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개그콘서트>의 ‘달인’을 시작하기 전, 노우진의 얼굴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수제자’ 노우진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가 분장을 지우면 얼마나 시크한지 아는 사람은 여전히 많지 않다. 이제 그의 맨 얼굴을 볼 차례다.

이제 하산할 때도 됐는데, 요즘 어떤가?
노우진
: 수제자는 많이 알지만 분장을 지우면 아무도 모른다. 특히 지방공연 때 다른 개그맨은 다 알아보면서 난 못 알아보신다. 상까지 받았는데… 이제는 ‘쌩얼’로 대사가 많은 개그를 할 거다. 요즘은 어딜 가나 무엇을 하나 심지어 ‘달인’을 공연하는 중에도 다음코너 생각이다.

달인을 하는 1년여 동안 대사가 다 합쳐서 아마 5분도 안될 거 같은데? 원래 말이 많은 편이 아닌가?
노우진
: 무슨 소리냐! 10분은 된다. 이제는 침묵에 길들여져서 말하는 게 힘든 지경이다. 무대에서 제발 말 좀 하고 싶다.

학창시절엔 축구선수였다고?
노우진
: 축구를 했지만 꿈은 개그맨이었다. 중고등학교 때 친구 안용진과 합숙소에서 후배를 데려놓고 토크쇼와 개그를 하는 게 낙이었다. 웃기는 게 너무 좋았다.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축구를 관두고 공채시험을 봤는데 운 좋게 둘 다 개그맨이 되었다.

수제자의 탄생배경은?
노우진
: 달인 첫 회는 말끔하게 해서 사차원 개그를 하는데 아무리 해도 터지지 않았다. 그래서 잡은 콘셉트가 진지한 바보다. 지방 공연에서부터 이것저것 분장을 시도했다. 점하나 그렸다가 반응이 좋으니 수염하나 또 붙이고 재미 들려서 아줌마 옷도 입고 하다가 파란 추리닝을 입었다.

개그맨으로서 캐릭터가 강한 외모가 아니다. 억지분장이 힘들지 않았나?
노우진
: 심각하게 좀 못생겨졌으면 캐릭터가 강한 얼굴이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주위에 타고난 분들을 보면 내심 부러울 때도 있었고. 하지만 그렇게는 안 되니 분장을 하게 된 거지.

지난주에도 아버님이 출연하셨다.
노우진
: 처음에는 싫어하셨다. 뮤지컬이라는 코너를 할 때는 무대도 멋지고 대사도 많았는데 달인은 멍하니 있다가 말 한마디 하자마자 뒷통수 맞고 나가는 역할이니 “니 그걸 꼭 해야겠나” 라고 하셨다. 하지만 뮤지컬 1년보다 달인이 유명해지고 수입이 좋아지니 이제는 방송에도 적극 참여하시고 “니 그거 갖고 되겠나” 라고 당신께서 직접 눈썹을 더 이상하게 그려주시곤 한다.

달인 김병만 보다 잘 하는 것은?
노우진
: 내가 말도 잘하고 솔직히 전체적인 비주얼도 좀 낫지 않나? 장단점이 있지만 그분은 개그를 위해 태어나신 분이시지 무슨 비교를…

롤모델은?
노우진
: 주병진 선배님. 어린 시절부터 나의 우상이었다. 깔끔한 외모에 위트 있는 말을 툭툭 던지는 그가 좋았고 선배님 같은 개그맨이 되고 싶다.

20대 마지막과 30대의 시작을 파란추리닝과 함께했다. 노우진에게 파란색 추리닝이란?
노우진
: 나를 무대에 서게 해주는 마이크. 내 꿈으로 안내해주는 도구.

글ㆍ사진. 이원우 (four@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