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유산슬(왼쪽부터), 펭수, 조세호./ 사진제공=펭수 공식 인스타그램
유산슬(왼쪽부터), 펭수, 조세호./ 사진제공=펭수 공식 인스타그램
2020년은 ‘펭수 세계화의 원년’.

김명중 EBS 사장이 2일 EBS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펭수 세계화의 원년’으로 선포하며 “펭수가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펭수는 지난해 이슬예나 PD가 기획한 캐릭터로 펭수 ‘본체’의 매력이 더해지며 폭발적인 시너지를 일으켰다. 초등학생 고학년들을 타겟으로 만들었으나 2030 세대는 물론 장년층의 마음까지 사로잡으면서 ‘펭수 신드롬’의 기폭제가 됐다. 기성세대를 향해서도 거침 없는 입담과 솔직함은 펭수의 마성으로 작용했다.

경제력이 있는 청년 및 중장년층을 ‘펭클럽'(펭수 팬클럽명)으로 만들며 펭수는 대중문화계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인기몰이를 했다. 펭수는 특히 직장인들을 골수 팬층으로 만드는 데 성공해 오피스 관련 물품이 나오면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과연 펭수 관련 굿즈는 나오기만 하면 ‘완판’이었다. ‘2020년 펭수 달력’은 서울 교보문고 강남점에서 이틀 사이에 두 차례나 완판됐다. 스파오와 협업한 펭수 수면바지 3종은 출시 10분 만에 모든 색상이 매진됐다. 펭수의 화보가 실린 패션지 나일론코리아 12월호도 서점 입고 첫날 모두 팔렸다. 유명 K팝 아이돌과 같은 인기다.

이러한 펭수의 인기에 지난해 말부터는 외신들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영국 BBC는 작년 12월 13일 ‘펭수: 한국이 사랑에 빠진 무례한 거대 펭귄’이라는 기사로 펭수를 조명했다. BBC는 펭수를 “한국의 새로운 아이돌”이라고 소개하며 “2.1m의 이 거대한 펭귄은 한국에서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분명 사람도 아닌데 말이다. BTS라는 K팝 현상을 제칠 정도”라고 했다. 이어 “거대하고 퉁명스러운 펭귄이 곧 당신 주변에 갑자기 나타나더라도 놀라지 마라. 그건 그냥 펭수일 뿐이다”라고 당부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BBC에 앞서 ‘BTS보다 크다고?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들이 펭수라는 거대 펭귄에게 빠진 이유’라는 기사를 통해 펭수의 인기 이유를 분석했다. SCMP는 터부시 돼 왔던 관습을 깨부수는 펭수의 입담을 인기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SCMP는 한국산업연구원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 캐릭터는 전세계로 뻗어나갈 한국의 다음 주요 문화 수출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성별을 나누지 않고 터부에 과감하게 맞서는 펭수의 매력은 ‘펭수 어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고, 어른이고 어린이고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이해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면 되는 거예요”라며 ‘꼰대 문화’를 부드럽게 꼬집는다. 뿐만 아니라 “자신감은 자신에게 있다” 등 보편적인 정서에 공감할 수 있는 말들로 위로를 건넨다. EBS 연습생 출신으로 지상파 방송을 자신의 놀이터로 만든 펭수는 최근엔 트로트 가수 유산슬(유재석)과 만났다. 펭수와 유산슬의 만남은 오는 4일 방영되는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볼 수 있다. 전세계 ‘펭클럽’을 만나러 펭수는 오늘도 ‘펭-하!'(펭수 하이라는 뜻)를 외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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