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서 과잉진압으로 교도소에 복역 중인 형사 고유성 역을 맡은 배우 장기용.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서 과잉진압으로 교도소에 복역 중인 형사 고유성 역을 맡은 배우 장기용.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장기용은 자신의 첫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서 ‘뻔뻔하고 대담하게’라는 작전을 세웠다. 괜히 우물쭈물하지 말고 과감하게 연기하겠다는 결심을 세운 것이다. 영화에서 그는 범인 검거 중 과잉진압으로 5년형을 선고 받은 형사 고유성을 연기했다. 훤칠한 키와 준수한 얼굴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독기 어린 눈빛과 끈질기게 달라붙는 근성까지 장착했다. 드라마 ‘고백부부’에선 다정한 대학선배로 여심을 녹이더니 ‘나의 아저씨’에서는 잔혹하지만 사연 있는 사채업자로 시청자를 애잔하게 만들었다.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검블유)에선 귀여우면서도 박력 넘치는 연하남이 됐다. 다채로운 모습으로 자신의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해나가고 있는 장기용을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0. 스크린 데뷔작이다. 기분이 어떤가?
장기용: 감격의 연속이다. 아직까지 실감이 안 난다. 찍었다는 게 피부로 와 닿지 않는다. 앞으로 네 다섯 번 정도 영화를 봐야 실감할 것 같다.

10. 부담감도 있었을 텐데.
장기용: 컸다. 매 작품 들어갈 때마다 무서운데 이번에도 그랬다. 첫 영화이기도 했고 자라면서 봐온 선배들과 함께한다는 이유도 있었다. 고유성은 독종 신입 형사이고 액션은 거침없는 스타일이다. 드라마에서 액션 연기를 맛 봤으니 조금 더 뻔뻔하게, 대담하게 해보자고 생각했다.

10. 마동석, 김상중, 김아중과 호흡은 어땠나?
장기용: 선배들에게 많이 의지했다. 김상중 선배와는 사적인 이야기도 많이 했다. 마동석 선배는 내가 갖고 있는 능력을 더 끌어낼 수 있도록 격려와 조언을 해줬다. 아중 누나는 편히 쉬다가 그대로 촬영에 들어가는 여유가 있었다. 그 모습에 나도 시간이 지나면 선배들 같은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했다. 모두 에너지가 넘쳐서 촬영하면서 재밌었다. 선배들의 작은 배려가 첫 영화에 대한 나의 부담감을 많이 덜어줬다. 잘 마무리된 것 같아 만족한다.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 스틸.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 스틸.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10. 고유성의 어떤 점에 끌렸나?
장기용: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고유성이 등장하는 첫 신부터 내가 하면 되게 잘 할 것 같았다. 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김상중 선배, 마동석 선배, 김아중 선배, 이 세 사람과 함께하면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내가 액션을 아주 사랑한다.

10. 캐스팅 과정이 궁금하다.
장기용: 감독님이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내 모습에서 고유성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보셨다. 감독님은 고유성에게 독기가 있어야 한다는 점, 나올 때마다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감독님은 열정, 패기, 독기를 보여줄 수 있는 젊은 배우가 누가 있을까 고민했고, 내가 있었던 거다. 감독도 나를 마음에 들어 했고 나도 좋았다.

10. ‘착한 범죄자’로 악질 범죄자를 잡는다는 설정이다. 연기할 때 어떤 부분을 신경 썼나?
장기용: 고유성은 형사다. 범인을 잡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범인이 죽게 돼 교도소에 들어가게 된다. 형사인 고유성은 범죄자들과 같이 있어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게 되면서 독기가 올라온다. 영화에서 취조실 거울에 씹던 껌을 붙이면서 옆방에 있는 형사에게 말하는 장면이 있다. 마음에 든 장면이라 잘 해내고 싶었다. 진짜 나쁜 녀석들을 잡으러 왔다는 포인트가 있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20대에 맞는 열정과 패기, 그리고 형사의 면모가 드러난다. 잘하고 싶어 준비를 많이 했고 잘 나온 것 같다.

장기용은 “유쾌?상쾌?통쾌하고 시원한 액션에 브로맨스까지 있다”며 영화를 자랑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장기용은 “유쾌?상쾌?통쾌하고 시원한 액션에 브로맨스까지 있다”며 영화를 자랑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10. 마동석의 액션이 워낙 독보적이지 않나. 다른 스타일의 액션을 구현해 내야겠다는 고민은 없었나?
장기용: 동석 선배는 (맞은 사람이) 죽었나 싶을 정도로 한 방 한 방이 굵직하고 묵직하고 파워풀한 액션을 보여준다. 내 액션은 (맞는 사람이) 한 방에 쓰러지지 않고 나도 많이 맞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맞더라도 좀비처럼 계속 직진하는 스타일이다. 마동석 선배의 액션이 한 방 한 방 통쾌하다면 내 액션은 근성과 에너지 있는 스타일이다.

