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고(故) 종현.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고(故) 종현.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그룹 샤이니의 종현이 우리의 곁을 떠난 지 2년이 지났다. 준비되지 않았던 이별은 슬픔이 됐고. 슬픔은 그리움이 됐다. 2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그가 남긴 노래들과 발자취는 여전히 아름다운 위로가 되고 있다. 청량하면서도 깊이 있는 목소리, 대중의 마음을 안아준 자작곡들은 물론 매일 밤 라디오로 전해준 따뜻한 말, 약자의 편에 서 외쳤던 소신 발언 등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따뜻하고 여린 감수성을 가진 아티스트이자 용감한 청년, 10대의 워너비였던 종현. 그의 아름다움을 기억하고 있는 많은 이들이 추모를 이어가고 있다.

샤이니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18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당신을 사랑합니다”는 글과 종현이 생전에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샤이니 공식 인스타그램에도 같은 내용의 글과 사진이 게재됐다.

종현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그의 유서를 공개했던 밴드 디어클라우드의 나인도 인스타그램에 애도 글을 올렸다. 나인은 “자꾸 마음이 슬퍼지려는 걸 그러지 않기로 했어. 아름다운 사람은 잊히지 않아. 나는 그걸 배웠다. 우리 지금은 멀리 있지만 그 거리를 통해 내 안에 많은 것들이 달라졌지만 이 시간들이 하루하루 지나면 다시 만나질 거라고 생각해. 난 여기서 너의 노래를 부를게. 그곳에서 행복해야 해”라고 마음을 전했다.

슈퍼주니어의 이특은 “보고 싶다 종현아. 잘 지내지?”라며 그의 사진을 올리고 애도했다.

국내외 수많은 팬들도 추모에 동참했다. 팬들은 SNS에 종현의 사진과 동영상을 게재하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추모했으며, SNS에 “사랑합니다” “네 덕에 내가 따뜻해” “보고 싶어요” 등의 댓글로 종현에 대한 그리움을 표했다.

故 종현 영상.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인스타그램
故 종현 영상.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인스타그램
종현은 2017년 12월 18일 앓고 있던 우울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27세. 갑작스러운 비보에 가족들과 샤이니 멤버들, SM엔터테인먼트 식구들, 전 세계 팬들은 큰 슬픔에 빠졌다. 많은 스타들이 종현의 죽음을 슬퍼하며 마지막 가는 길을 눈물로 배웅했다.

종현은 2008년 온유, 키, 민호, 태민과 함께 샤이니의 멤버로 데뷔했다. ‘누난 너무 예뻐’ ‘산소 같은 너’ ‘줄리엣’ ‘링딩동(Ring Ding Dong)’ 루시퍼(Lucifer)’ ‘셜록’ ‘러브 시크(Love Sick)’ ‘에브리바디(Everybody)’ 등 히트곡을 발표했다. 2015년에는 솔로 가수로 데뷔해 폭발적인 가창력과 감성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종현은 그룹과 솔로뿐만 아니라 작사, 작곡가로도 역량을 발휘했다. 솔로곡 ‘론리(lonely)’ ‘하루의 끝’ 등과 샤이니의 ‘줄리엣’ ‘알람시계’ ‘늘 그자리에’, 태민의 ‘프리티 보이(Pretty Boy)’ 등을 작사했고 아이유의 ‘우울시계’, 손담비의 ‘레드 캔들(Red Candle)’, 이하이의 ‘한숨’ 등을 작곡·작사하면서 섬세한 음악적 감수성을 보여줬다. 특히 ‘한숨’과 ‘하루의 끝’은 담백하고 진심 어린 가사로 손에 꼽히는 위로송이다.

‘누군가의 한숨/ 그 무거운 숨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요’ ‘당신의 한숨 그 깊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정말 수고했어요’ (이하이 ‘한숨’ 가사 中)

‘맘껏 울 수도 또 맘껏 웃을 수도 없는/ 지친 하루의 끝 그래도 그대 옆이면 /어린아이처럼 칭얼대다 숨 넘어가듯 웃다/ 나도 어색해진 나를 만나죠’ ‘수고했어요 정말 고생했어요’ ‘그댄 나의 자랑이죠’ (종현 ‘하루의 끝’ 가사 中)

2014년부터는 MBC FM4U ‘푸른밤 종현입니다’를 진행하며 ‘쫑디'(종현 DJ)로 청취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그는 친오빠 혹은 친형처럼, 때론 친구처럼 따뜻하고 응원 가득한 말로 청취자의 밤을 함께 했다. 위로와 공감, 재치까지 빼놓지 않았던 종현은 2015년 MBC 연예대상에서 라디오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종현은 음악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던 아티스트인 동시에 용감한 사람이었다. 정치, 사회적으로 굵직한 사건이 생길 때마다 소신껏 자신의 목소리를 높일 줄 알았던 몇 안 되는 아이돌이었고, 힘든 이들의 아픈 마음을 진정으로 품어줄 줄 알았던 사람이었다. 그는 노래 가사로 위로를 주고자 했고 위로받고 싶어 했다.

종현의 마음은 유족이 이어간다. 종현의 유족은 재단법인 ‘빛이나’를 설립하고 젊은 예술인들을 후원하고 있다. ‘빛이나’는 종현의 유작 앨범 ‘포에트|아티스트'(Poet|Artist) 의 타이틀곡 제목이다. 종현의 어머니가 재단 이사장을 맡았으며, 종현이 남긴 음악 저작권료를 바탕으로 운영된다. ‘빛이나’는 지난해와 올해 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과 손잡고 음악 작가들에게 창작지원금을 수여했다.

종현은 고생 많았던 스물일곱 삶을 마치고 영면에 들었다. 따뜻한 봄에 태어나 추운 겨울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흔적들은 처음 그대로 따스함을 간직하고 있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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