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그룹 바이브. / 제공=메이저나인
그룹 바이브. / 제공=메이저나인
남성듀오 바이브가 ‘음원 사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소속사 메이저나인이 “여러 기획사들이 이용하는 SNS 마케팅을 했을 뿐, 불법은 없었다”고 밝혔다.

메이저나인의 황정문 대표와 김상하 부사장은 7일 오후 서울 논현동 메이저나인에서 최근 불거진 ‘음원 사재기’ 의혹의 사실 관계를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4일 방송된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의 내용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황 대표와 김 부사장은 이날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음원 사재기를 하지 않았다는 설명을 충분히 했으나, 방송에는 제작진의 의도에 맞는 내용만 나갔다. 마치 우리가 ‘사재기’를 했고, 업자와 거래를 하고 있는 것처럼 한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작진에게 (소속 가수들의 음원) 매출 자료까지 모두 제공하면서 ‘억울하게 모함당하는 아티스트들이 없도록 현명하게 판단해달라’고 했는데, 오히려 억울한 피해자들이 늘었다”고 답답해했다. 메이저나인은 SBS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할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들은 이날 바이브를 비롯해 벤·신용재 등 메이저나인의 소속 가수들의 음원차트 수익을 도표로 만들어 공개했다. 벤의 ‘180도’가 음원차트에서 한 달 정도 1위를 유지했으나 이로 인해 얻은 매출은 1억여 원. 해당 곡의 제작비가 1억 5000여만 원이기 때문에 차트 1위만으로는 수익이 날 가능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2018년 4월 이후 메이저나인에서 발표한 곡은 총 24곡이며, 이중 성공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곡은 여덟 곡뿐이라고 했다. 소위 ‘실패’한 곡이 열 네곡으로, 실패 사례가 50%를 넘는다는 것이다.

황정문 대표와 김상하 부사장은 “2015년 이후 음원차트 역주행이라는 흐름이 생겼고, 페이스북을 통한 음악 마케팅이 긍정적으로 여겨졌다. 이 같은 성공 사례를 만든 마케팅 회사가 불법은 아니다. 현재 이와 같은 마케팅 기법을 사용하는 업체는 우리를 포함해 딩고, 와우엔터테인먼트, 포엠스토리, 리메즈엔터테인먼트 등이 있다. 페이스북 마케팅은 유료 광고를 통해 타깃을 정해, 더 큰 파급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브, 벤이 이 같은 마케팅을 하면 ‘사재기’라고 보는 시작이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소속 가수들의 곡을 동일한 방법으로 마케팅했지만 성공한 곡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페이스북 마케팅은 노출을 늘려줄 뿐,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선택은 대중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TV광고와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우리는 데이터를 잘 분석해 타깃 마케팅을 잘 한 것이다. 바이브는 사재기를 하지 않았다”고 거듭 밝혔다. 아울러 “대형 기획사가 하면 ‘바이럴 (마케팅)’이고 바이브가 하면 사재기냐”면서 “여러 기획사들이 동일한 마케팅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요계에 불고 있는 ‘음원 사재기’ 논란은 지난해 11월 가수 박경이 SNS에 글을 쓰면서 불거졌다. 박경은 바이브뿐만 아니라 장덕철, 전상근, 송하예 등 가수들의 실명을 올리며 ‘음원 사재기’ 의혹에 불을 지폈다. 이에 바이브뿐만 아니라 다른 가수들도 의혹을 즉각 부인하며 박경을 고발하고 나섰다. 메이저나인 역시 박경을 경찰에 고발하고, 검찰에 고소까지 한 상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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