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우빈 기자]
래퍼 민티 / 사진제공=코로나엑스엔터테인먼트
래퍼 민티 / 사진제공=코로나엑스엔터테인먼트
가수 민티가 지난해 나이를 속이고 Mnet ‘고등래퍼2’에 지원했던 사실을 털어놨다. 민티가 직접 사과하고 나섰지만 대중들의 공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다. 민티가 그동안 발매한 곡들에 자신이 10대인 척 나이를 강조한 가사를 썼고, 꾸준히 소아 성애를 뜻하는 ‘로리타’를 콘셉트로 사용한 것을 지적하며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고등래퍼2’로 이름을 알린 민티가 그룹 소녀주의보 대표이사 소리나이며, 실제 나이가 37세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티의 곡과 소리나가 작사, 작곡한 ‘소녀지몽’의 저작권 협회 코드가 일치한다는 것, 민티의 유튜브에 올라왔던 알파카 털이 소녀주의보가 알파카프로덕션 소속 시절 쓰고 나왔던 것과 동일하다는 점, 소녀주의보의 전 대표 소리나의 인스타에 올라온 소파가 과거 소녀주의보의 소파라는 점, 민티가 소녀주의보 멤버의 옷을 입고 찍은 사진 등 ‘민티=30대’ ‘민티=소리나’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 영상들이 나오며 논란은 확산됐다.

민티는 지난해 10대들만 지원이 가능한 ‘고등래퍼2’에 2002년생 (17세)으로 지원했다. 지원 영상에서 민티는 ‘Eat me’라고 적현 티셔츠를 입고 안짱다리를 한 자세로 다소 선정적인 가사의 랩을 했다. 이 영상은 바로 ‘로리타’ 지적을 받았고, ‘고등래퍼2’는 방송 전부터 지원자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민티는 지원 영상만 촬영하고 지원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방송 출연도 하지 않았다. 다만 방송 전날 데뷔 싱글 ‘유 두(You Do)’ 발매 소식을 직접 전하면서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래퍼 민티 ‘고등래퍼2’ 지원영상 / 사진=영상 캡처
래퍼 민티 ‘고등래퍼2’ 지원영상 / 사진=영상 캡처
해당 곡은 “배고프니까 입속에 쑤셔 넣어줘/ 푹, 푹 더, 깊은 곳에/ 입에 짝짝 붙는 건 떼어내려면 손이 많이 가/ 모두 싹싹 긁어 남김없이 핥아 먹어봐” 등 선정적인 가사로 충격을 안겼다. 민티는 자신의 SNS에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을 구축하려 했지만 난해하다는 평을 들었어요. 실력이 어설퍼서 자칫 유치하고 오글거려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계속 할 거예요. 저 나름대로의 ‘음악’을”이라고 밝혔다. 나름대로 소신이라고 밝힌 글도 화제가 됐다. 부정적인 관심이긴 하지만, 결국 노이즈 마케팅에 성공한 셈이다. ‘고등래퍼2’ 역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이용한 모양새였다.

이후로도 민티의 노림수는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발표한 세 번째 싱글 ‘캔디 클라우디’에서는 영어로 “저는 민티입니다. 저는 열여섯 살이고 대한민국의 가수예요. 그리고 저는 페미니스트가 아니에요”. “제 몸이 야하게 보이는 건 제 잘못이 아니예요”라면서 “나중에 커서 사랑하는 사람과 육체적인 관계를 많이 맺겠다”고 해 또 한 번 논란이 됐다. 지난달 발표한 그의 신곡 ‘아르카디아’ 뮤직비디오는 심의 불가 판정을 받기도 했다.

민티의 소속사 코로나엑스 엔터테인먼트는 공식입장을 통해 나이 조작 의혹 및 소녀주의보 제작자 설 등 모든 일들을 해명했다. 소속사는 “민티의 실제 나이는 37세가 아닌 28세(만26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티는 지난해 2002년생으로 ‘고등래퍼’에 지원했다. 당시 민티 자신은 몇 번이고 실제 나이와 정체를 밝히고자 하였으나 내외적 사정과 부담감으로 인해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민티는 무명의 아티스트였고, 기회 하나하나가 소중했던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민티는 해당 일로 오늘까지 매일을 정신적 압박감에 시달려 현재 상담치료를 받고 있고 있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또 소녀주의보를 제작한 소리나가 맞다고도 인정했다. 소속사는 “민티는 알파카 프로덕션의 대표이자 소녀주의보의 제작자 소리나가 맞다. 어렸을 때부터 작곡가로 활동해왔고 투자 제의를 받아서 회사를 설립했다. 하지만 2년 전쯤 여러 트러블과 건강 문제로 인해 뿌리엔터테인먼트에 소녀주의보 매니지먼트 대행을 맡겼고 현재 여러 회사를 이와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민티 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민티 유튜브 영상 캡처
민티도 이날 오후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주민등록증을 공개하고 1992년 생임을 인증했다. 그는 “‘고등래퍼’에 지원했을 당시 실제 내 나이에서 단순히 10살을 뺀 18살로 나이를 속였다”고 인정했다. 가장 문제가 됐던 ‘로리타’ 논란에 대해서는 “창피하다. 절대 노린 것이 아니다. 처음에 개그 영상으로 업로드를 한 것”이라며 “1년 후 쯤 그 영상을 다시 봤는데 확실히 기괴하고 야하더라. 다른 사람들이 잘못됐다고 했을 때 그 길을 가면 안 되는 것이더라. 후회 중이다”고 반성했다.

이어 “저는 정말 창피한 감정만이 남아 있다. 어느 순간 그만 두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고 생각했다. 일이 터지면 언제든 해명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제가 저지른 잘못이기에 그 짐은 제가 지고 가겠다”고 사과했다.

민티와 소속사 측은 무명이었기 때문에 절망적인 상황으로 나이를 속였다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은 없어 보인다. 상담치료와 식이장애를 언급하며 동정심을 호소했으나 이마저도 외면당한 모양새다. 대중을 기만한 민티의 행동은 노이즈 마케팅을 넘어 ‘사기’라는 입장이 댓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꾸준히 ‘로리타’ 콘셉트의 음악을 발표해놓고 이제 와서 반성하고, 창피하다는 입장 역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 민티의 입장에 대중의 분노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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