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태유나 기자]
MBC 전문계약직 아나운서 이슈 관련 간담회./사진제공=MBC
MBC 전문계약직 아나운서 이슈 관련 간담회./사진제공=MBC
MBC가 업무에서 부당하게 배제됐다며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에 근거해 노동부에 진정을 낸 전문계약직 아나운서들에게 “고유 업무를 배정하겠다”고 31일 밝혔다.

MBC는 이날 마포구 상암동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조사위원회의 진상 조사 결과와 시행 조치에 관해 설명했다.

현재 MBC와 부당해고 여부를 놓고 소송 중인 아나운서 7명은 지난달 15일 최승호 사장에게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메일을 보냈고, MBC는 사흘 뒤 조사위를 공식 출범했다. 조사위는 외부 변호사 1명과 사내 임원들로 구성됐으며 조사 결과 보고는 전날 이뤄졌다.

조사위는 해당 아나운서들이 중앙노동위원회 판단에 따라 임시로 지위를 인정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정규 직원들과 동일하게 직장 내 괴롭힘 방지 조항을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회사가 해당 아나운서들에게 일거리를 주지 않고 기존 아나운서국과 공간을 분리한 데 대해서는 “이미 기존 아나운서들이 프로그램에 모두 배정돼 있고, 기존 아나운서들과 같은 공간에 있으면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신고자들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므로 노동 인권 측면에서 이를 해소하고, 오해와 소모적인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현 상황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적절한 직무를 부여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회사는 이날 신고자들과 책상 배치와 업무 분담에 관련한 면담을 진행했다.

정영하 MBC 정책기획부장은 “책상을 재배치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어차피 아나운서국이 두 공간을 써야 하는데, 전문계약직 아나운서들을 우선으로 배려하겠다”며 “업무 부여는 캐스팅이 제작진의 영역이기는 하지만 최대한 그들의 뜻을 반영하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MBC는 2012년 파업 중 채용된 보도국 프리랜서 앵커가 최근 1심 판결에서 근로자성을 인정받은 것과 이들의 사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최진훈 MBC 법무부장은 “2012년 사례는 기간제 근로자에 준해 처우했고, 기간제법 상한 기간이 만료하면서 무기 계약직이 된 것으로 보는 게 맞다고 판단해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며 “다만 전문계약직 아나운서들에 대한 노동위 판정은 판례나 법률 면에서 수용하기 어려워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MBC는 전문계약직 아나운서들에 대한 1심도 연내 판결이 날 것으로 보고, 그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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