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MBC ‘놀면 뭐하니’ 방송 캡처
사진=MBC ‘놀면 뭐하니’ 방송 캡처
MBC ‘놀면 뭐하니?’의 ‘유플래쉬’에서 유재석이 고(故) 신해철의 미발표곡 ‘아버지와 나 파트3’로 환상적인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선보였다. 이어 ‘뽕포유’에서는 트로트 대가들과 ‘합정역 5번 출구’ 편곡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26일 방송된 ‘놀면 뭐하니’에서는 지난 방송에 이어 유재석의 드럼 독주회가 이어졌다.

MC 유희열은 “제작진이 저와 오늘 함께해준 뮤지션들 몰래 준비한 무대가 있다. 저도 오늘 현장에 와서 처음 얘기를 듣고 반갑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고 무대를 소개했다. 조명이 꺼지고 무대 뒤 화면에는 신해철의 모습이 등장했고 신해철이 ‘아버지와 나’를 선보이는 과거 영상이 흘러나왔다. 이어 미발표된 ‘아버지와 나 파트3’라는 곡이 소개됐고 객석은 술렁였다.

제작진이 신해철의 미발표곡 ‘아버지와 나 파트3’를 공연으로 준비한 것이다. 이번 작업에는 유재석을 비롯해 이승환, 하현우가 참여했다. 사전 인터뷰에서 이승환은 음원을 들어봤느냐는 물음에 “‘아버지와 나 파트1’를 들었을 때 충격이 다시 되살아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릴레이 작업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마음에 부채 같은 게 있었다”며 “마태승 콘서트라고 팬들이 기획해 성사될 뻔했던 공연이 있었다. 서태지 주선으로 한 공연을 결심하고 결정하고 일주일쯤 있다가 안타까운 일이 생겼다. (신해철의) 아내 분을 뵀을 때 그 말씀을 하시더라. 제가 결정했단 이야기를 듣고 굉장히 기뻐했다고. 제가 너무 늦게 결정했나 싶었다. 도움이 필요하면 꼭 해달라는 말씀을 드렸다. 그래서 당연히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승환은 함께 작업하고 싶은 뮤지션으로 하현우를 꼽았다.

이에 제작진은 하현우를 만났다. 다른 곡 참여로 알고 온 하현우는 준비된 음원을 듣던 중 신해철의 목소리가 나오자 단번에 알아차리고 “신해철 선배님 목소리 아니냐”면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제작진은 하현우에게 이승환이 작업한 곡을 이어받아 이후의 작업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하현우는 신해철에 대해 “초등학교 때부터 팬이었다. 밴드를 하면서 넥스트라는 밴드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실감했다. (국카스텐) 앨범이 나오면 앨범을 선물로 드리며 뵙겠다고 했는데 앨범 발매 즈음에 선배님께서 하늘나라에 갔다. 타이밍이 안 맞아서 인사를 못 드렸다. 그게 나한텐 슬픈 일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신해철 선배님 노래를 공연장에서 계속 부르고 있다. (개인적으로) 알진 못하지만 많은 걸 알려주니 선생님 같은 분이다. 내겐 선생님 같은 분이고 록스타이기도 하다”며 그리워했다.

이승환은 신해철이 작업한 방식 그대로 이번 작업을 했다. 녹음한 음원만 600여개였다. 하현우는 “그리움의 마음으로 목놓아 누군가를 부를 때가 있지 않나. 그리움의 외침이었던 거 같다. 여전히 하늘 위에서 우리를 비추고 있고 그리울 때마다 우리가 볼 수 있고 별자리처럼 우리의 길잡이가 되주기도 한다. 그 분을 기억하고 사랑해주는 분들이 신해철 선배님을 잠시 소환시킨 것 같다”고 이번 작업에 임한 소감을 밝혔다.

