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배우 김희애.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배우 김희애.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김희애가 연기를 즐기게 됐다고 밝혔다.

11일 오후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윤희에게’에 출연한 배우 김희애를 만났다. 김희애는 편지로 인해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 윤희 역을 맡았다. 아이돌그룹 아이오아이 출신인 김소혜는 엄마 윤희에게 온 편지를 읽고 비밀스러운 여행을 계획하게 되는 딸 새봄 역을 맡았다.

김희애는 “슬럼프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작품이 끝나면 우울하거나 아이를 키워야해서 중간에 7년 정도 뜸하게 활동한 적은 있었던 것 같다”며 “슬럼프라는 게 무엇일까. 그것 역시 삶의 한 부분 아니겠나. 슬럼프, 실패, 성공, 상처 같은 게 다 모여져 인생이 되는 것 같다. 그거 없이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겠나. 상처도 받고 외로움도 느껴보고 혼자인 시간도 갖는 게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1983년 데뷔해 37년째 꾸준히 활동해오고 있는 김희애는 “우리 스태프들에게 ‘이번이 마지막인 것 같다’는 얘길하면 스태프들은 ’20년째 같은 얘길 한다’고 한다”며 “위기감, 불안감을 느끼기보다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항상 이게 마지막일거라고 생각하는데 계속 활동이 이어지는 게 덤 같기도 하다”고 이야기했다.

김희애는 “어리고 철없을 때는 너무 힘들었다. 제작환경도 주먹구구식이고 사회적 편견도 있었다. 화창한 날이면 화창한대로, 비오는 날이면 비오는대로 어디론가 가고 싶었고 내가 왜 촬영장에 있나 이런 생각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김희애는 최근 연기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며칠 전 촬영 현장에 갔다. 은행이 떨어지고 낙엽이 떨어지고 있고 현장에 도착했더니 세팅이 다 돼 있었다. 후배와 연기를 하는데 그 후배가 왜 이렇게 연기를 잘 하던지. 아이를 낳고 하다보면 경력이 단절되지 않나. 그래도 끈을 놓지 않고 했더니 이렇게 멋진 순간도 있구나 싶었다. 가수가 멋진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공연을 보여주듯 카메라 앞에서 수많은 분들이 나를 보는 순간들이 감사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희애는 “뜻대로 안되니까 좀 떨어져 있었는데 이젠 연기에 재미를 알게 된 것 같다. 좀 더 길게 본다면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후배 배우는 누구였느냐고 묻자 “이학주”라고 했다. 김희애는 JTBC 에서 내년 방송 예정인 드라마 ‘부부의 세계’를 촬영하고 있다. 그 드라마에 이학주가 출연한다. 김희애는 이학주에 대해 “연기를 살벌하게 하더라”면서 “나중에 드라마에서 어떻게 하는지 한 번 봐달라. 신스틸러”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이렇게만 말하면 다른 배우들이 서운해하지 않겠나. 박해준도 잘한다”고 말했다.

다시 태어나도 배우가 되겠느냐고 묻자 김희애는 “그런 운이 주어지겠나. 주어진다면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삶을 살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윤희에게’는 첫사랑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윤희가 딸과 함께 첫사랑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 지난달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오는 14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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