‘나’와 ‘그’로 대변되는 네이슨과 리차드 이 두 남자는 실제로 사랑하는 사이였으며, 19살에 대학졸업과 함께 로스쿨 입학이 예정되어 있는, 누군가의 이름 따위가 아닌 그야말로 ‘초인’들이었다. 부모님의 부와 명예, 그리고 명석한 두뇌를 가졌으며 창창한 앞날이 보장되어 있었던 두 사람은 범죄와 육체적 관계에 대한 ‘피로 쓴 계약서’를 나누었고, 그 이후 수많은 범죄들을 함께 저질렀다. 좁은 공연장, 두 남자, 그리고 피아노 한 대의 미니멀함으로 대변되는 이 작품은 2시간 동안 두 사람의 감정을 최대치까지 끌고 나가 배우와 관객 모두 긴장하게 만드는 점에서 유명하다.

류정한, 김무열, 이창용 등이 거쳐 간 시즌 1, 2에 이어 올해 시즌 3에서는 2007년 초연 당시 ‘나’를 맡았던 강필석이 돌아오며, 2008년 시즌 2에서 ‘나’를 맡았던 김우형이 다시 입장을 바꿔 ‘그’로 돌아온다. 또한, 앉는 좌석에 따라 ‘나’의 입장이 될 수도 ‘그’의 입장이 될 수도 있었던 원형극장을 벗어나, 무대에서 맨 뒷좌석까지 불과 10m밖에 되지 않는다는 작은 공연장 역시 티켓예매 버튼을 누를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심지어 3월 8일 저녁 공연에는 <쓰릴 미>의 원작자 스티븐 돌기노프와 관객과의 만남까지도 예고되어 있다. 이미 각각의 페어별로 예매를 완료해둔 상태지만 올해는 얼마나 ‘통장이 쓰릴 해’질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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