‘그와 나 사이를 가로지르는 강물은 여전히 흐르고 있다 / 하지만 그 위론 화해의 비가 내렸고 심지어는 가끔은 꽃구름이 흘러 다닐 때도 있다 … 분명한 것은 천진한 웃음을 띈 그의 얼굴은 아들의 어릴 적 얼굴을 닮아가고 / 정작 아들의 거울에 비친 얼굴은 아버지와 닮아있다 … 아무래도 내가 그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은 / 멀지 않은 미래에 안겨줄 /그의 얼굴과 나의 얼굴과 모두 가지고 태어날 그의 손주뿐인듯하다 … 칭찬에 굶주리고 대화에 목이 마른 아이였다 / 기다림이 원망으로 바뀌자 아이는 망치를 들어 문에 못질을 해버리고 그곳을 떠났다 / … 아이는 그가 스스로 방문을 열어준 적은 없었으나 / 문을 잠근 적 역시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신해철의 생전 목소리와 이승환, 하현우 연주와 코러스, 유재석의 드럼이 어우러지며 환상적인 공연이 펼쳐졌다. 관객들은 눈물을 흘렸고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공연을 마친 유재석은 “(이 공연에 대해 얘기를 들었을 때) 저도 많이 놀랐도 오늘 특히 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유재석은 트로트가수 유산슬로 데뷔 준비에 나섰다.유재석은 유명선 작곡가를 만나기 위해 녹음실을 찾았다. 이곳에서 송가인을 만나게 되면서 트로트 원포인트 레슨을 받게 됐다. 송가인은 “중간중간 악센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조언하며 맛깔나게 노래를 불러보였다.

유재석은 기다려도 유 작곡가가 오지 않자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유 작곡가는 “녹음 끝내고 나왔다”고 말했다. 당황한 유재석은 “뵐 수 있겠냐고 물으니 오라고 그랬지 않나”고 말했다. 유 작곡가는 “정신이 없어서 깜빡했다”며 당황해했다. 유재석은 “여기 가인 씨가 와 계신다”고 하자 유 작곡가는 “잘됐다. 최고의 가수와 가수의 MC가 듀엣 한번 해봐라”고 뜬금없이 듀엣 제안을 했다.

유재석은 황당해하면서 송가인에게 ‘합정역 5번 출구’ 데모 음원을 들려줬다. 송가인은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유재석은 “이 노래가 이렇게 좋은 노래였냐”며 깜짝 놀랐다. 송가인과 유재석은 ‘나는 상수 / 너는 망원’ 부분을 번갈아 부르며 연습했다. 송가인은 “이 노래 좋다”고 칭찬했다. 유재석은 “가인 씨가 노래 잘하는 건 알았지만 목소리로 이렇게 살려낸다”고 감탄했다. 송가인은 유재석의 트로트가수 데뷔를 응원하며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재석은 ‘작사의 신’ 이건우 작사가, ‘박토벤’ 박현우 작곡가, ‘정짜르트’ 정경천 편곡가와 유산슬 데뷔 앨범과 ‘합정역 5번 출구’ 편곡에 대해 토론하기 위해 모였다.

박 작곡가는 “유재석 씨가 할 일이 많다”고 하자 유재석은 “좋은 곡이 나와야 하지 않나”고 말했다. 이에 이 작사가는 “곡은 이미 나와서 편곡을 맡기는 과정이다”고 했다. 이에 유재석은 “솔직히 말씀드리며 박 작곡가님의 노래가 짧은 시간에 탄생해서 (걱정이 된다)”고 털어놨다. 이에 이 작사가는 “내가 ‘사랑은 아무나 하나’ 10분 만에 썼다”고 밝혔다. 정 편곡가는 “한 달 걸렸다 이런 거, 우리는 그거 능력 없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 작곡가도 “우리 세계에서 다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거들었다. 유재석은 묘하게 설득됐다.

박 작곡가는 조금 수정된 노래를 키보드를 치면서 들려줬다. 이 작사가는 “후렴구를 반복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작곡가는 “후렴구 반복 안했으면 좋겠다”고 반대했다. 정 편곡가는 후렴구 반복을 찬성했다. 의견은 팽팽하게 대립했지만 트로트의 대가들은 절친의 티격태격 케미를 선보이며 폭소를 자아냈다. 코러스 여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여러 의견이 오가던 중 유재석은 “여긴 다 천재다. 저도 천재 아니냐”고 하자 박 작곡가는 “자넨 영재”라고 말해 웃음을 터트렸다.

환상의 티키타카 호흡을 자랑하던 박 작곡가와 정 편곡가는 키보드와 바이올린으로 ‘합정역 5번 출구’ 즉흥 합주를 벌였다. 유재석은 “음악 천재 맞다”고 감탄했다. 하지만 음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려 하는 순간 박 작곡가의 바이올린 줄이 풀려버려 웃음을 자아냈다. 다음 회에는 두 트로트 대가의 합주가 본격 펼쳐진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