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가요계, 별들의 전쟁 속에서 5인조 컨템퍼러리 밴드 샤이니는 작지만 눈에 띄는 신성이었다. 지난 5월 미니앨범 <누난 너무 예뻐>로 깜짝 데뷔한 이 소년들은 연하남 콘셉트를 가볍게 뛰어넘어 기대 이상의 가창력과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누나들은 물론 대중의 품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산소같은 너’에 이어 첫 번째 앨범 <아.미.고>까지 꾸준히 히트시키며 2009년까지 달려온 샤이니의 평균 나이는 아직 겨우 18.6세.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꿈을 이룰 시간도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이들은 데뷔 후 무엇을 느꼈고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세상 수많은 누나들의 부러움을 뒤로 하고, 새해의 시작과 함께 샤이니를 만났다.

2009년이 되었습니다. 새해 첫 날에는 뭐 했나요?
샤이니
: 연습했습니다! (웃음)
온유 : 전날 밤에는 MBC 가요대제전에 나갔고, 새해로 넘어올 때는 시청 무대에서 공연했어요.

예전에 크리스마스는 꼭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다고 한 적이 있는데 결국 그 때는 대만 프로모션을 다녀왔어요. 어땠나요?
온유
: 재미있었어요. 방송에서 노래도 부르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야시장 가서 게임도 하고, 악수회 같은 걸로 팬 분들도 만났구요.
Key : 사실 대만은 가을 날씨처럼 따뜻해서 크리스마스인 줄도 몰랐어요. 호텔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산타 복장을 하고 계셔서 알게 됐죠.
종현 : 데뷔하기 전부터 다 같이 중국어를 배웠는데 대만에 가보니까 사람들이 말하는 건 알아듣겠는데 말이 안 나와서 좀 답답했어요. (웃음) 그래도 색다른 경험을 많이 해서 좋았어요.

“아직도 무대에 설 때마다 첫 무대의 기분을 자주 느껴요”

데뷔 무대가 2008년 5월 25일이었으니까 7개월이 좀 지났어요. 그 날 무대에 서기 전의 기분이 생각나나요?
종현
: 또렷하죠. 떨렸고, 긴장됐고, 설레고. 그런데 아직도 무대에 설 때마다 그런 기분을 자주 느껴요.

요즘은 데뷔 전부터 기간을 두고 다양하게 프로모션을 하는 가수들이 많은데 샤이니는 어느 날 갑자기, 깜짝 데뷔를 한 케이스였어요. 주위에서는 뭐라고 하던가요?
온유
: 사실 저희 부모님들도 데뷔 2주 전에야 아셨어요. 완전 비밀이었거든요.
Key : 친구들도 거의 몰랐는데, 제 친구 하나가 저희 무대를 보고 “너 닮은 애 TV 나왔던데 넌 언제 나오냐?”라고 해서 전 데뷔 안할 거라고 그랬어요. (웃음) 그런데 나중에 그게 저라고 말해주니까 되게 기뻐해 줬어요.

나오자마자 바로 주목을 받았기 때문에 매체에서나 대중들이나 다양한 반응이 있었는데 그런 걸 보면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Key
: 사실 그 당시에는 인터넷을 안 해서 반응을 잘 몰랐어요. 지금도 잘 모르고.
종현 : 바빠서 그런 것도 있고, 일부러 안 본 것도 있어요. 우리 무대는 우리가 준비해서 보여주는 거니까 괜히 흔들릴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온유 : 그래서 매체를 일체 접하지 않았어요. ‘너희가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거나 ‘내일은 어떤 공연이 있다’는 얘기만 들었고, 저희는 그냥 하던 대로 연습을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데뷔 전 각자 연습 기간이 있었어요. 온유 씨 같은 경우는 올해 대학에 갈 예정인데, 그 사이 고등학교 졸업 후 특별히 소속된 곳이 없었잖아요.
종현
: 백수네요! (웃음)
온유 : 저, 직업 있어요. (웃음)

다른 친구들이 대학에 가거나 직장에 다니는 것에 비해 자기가 소속된 곳이 없다는 사실이 불안하지 않았나요?
온유
: 저는 불안하지 않았어요. 제 길에 대한 확신이 들었고 믿음이 있었거든요.

그럼 연습생 시절에는 하루 일과가 어땠나요?
온유
: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에 와서 연습을 하다가 집에 가서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에 와서 연습하고, 밥 먹고, 연습하고…(웃음)
Key : 학교를 다니건 안 다니건 아마 연습생들은 다 이렇게 지낼 거예요.

