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다가가기
명진 그룹 회장의 막내딸, 미르 백화점 회장, 여성 최초로 아시아 CEO상을 수상한 철의 여인. 냉철한 이성과 배짱의 소유자로 “오늘따라 정말 화사하고 아름다우십니다!”라는 중역의 아부에 “아직도 내가 여자로 보입니까? 열정을 갖고 일을 한 번 해보지 그래요. 그럼 내가 여자가 아닌 사자로 보일 텐데 말이에요?”라며 호통칠 만큼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성격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 젊은 시절 가난한 화가 유석과 사랑에 빠졌지만 집안의 반대로 동반자살을 시도했다가 혼자 살아남아 아버지 회사의 직원 정훈과 결혼해 유석의 아이 민수를 낳고 30여 년간 애정 없는 결혼 생활을 유지하며 일에만 매달린 결과다. 그래서 남편 정훈에 대해서는 “여자 있대도 상관없어요. 상관 안 해요. 내 남자란 욕심 없으니까. 그저 동지로 파트너로서 깔끔하게 대해주면 전 그걸로 인생 해피할 뿐이에요”라고 냉담하게 굴지만 틈만 나면 유석을 향해 “나, 너무 힘들어요. 뼈가 저리게 너무 외로워. 당신 때문에 웃는 법을 잊어버렸어. 나 이대로 당신 그늘 아래서 힘들게 살아야 돼?”라며 독백하는 한명인이 이성을 잃는 것은 오직 아들 민수와 관련된 일에 대해서다. 특히 민수에게 일격을 가한 앵커 최윤희를 며느리로 들이기 위한 물밑 작업을 펼치며 그가 민수를 향해 던지는 충고는 몹시 시적이다. “어린아이처럼, 속없는 바보처럼, 뼈 없는 벌레처럼 그 기집애한테 당했지? 그런 애들 다루는 법 있지. 참선하는 중처럼 행동하고, 나한테 돌을 던지면 아름다운 옥으로 갚아주고, 칼이나 창으로 덤벼들면 맛있는 술로 대접해주란 말이 있어.” 조만간 남편의 긴 외도가 발각나 충격 받을 한명인을 위해 문학적 소양이 깊은 새 남자친구를 소개해 주고 싶을 만큼 주옥같은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갈래 : 드라마, 통속극, 리더십

[1점 문제]Q. 다음 중 한명인 회장이 커피를 주문할 때의 대사로 맞는 것을 고르시오.

1) 난 인스턴트커피는 안 마셔. 원두로 진하게 다시 타와.
2) 우리 민수는 설탕, 프림 한 스푼 반이야.
3) 난 방금 끓인 뜨거운 물로 타면 되고, 부회장님은 80℃만 넘기면 돼.
4) 차 두 잔만. 내 건 에스프레소로.
5) 유석 씨는 단 한 번도 내 커피 타 올 때 물 온도가 틀려본 적이 없는 남자야.

[2점 문제]Q. 다음은 아들의 성추행 피해자를 만났을 때 한명인의 대사이다. 이 가운데 맥락이 다른 하나를 고르시오.

1) 어디서 여왕 흉내야. 눈길 한번 줬다고 따귀를 올려? 행여 그림자라도 밟았다간 단두대 올라서야 하는 거니?
2) 모욕감? 허, 화장 야하게 하고 옷발 받쳐 입고 날 좀 봐 주세요 하는데 어떤 놈이 그냥 지나쳐?
3) 그 날 그 자리, 대부분 소위 상류층 남자들이 드나든다는 와인 바야. 그건 알고 들어간 거니?
4) 나 좀 여자로 봐달라고 시위하는데 농담 한마디 우습게 삼키지 못하는 주제가 거긴 왜 들락거려?
5) 사람 많은 데서, 그것도 죄 너를 아는 사람들 숲에서 따귀 맞는 기분이 어떤지 너도 알아야 할 거 아니겠니?

[3점 문제]Q. 다음 한명인의 대사에서 사용된 수사법으로 맞는 것끼리 연결된 것을 고르시오.
“여자한텐 돈보다 정성이라는 거 알고 작업하는 거니? 열흘 살다가 버리는 집이 누에고치고 여섯 달 살다가 버리는 집이 제비집이며 한 해를 살다 버리는 집이 까치집이다. 그 집 지을 때 누에는 창자에서 실을 뽑아내고 제비는 침을 뱉어 진흙을 반죽하며 까치는 열심히 풀이나 지푸라기를 물어 나르느라 입이 헐고 꼬리가 빠져도 지칠 줄을 몰라. 하물며, 인간이 살아가는 가정을 꾸려 나가는 일이 그렇게 쉬운 줄 알았다면 넌 여자를 모르는 거야.”

1) 영탄법, 직유법
2) 과장법, 의인법
3) 점층법, 나열법
4) 의성법, 돈호법
5) 도치법, 반어법

* 정답은 다음 주에 발표됩니다.

* 지난 주 정답
1점 문제 – 3
2점 문제 – 모두 정답
3점 문제 – 4

리빙 포인트!
2번 문제 – 보너스 문제입니다. 나를 차 버린 그(그녀)에게 외치고 싶었던 말을 마음껏 상상해 봅시다. 자신이 매달려서 만나다 채였을 경우는 “네가 꼬리쳐서 몇 번 만나준 것뿐이야”, 경제력이 부족해서 눈치가 보였다면 “어차피 나한테 붙은 거 돈 때문 아냐?”, 상대가 바람을 피웠다면 “왜 이래? 사랑하는 사람끼린 족쇄가 생기면 그 순간 날 새는 거야”, 심지어 아무런 이유 없이 연락이 끊겼다면 “쿨 하게 다 잊자. 지금까지 있었던 일은, 우리 인생에서 영원한 삭제야”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애써 관대하게 ‘답 없음’을 택해도 상관없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떠올렸기 때문일지도.

[실전! 고난도 말하기 전략]
* 언제 어디서나 무슨 일이 생기면
이 실장 들어오라고 해.

* 출근길부터 추근대는 입사 동기에게
아직도 내가 여자로 보입니까? 다음 달에 나만 승진하면 내가 여자 아닌 저승사자로 보일 텐데 말이에요.

* 성추행 의원 복당 논의에
거긴 당 이미지 신경 안 쓰나 봐요. 너무 쉽게 자리를 얻어가려고 하네. 일단 평소 처신을 잘 해야 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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