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창기 기자]
영화 ‘해치지않아’에서 까칠한 수의사 소원과 털털한 사자로 열연한 배우 강소라.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해치지않아’에서 까칠한 수의사 소원과 털털한 사자로 열연한 배우 강소라.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해치지않아’에서 까칠한 수의사 소원과 털털한 사자로 열연한 배우 강소라.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사자를 연기하게 됐을 때 별생각 없었어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던 역할이었기 때문이죠. 이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나 싶었어요.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연기했죠.” 오는 15일 개봉하는 영화 ‘해치지않아’에서 까칠한 수의사 소원 역을 맡아 털털한 사자로 분장해 열연한 배우 강소라의 말이다. 2009년 영화 ‘4교시 추리영역’으로 데뷔해 영화 ‘써니(2011)’ ‘파파로티(2013)’ 등과 드라마 ‘닥터 이방인’ ‘미생’ ‘맨도롱 또?’ 등에서 당찬 매력으로 안방과 스크린을 넘나든 강소라가 또 한 번의 연기 변신에 도전했다. 그는 자신이 연기한 소원에 관해 “더 이상 돌아갈 길이 없는 인물이다.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까만코(북극곰)가 팔릴 위기에 처했을 때 어떻게든 막아야 했다. 그러던 중 태수의 절실함에 동화돼 (동물 탈을 쓴다는)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인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는 강소라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0. 언론시사회를 통해 완성된 영화를 보니 어땠나?
강소라: 재밌게 봤다. (영화를) 찍을 때도 되게 즐거웠는데, 결과물이 잘 나와서 다행이다. 내 촬영분은 아니지만 박혁권 선배님과 서현우 씨가 나오는 장면이 제일 재밌었다.

10. 완성된 작품을 보고 아쉬웠던 점은?
강소라: 감독님은 과장하지 말라고 했지만, 웃기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코미디를 조금이라도 알았다면 더 재밌지 않았을까 싶다.

10.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강소라: 시나리오를 볼 때까지만 해도 확신이 서질 않았다. (손재곤) 감독님을 만나고 난 후 믿음이 생겼다. 감독님이 연출했던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질지 머릿속에 그려졌다.

10. 동물 슈트를 입고 연기해보니 어떻던가?
강소라: 머리 탈만 10kg이다. 몸에 둘렀던 슈트는 머리 탈보다 훨씬 무거웠다. 다행히 역할이 사자여서 활동량이 적었다. 가만히 누워만 있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다.

10. 동물 슈트를 만드는 데 3~4개월이 걸렸다고 들었다.
강소라: 동물 슈트를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서 촬영이 지연됐다. 얼마나 완벽하게 만들려고 그러나 싶었다. 슈트를 처음 봤을 때 사실적이면서도 가짜 같아서 좋았다. 코미디 장르에 적합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멀리서 보면 정말 그럴싸하다.

10. 감독이 현장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던가?
강소라: 과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황에 몰입하라고 했다. 감독님이 자연주의를 좋아한다. 그래서 무언가를 지시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예를 들면 (안)재홍 씨가 처음 동물원에 출근할 때 스포츠카를 타고 가는 장면이 있다. 당시 (안)재홍 씨가 차를 타고 가면서 손을 신나게 흔들려고 했는데 감독님이 하지 말라고 했다. 이제는 감독님의 눈빛이나 표정만 봐도 알아서 자제하게 됐다.

10. 소원을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강소라: 동물원 수의사에 관련한 자료를 찾아봤다. 영상 자료나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어디까지가 수의사의 역할이고 사육사의 역할인지 알아봤다. 또 야생동물을 다루는 방법이나 (동물이) 흥분했을 때 진정시키는 방법 등 동물과 수의사 간의 소통 방식을 참고했다.

영화 ‘해치지않아’ 스틸컷(왼쪽), 캐릭터 포스터.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해치지않아’ 스틸컷(왼쪽), 캐릭터 포스터.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해치지않아’ 스틸컷(왼쪽), 캐릭터 포스터.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10. 촬영 분위기는 어땠나?
강소라: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어려움 없이 편하게 연기했다. 특히 박영규 선배님이 방탄소년단의 팬이라고 하면서 노래를 부르곤 했다. 촬영 일정이 늦어지거나 문제가 생긴 것도 없어서 평화로웠다. 그래서 촬영하는 내내 이렇게 찍어도 되나 싶었다.