“신인상을 받았던 무대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처음 ‘누난 너무 예뻐’라는 제목만 들었을 때는 굉장히 발랄한 곡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음악 자체는 미드템포에 R&B적인 보컬이 섞이는 데다 안무는 정교하게 딱딱 맞아떨어지는 스타일이에요. 춤과 노래에 대한 기본기가 상당히 많이 요구되는 무대였을 텐데 그동안 어떻게 트레이닝을 받았는지.
Key
: 데뷔 전에는 개인적으로 다르게 트레이닝을 받았어요. 실력 차라기보다는 각자 특성을 살려서, 보컬만 해도 누구는 이 선생님한테 누구는 저 선생님한테 배우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식으로. 보통 1주일 단위로 스케줄 표가 나오는데 제가 만약 학교 때문에 못 오는 요일이 있거나 하면 다른 요일로 수업 일정을 잡고 그랬어요.
종현 : 노래는 발성, 춤은 바운스부터 하나하나 배웠어요. 저희 회사에서는 기본기를 계속 연마하게 하는 걸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팀이 결정된 뒤에는 모여서 전체적인 걸 맞춰보게 됐죠.

하지만 막상 실제 무대에 서게 되었을 때는 연습할 때 생각했던 것과 다른 점이 많았을 텐데, 실전을 통해 어떤 것들을 배우게 됐나요?
온유
: 무대 상황에 따라 많이 달라요. 원래 저희가 연습하던 연습실 바닥에 비해 무대 바닥이 뻑뻑할 때도 있고, 비가 와서 물이 고여 있거나 해서 넘어진 적도 있고. 그러면서 점점 더 알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종현 : 어떤 날은 무대 구성 때문에 갑자기 안무를 빼고 그냥 걸어 나가야 하는 경우도 있고, 처음에는 그런 걸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는데 그렇다고 해서 저희가 당황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하나 둘씩 맞춰나가다 보면 즐기게 되는 부분도 있고, 상황에 익숙해지려면 그만큼 연습을 더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Key : 이런 생각이라도 하게 된 건, 역시 당황을 해봤기 때문에. (웃음) 무대에 아홉 번 서본 거랑 열 번 서본 게 다르다고 하잖아요. 할 때마다 조금씩 배우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공연 뿐 아니라 패션쇼 무대에 선다거나 라디오에 출연한다거나 하는 다양한 활동을 해 봤는데, 개인적으로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민호
: MKMF와 골든 디스크에서 신인상을 받았던 무대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MKMF 때는 공연을 하고 나서 상을 받았고, 골든 디스크에서는 상을 받고 나서 공연을 했는데 둘 다 다른 의미로 정말 열심히 했어요.
종현 : 라디오에서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nothing better’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끝나고 나서 ‘아, 했구나’라는 기분이 들었어요. 특별히 뭘 보여줘서가 아니라, 예전부터 워낙 좋아했던 노래고 준비를 많이 했던 곡이었거든요.
Key : 제가 KBS <뮤직뱅크> 연말 스페셜 무대에서 신화의 ‘Wild eyes’를 하면서 느낀 기분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제가 정말 신화를 좋아했고, 예전에 TV에서만 보던 선배님들의 공연을 하게 된 거니까 무대 위에서도 기분이 신기했어요.
온유 : 연말에 자선 콘서트에 참여했는데, 병원에 있는 아이들하고 같이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굉장히 뿌듯했어요. 그냥 입 꼬리가 올라가더라구요. (웃음)
태민 : SM 라이브 08’ 콘서트였는데, 관객이 그렇게 많은 무대에 선 게 처음이었거든요. 사람들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만큼 나도 그런 에너지를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정말 존경했던 선배님들과 무대를 시작하고 끝냈다는 게 감동적이었어요.
Key : 보아 선배님도 그때 처음 봤어요.
종현 : 저희는 꽁꽁 얼어있었죠. (웃음)

보아나 동방신기 같은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다른 가수들과 나이 차이가 크지는 않지만, 먼저 활동을 시작한 선배들이 해 주는 조언도 있을 것 같아요.
태민
: 모든 선배들이 다 해주시는 말씀인데, “무대에 올라가면 너희가 최고다”라는 느낌을 가지라고 하세요.

정말 그렇게 되나요?
종현
: 무대 위에 있을 때만큼은 그렇게 생각해야 될 것 같아요. 솔직히 그건, 당연히 아닌데! (웃음) 그래도 마음을 그렇게 먹고 해야 좀 더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인터뷰. 최지은 (five@10asia.co.kr)
인터뷰. 강명석 (two@10asia.co.kr)
정리. 최지은 (fiv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