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엠넷 ‘프로듀스’ 전 시즌 포스터./ 제공=엠넷
엠넷 ‘프로듀스’ 전 시즌 포스터./ 제공=엠넷
검찰이 국회에 제출한 공소장이 공개되면서 ‘프로듀스’ 사태라는 거대한 빙산의 본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엠넷(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듀스’ 전 시즌에 참여한 연습생은 400여 명, 데뷔한 그룹의 멤버들만 44명이다. 연습생들을 내보낸 국내외 기획사도 각 시즌당 수십여 개다. 현재 향응 제공 의혹에 휩싸인 기획사 관계자는 다섯 명이다. 얽히고 설킨 ‘프로듀스’라는 실타래는 끝까지 풀 수 있을까.

검찰이 지난 5일 국회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스타쉽엔터테인먼트 김모 대표와 김모 부사장, 울림엔터테인먼트 전 직원 이모 씨, 에잇디크리에이티브 전 직원으로서 자신의 기획사 앙팡테리블을 차린 류모 씨, 어라운드어스 소속 김모 씨가 검찰에 의해 불구속 기소됐다. ‘프로듀스’ 제작진인 안준영 PD와 김용범 CP도 구속 기소됐으며 이모 PD는 불구속 기소됐다. 해당 기획사 임직원 다섯 명은 배임증재,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됐다. 이들은 안 PD에게 유흥주점 등지에서 1000~5000만원의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와 울림엔터테인먼트는 이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에잇디크리에이티브는 “류모 씨는 에잇디에서 지난해 이미 퇴사한 직원이다. 앙팡테리블에서 ‘프로듀스X101’에 연습생을 내보내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기소된 것”이라고 밝혔다. 어라운드어스는 “(안 PD에게) 청탁은 결코 없었다. (술자리는 가졌으나)관계 유지를 위한 술자리였다”고 해명했다.

공소장에서는 ‘프듀’ 데뷔조 조작에 가담한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 것으로도 드러났다. 시즌1에는 안 PD 홀로 조작에 참여한 것으로 기술됐으나 시즌2에서는 김 CP도 합세했으며, 시즌3에는 보조 PD 이모 씨도 가담했다. 이 과정에서 워너원 데뷔조에 들지 못했던 연습생이 워너원 멤버로 활동했고, 아이즈원은 제작진의 입맛에 따라 꾸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시즌4에서는 1~4차 투표에서 꾸준하게 조작이 이뤄졌다. ‘국민 프로듀서(시청자)’들의 온라인 투표도, 문자 투표도 엠넷의 ‘빅 픽처’ 앞에선 소용이 없었다.

엠넷은 3일 ‘프듀’의 모든 시즌이 조작됐다는 것이 알려지자 “결과에 따라 엄중한 내부 조치를 취하겠다. 보상안과 쇄신 대책, 아이즈원과 엑스원의 향후 계획을 발표하도록 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냈고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아이오아이와 워너원은 활동이 끝났지만 출신 멤버들이 각 분야에서 활동 중이라 구설에 오르고 있다. 활발하게 활동하며 성장하던 아이즈원과 엑스원은 사실상 활동 중지 사태를 맞았다. 연습생들도, 국민 프로듀서들도 우롱한 초유의 조작 파문에 대해 책임 범위를 넓히고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안 PD와 김 CP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20일 오전 열린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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