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김준. 본명은 김형준. 배우 활동을 시작하면서 이름을 조금 바꿨다. 큰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도 쉽게 기억되는 이름으로 바꾼 것인데, 평소 티맥스 멤버들도 별명처럼 나를 “준!”이라고 불러왔기 때문인지 금방 익숙해 졌다.
1984년 2월 3일생. <꽃보다 남자>에서 범이와 같이 나오는 장면이 많은데, 둘이 다섯 살이나 차이가 난다. 늘 막내였는데, 졸지에 맏형이 되어 어색하다. (웃음)
가수 데뷔 무대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2007년 7월이었는데, 첫 무대가 라이브에 생방송이었다. 내가 가운데서 안무를 시작해야 하는데, 너무 긴장 했는지 박자를 놓쳐 버린 거다. 그동안 연습했던 것이 떠올라서 무대 밑에서 좀 울기도 했다.
가수가 되기 위해서 연습생 생활을 4, 5년 했다. (신)민철이 형이랑 같이 연습 하면서 사무실의 작곡가 형들이 만든 곡의 가이드 녹음을 정말 많이 했는데, 그 경험이 랩을 만들고 부르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박)윤화가 들어오고 2년쯤 있다가 셋이 티맥스로 데뷔 했다. 힘든 시절을 같이 보내서 그런지 우리 세 명은 친형제처럼 가깝게 지낸다.
성격이 적극적이질 못해서 직접 나서는 것을 어려워한다. 아는 작곡가 형의 사무실에 음악 배우러 갔다가 가수가 되었고, 회사의 권유로 드라마 오디션을 봤다. 하지만 일단 마음을 결정하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해서든 달성하려고 한다.
멤버들은 내가 <꽃보다 남자> 오디션을 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출연이 결정된 것은 신문을 보고 나서야 알았다. 확실하지 않은 것을 전달하고 싶지 않아서 과정 중에는 아무 말도 안했다.
애늙은이 같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요즘은 바빠서 그러질 못하지만, 어릴 때는 책도 많이 읽었고, 기본적으로 잡생각이 많다. (웃음)
랩 가사를 직접 쓰다 보니 시간적 제약 안에서 최대한 의견 전달을 풍부하게 하려고 단어를 고르는 편이다. 평소에도 단어나 표현들을 유심히 보는 습관이 있다.
원래 목소리가 낮고 비음이 섞여서 발음이 안 좋은 편이다. 그런데 랩을 연습하면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에 악센트를 준다던가 하는 테크닉을 자꾸 연습하다 보니 열악한 발음이 많이 커버 되는 것 같기도 하다. 가수 활동이 연기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는 셈이다.
송우빈이 랩을 하거나 영어를 섞어서 말하는 설정은 내가 캐스팅 되고 나서 만들어진 부분이다. F4 네 명이 다 비슷할 수는 없으니까, 원작의 색깔에 각자 연기자들의 특징을 조금씩 부여해 주신 것 같다. 실제로 유학 생활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연기 할 때는 굉장히 어색했는데, 재미있게 봐 주시는 분들이 있으니 다행이다.
다만, 힘든 점이 있다면 F4의 수준에 나를 맞춰야 하는 점이다. 얘들은 다른 사람들이 특기로 내세울만한 것을 취미로 한다. 원래 나는 농구나 축구처럼 간단한 운동만 하던 사람인데, 생전 안 해보던 골프, 테니스, 승마 같은 것들을 경험하려니 힘들더라.
뉴칼레도니아 로케는 일정이 빡빡해서 정말 힘들었다. 국내 촬영보다 여러 가지 제약도 많고, 아무래도 해외다 보니 음식 같은 사소한 부분에서도 문제가 생기더라. 그렇지만, 해외 로케 덕분에 배우들끼리는 많이 친해 질 수 있었다. 촬영을 안 할 때도 같이 붙어 다니는 수밖에 없었으니까. (웃음) 그래서 로케 가기 전에 찍은 장면들을 보면, 서로 어색해 하는 게 보일 정도다. 그때는 연락처만 간신히 아는 사이였으니까.
F4가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특유의 어수룩함 때문인 것 같다. 현실적으로는 민망하고 부담스러울 수 있는 설정들이지만, 어수룩하고 때로는 실수도 하는 모습이 보이니까 시청자들이 귀엽게 받아들이고 정감 있게 느끼시는 것 아닐까. 정말로 잘난 척만 해봐라, 틀림없이 반감이 생길 거다. 가진 건 많지만 은근히 못난 구석들이 있는 게 매력이다.
앞으로 연기와 가수 활동 중에 무엇을 선택하겠냐고 물어 보시는 분들이 많다. 대답은 언제나 똑같다. 둘 다 하고 싶다. 하나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주제에 욕심을 부리는 것 같겠지만, 어렵기는 해도 불가능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둘 다 매력 있는 분야다. 아, 조만간 티맥스가 다시 음악 방송에 출연 할 것 같다. 오래간만에 멤버들과 무대에 설 생각을 하니 기대된다.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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