10.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강소라: 첫 촬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새 원장으로 부임한 태수(안재홍 분)의 환영식이었는데, 횟집에서 술을 먹는 장면이었다. 당시 사랑니 세 개를 동시에 뽑은 지 얼마 안 된 상태라 잇몸에 감각이 없었다. 그래서 대사도 옹알이하듯이 쳤다. 감독님에게 장면이 어색하면 촬영 시간을 바꿔서 다시 하자고 했다. 근데 감독님이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며 괜찮다고 했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얼굴에 부기가 빠져서 크기가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0. 실제 동물원에서 촬영했다고 들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강소라: 조류 방사장에서 촬영할 때였다. 새들이 고라니 울듯이 세차게 울었다. 새들이 그렇게 크게 우는 걸 처음 알았다. 누군가 귀에 대고 소리 지르는 것처럼 지저귀는 게 아니라 샤우팅을 했다.

10. 작품이 동물권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촬영 후 느낀 점은?
강소라: 야생동물이라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요즘 들어 (야생동물에 관해) 생각하게 됐고, 멸종위기 동물을 위해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WWF(세계자연기금)에 기부를 조금씩 하고 있다.

10.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강소라: 선택한 배역을 잘 소화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본다.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이나 스태프들에게 민폐가 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내가 생각하는 작품의 분위기가 감독님이 그리는 것과 비슷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소라는 지난 5일 방영된 SBS 예능 ‘런닝맨’에 게스트로 출연한 후 모든 예능인을 존경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강소라는 지난 5일 방영된 SBS 예능 ‘런닝맨’에 게스트로 출연한 후 모든 예능인을 존경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강소라는 지난 5일 방영된 SBS 예능 ‘런닝맨’에 게스트로 출연한 후 모든 예능인을 존경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10. 최근 영화 ‘겨울왕국2’를 패러디했던데.
강소라: 촬영을 앞두고 대기시간이 길어져서 스태프들과 재밌게 놀아보자는 생각에 시작했다. 평소 흥이 넘치는 편은 아닌데 그날 유독 그랬다. 예전부터 디즈니를 너무 좋아했고, 그때 ‘겨울왕국2’를 본 지 이틀밖에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한동안 OST에 꽂혀서 귓가에 맴돌 만큼 많이 들었다.

10. 전작이었던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만큼 흥행에 대한 각오도 남다를 것 같다.
강소라: 어떤 작품을 찍든 간에 열심히 임한다. 요즘에는 관객들의 취향을 예측하기 힘들다. 비주류인데 잘 되기도 하고, 누가 봐도 주류인데 잘 안 되기도 한다. 동물도 외국에서는 많이 나오는 소재 중 하나였지만 국내에서는 보기 힘들었다. 그런데 새해 극장가에 동물을 주제로 한 영화가 여럿 개봉한다. 관객들의 생각이 제각각이라 거기에 맞춰 다양한 소재들이 등장하는 것 같다.

10. 30대에 접어들었다. 20대와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은?
강소라: 남들의 시선을 덜 신경 쓰게 됐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나를 싫어할까 싶었다. 지난해 작품 활동을 잠시 쉬었는데, 그때 나를 돌아보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10. 데뷔 10주년을 맞았는데.
강소라: (10년 동안) 잘 버틴 것 같다. 앞으로 잘하자는 마음이다. (배우로서)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최선을 다한 것 같아서 후회는 없다.

10. ‘해치지않아’의 매력은?
강소라: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웃음을 줄 수 있는 영화다. 감독님의 짠 내 나는 웃음 코드를 좋아한다면 재밌게 볼 수 있다. 관객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놀러 오면 좋겠다.

10. 앞으로의 목표는?
강소라: 작품이 됐든 인생이 됐든 간에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다. 오는 3월부터 독립해 자취를 시작하는데, 부모님이 다시 들어오라고 말씀하시지 않도록 잘 살고 싶다. 가구부터 소파, 침대까지 가재도구를 고를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 처음에는 부모님께서 (내가) 혼자 산 경험이 없다 보니 걱정이 많았다. 근데 부모님이 며칠간 집을 비웠을 때 혼자 잘 지내는 것을 보고 이제는 응원하신다. 독립해 생활하면서 침대에 휴대폰 거치대를 걸고 영상을 보는 게 로망이었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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