10. 2개월간 액션스쿨을 다녔다고 했다. 주로 어떤 연습을 했나?
장기용: 동작 맞추는 방법 위주로 연습했다. 거기에 고유성만의 젊음과 패기를 더했다. 막하는 듯 보이지만 그 안에 정교함이 있다. 연습하며 무술감독님이 폰으로 찍어준 영상을 보며 디테일을 잡아나갔고 집에 가서도 영상을 돌려봤다.

10. 마동석과 브로맨스 케미를 뽐내는 인공호흡 신도 있다. 촬영 현장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장기용: 브로맨스는 처음이라 설?다. 어쨌든 로맨스니까.(웃음) 누워서 눈을 감고 있는데도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는 게 느껴졌다. 너무 웃겨서 슬픈 생각을 많이 했다. 나도 선배도 웃음을 꾹 참았다. 다들 지쳐있던 상태였는데 깔깔깔 웃게 됐다. 덕분에 가라앉았던 분위기도 올라갔다.

10. 최근 종영한 드라마 ‘검블유’에서 직진 연하남이었고 이번에는 독종 신입 형사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맡게 되는 자신만의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장기용: ‘검블유’ 작가님은 내가 모델로 활동할 때 순수하고 건강한 이미지가 좋았다고 하시더라. 대중들에게 배우로 내 모습을 알린 작품은 ‘나의 아저씨’였다. 독하고 거친 캐릭터였다. 그 작품을 통해 나도 배우가 됐다는 느낌을 받았고 대중들도 업계에서도 나를 배우로서 인정 해줬다. 예전의 순수하고 맑은 모습을 좋아해줬던 사람이 있는 한편, ‘나의 아저씨’에서 보였던 모습을 좋아해주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를 상반된 이미지가 다 가능한 배우라고 봐주는 것 같다.

10. 영화에서 아버지와 뭔가 특별한 사연이 있을 것 같다. 나오지 않아서 어떤 이야기였을지 궁금하다.
장기용: 나도 궁금한데 영화에 나온 게 다다. 고유성의 가정환경이 어땠을지도 생각해봤다. 러닝타임이 114분이니 6분을 더하면 딱 120분이 되지 않나. 6분 정도 내 캐릭터에 할애해서 그런 이야기를 보여줬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아쉽다.(웃음)

하고 싶은 장르가 있냐고 묻자 “사극을 아직 안 해봐서 사극을 해보고 싶다. 진한 멜로도 해보고 싶다.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하고 싶은 장르가 있냐고 묻자 “사극을 아직 안 해봐서 사극을 해보고 싶다. 진한 멜로도 해보고 싶다.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10. 박정민 주연 ‘타짜: 원 아이드 잭’, 차승원 주연 ‘힘을 내요, 미스터리’와 추석에 맞붙게 됐다. ‘나쁜 녀석들’을 봐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장기용: 나의 영화 데뷔작이니까.(웃음) 관객마다 취향이 다르니 세 영화 모두 잘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승원 선배와 예전에 쇼를 한두 번 정도 같이 했고 행사에서도 만난 적 있다. 모델 후배에서 배우 후배로서 또 성장해서 인사를 드릴 수도 있게 돼서 기쁘다.

10. 이제는 주연을 맡을 만큼 배우로서 입지로 다져가고 있다. 달라지는 자신에 대해 느낀 적이 있나?
장기용: 드라마 ‘고백부부’를 기점으로 전에는 내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 같았다면 그 후에는 내가 캐릭터가 된 느낌을 받았다. 힘을 줄 땐 주고 뺄 땐 빼야한다는 걸 ‘고백부부’에서 처음 느꼈다. 다정한 대학선배 캐릭터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 그러면서 과감하게 ‘나의 아저씨’의 거친 캐릭터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고백부부’는 내게 터닝포인트다.

10. 주연으로 성장해가는 스스로가 뿌듯할 것 같다.
장기용: 잘하고 있고 잘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배를 탔다면 해초나 바위에 걸리지 않고 순항하고 있는 느낌이다.

10. 지향하는 바가 있다면?
장기용: 여태껏 해왔던 것처럼 할 것이다. 욕심나는 캐릭터나 작품에는 과감하게 도전하고 휴식할 때는 잘 쉬고 운동도 열심히 할 거다. 요즘 노래를 배우고 있다. 30대 중반에 뮤지컬 무대에 오르고 싶어서다. 앞으로도 조급해하지 않고 기회가 오면 잘 준비해서 놓치지 않을 것이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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