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변신한 방송인 유재석. / 사진제공=MBC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변신한 방송인 유재석. / 사진제공=MBC
방송인 유재석이 트로트가수 유산슬로 변신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MBC에서 탄생한 가수가 다른 방송사 프로그램에까지 진출하며 방송사의 벽을 허물었다. 또 인천 차이나타운, 서울 지하철 합정역 등 유산슬과 관련이 깊은 장소에서 버스킹을 하며 수많은 시민을 모았다. 지난 9월에는 유산슬 팬카페까지 개설돼 현재 회원이 7205명에 달한다. 유재석이 곧 유산슬이지만 모두가 약속이나 한듯 유재석이 아니라 ‘신인 가수 유산슬’로 대하며 인기와 재미, 둘 다 누리는 중이다.

유산슬은 MBC ‘놀면 뭐하니?’의 ‘뽕포유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했다. ‘놀면 뭐하니?-뽕포유’는 유재석이 트로트의 용을 꿈꾸는 가수 지망생 유산슬로 변신해 실전 무대에 오르는 과정을 담는 프로젝트다. 트로트의 대가인 태진아, 김연자, 진성과 작사가 이건우, 작곡가 박현우, 편곡가 정경천 등 트로트계에서 내로라 하는 실력파들과 김이나 작사가, 조영수 작곡가 등 히트곡 제조기로 통하는 음악인들이 온 힘을 다해 유산슬의 데뷔를 도왔다.

유산슬의 데뷔곡은 ‘합정역 5번 출구’ ‘사랑의 재개발’로 더블 타이틀곡이다.

‘합정역 5번 출구’는 망원역과 상수역 사이 합정역 5번 출구에서 이별을 앞둔 연인의 안타까움을 담은 노래다. 이건우, 박현우, 정경천이 의기투합했으며 유산슬도 작사에 참여했다. 쉽고 중독성 넘치는 멜로디와 ‘나는 상수 너는 망원/ 한 정거장 전에 내려’ ‘정이 많아 정이 넘쳐/ 합정인 줄 알았는데’ ‘합치면 정이 되는 합정인데/ 왜 우리는 갈라서야 하나’ 같은 재밌는 가사로 세대를 가리지 않고 인기를 끌고 있다.

‘사랑의 재개발’은 ‘황무지 같았던 나의 마음에 님이라는 재개발 열풍이 불어온다’는 내용을 담은 노래로, 내적 흥을 자극하는 빠른 템포의 댄스풍 트로트다. ‘싹 다 갈아 엎어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조리 싹 다’ ‘싹 다 갈아 엎어주세요/ 나비 하나 날지 않던 나의 가슴에/ 재개발해주세요’ 등 입에 착 달라 붙는 가사가 중독성을 유발한다.

두 곡은 지난 16일 공개와 동시에 멜론, 벅스 등 주요 음원사이트의 톱 100에 올랐다. 앨범의 평점은 4.8점으로 최고점이며 ‘좋아요’를 누른 사람도 13만 명을 넘었다. ‘놀면 뭐하니?’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버스킹 선공개 영상은 조회수 28만을 넘기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트로트 가수 유산슬. / 사진=KBS1 ‘아침마당’ 방송화면 캡처
트로트 가수 유산슬. / 사진=KBS1 ‘아침마당’ 방송화면 캡처
특히 유산슬은 오늘(18일) 오전 KBS1 ‘아침마당’의 ‘트로트 특급 신인 총출동 편’에 출연하면서 화제성의 정점을 찍었다. 유산슬은 방송에서 “트로트계의 새바람”이라고 소개하면서 ‘합정역 5번 출구’를 열창했다. 유산슬은 나훈아의 노래를 모창하면서 입술을 물고 미간을 찌푸리는 등 표정까지 따라하는 개인기까지 선보이며 ‘신인’의 패기를 보였다. 유산슬의 깜짝 출연에 그의 이름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올랐고, 실시간 음원차트 순위도 급상승했다.

유산슬은 “트로트를 예전부터 자주 듣고 좋아하긴 했지만 실력 있는 분들을 많은 분들이 알아주시고 또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며 “트로트가 다른 장르처럼 더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유재석과 유산슬은 같은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이다. 유재석 조차 자신을 “유재석은 스스로 결정하는 존재이고, 유산슬은 누군가(김태호 PD)에 의해 조종 당하는 존재”라고 정의했다. 조종 당한다곤 했지만, TV를 본 시청자들은 유재석이 유산슬이 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음을 알고 있다.

유재석은 자신의 실력의 한계를 알았기 때문에 정통 트로트에 욕심 내지 않았고 자신의 장점인 ‘흥’과 ‘댄스’를 앞세운 세미트로트의 길을 선택했다. 노래를 소름 돋게 잘하진 못해도 유산슬의 흥은 제대로다. 유산슬은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무아지경 댄스 타임을 갖기도 하고 화려한 무대 매너로 관객을 홀리기도 한다. 유재석과 유산슬이라는 두 자아를 분리해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은 대중의 취향을 저격했다.

음원 공개, 버스킹 공연, 방송 출연까지 모두 해낸 유산슬은 뮤직비디오 공개만 앞두고 있다. 유산슬은 트로트 뮤직비디오계의 대가인 이정환 작가, 이형원 감독, 양승봉 감독과 한 번에 찍는 ‘원 샷 원 킬’ 뮤직비디오에 도전할 예정이다. 노래가 화제가 된 만큼 뮤직비디오 역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트로트 열풍에 더해진 유산슬 열풍. 유산슬 매력의 끝은 어디일까.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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