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프로듀스 X101’ 포스터. / 사진제공=Mnet
‘프로듀스 X101’ 포스터. / 사진제공=Mnet
Mnet의 간판 프로그램이었던 ‘프로듀스’ 시리즈를 이끈 안준영 PD와 김용범 CP가 지난 5일 밤 구속됐다. 재판부는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X’)의 시청자 투표를 조작한 혐의가 소명된다고 판단했다. 안 PD와 김 CP는 유흥업소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프듀X’ 뿐만 아니라 그간의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전반이 공정하게 운영됐겠느냐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되고 있어 수사가 얼마나 확대될 지가 관심이다.

안 PD와 김 CP는 ‘프로듀스’ 전 시리즈(시즌 1~4)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후보자에게 이익을 준 혐의(사기·업무방해)와 기획사로부터 유흥업소를 통한 접대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를 받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은 결과 안 PD와 김 CP에겐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함께 심사를 받은 ‘프듀X’의 이모 PD, 김모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부사장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다.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된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구속된 두 사람 뿐만 아니라 ‘프듀1’부터 프로그램을 기획, 주도했던 인물들과 프로그램 조작에 대해 알고 있었거나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윗선’까지 면밀하게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프로듀스’ 시리즈는 시즌1부터 기대 이상의 대박을 치며 CJ ENM 산하 Mnet의 효자 프로그램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 등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데뷔한 그룹들은 모두 차트 및 앨범 판매량, 공연 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냈다. 따라서 안 PD와 김 CP에만 수사의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CJ ENM은 많은 연예 기획사들을 산하 레이블로 갖고 있는 수직계열화 구조이기 때문에 안 PD와 김 CP는 ‘프로듀스’ 시즌에 얽혀있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CJ ENM과 ‘프로듀스’ 제작 관련자들 모두에 대해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CJ ENM을 통해 데뷔한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조작 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됐기 때문에 Mnet 오디션 전체에서 조작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커졌고, 이런 의혹을 명백히 밝히려면 수사가 확대되야 한다는 것이다.

영장은 발부되지 않았지만 기획사와 PD간의 부적절한 접대와 향응도 확인돼 금품 수수 등의 혐의가 얼마나 확인될지도 관심사다. MBC ‘PD수첩’에 따르면 Mnet의 또다른 아이돌 오디션 ‘아이돌학교’는 연습생 3000명을 불러 모아 ‘들러리 오디션’을 진행했다. 또 ‘프듀X’에 출연한 한 연습생은 본선에 진출한 일부 연습생이 경연곡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증언하는 등 불공정의 여러 정황이 드러난 상태다.

Mnet은 ‘프듀X’ 조작 논란이 커지자 지난 7월 서울지방경찰청에 ‘프듀X’ 제작진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또 지난 5일 안 PD와 김 CP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구속된 이후에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논란 발생 초기부터 ‘국민 프로듀서'(시청자들)들의 관심을 모은 원본 데이터 공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작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조작의 배경이나 동기는 무엇인지, Mnet은 책임을 어느 선까지 질 것인지 판단하려면 원본 데이터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프듀X’에서 시작된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수사 확대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