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제공=tvN 60일, 지정생존자’
제공=tvN 60일, 지정생존자’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극본 김태희, 연출 유종선)에서 매일같이 터지는 사건·사고에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곳이 있다. 바로 청와대.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쉴 새 없는 분투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일상이고, 그 안엔 희로애락(喜怒哀樂)이 있으며, 때문에 시청자들 역시 울고 웃을 수 있었다.

지난 1일 처음 방송된 ’60일, 지정생존자’는 장관 박무진(지진희 분)이 60일간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되면서 테러의 배후를 찾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며 성장하는 이야기다.

’60일, 지정생존자’의 제작진은 28일 희로애락으로 나눠 명장면을 다시 한 번 짚었다.

◆ 喜(희): 지진희의 거국내각 통쾌한 승리

어느새 유력 대권 후보로 올라선 박무진. 그의 거국내각 추진에 박무진을 견제하려는 윤찬경(배종옥 분) 대표와 강상구(안내상 분) 시장이 거세게 반대하고 나섰다. 모두가 장관 청문회 무산은 물론 탄핵 위기까지 맞은 박무진이 백기를 들 것이라 예측했지만, 그는 민정수석 안세영(이도엽 분)을 통해 강상구를 압박, 야당의원들을 청문회에 참석하게 했다. 박무진이 정치 베테랑들과 정면 대결했고, 통쾌한 승리를 거둔 순간이었다. 청문회 무산을 걱정했던 비서진들은 안도감에 더해 어느새 이길 줄 아는 리더가 된 박무진의 성장에 놀라며 기쁨을 나눴고, 시청자들 또한 짜릿한 쾌감을 함께 느꼈다.

◆ 怒(로):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손석구의 분노

지난 방송에서 비서실장 차영진(손석구 분)의 분노는 잔상을 남겼다.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의지, 하지만 또 패배할지 모른다는 분노가 절박함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오영석(이준혁 분)의 국방부 장관직 임명을 미루기로 결정한 박무진에게 이 결정이 야당에게 공격의 빌미를 주는 것이자 국정수행 지지도까지 추락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하게 반대한 차영진. 박무진은 그럼에도 물러서지 않았고, 정수정(최윤영 분)이 또다시 그를 감싸자, 치솟는 감정을 터뜨리고 말았다. 양진만 대통령처럼 또다시 ‘좋은 사람’ 박무진이 공격당하는 일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던 차영진. “그래서 우리는 실패하는 겁니다”라며 돌아서는 그의 뒷모습에서 묻어난 쓸쓸한 좌절감에 시청자들 역시 안타까워했다.

◆ 哀(애): 리더의 무게, 희생으로 아프게 깨달은 지진희

가장 높은 영상 조회수를 기록하며 (네이버TV 7월27일 기준), 아직도 시청자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지난 6회의 마지막 장면. 태극기가 덮인 관에 실려 돌아온 장준하(박훈 분) 소령의 희생에 가까스로 억눌렀던 슬픔을 전 비서실장 한주승(허준호 분)을 찾아가 토해낸 장면이었다. 울분에 가득찬 그의 목소리엔 장소령의 죽음이 그를 사지로 내몰아 명해준(이도국 분)을 생포하라 명령한 자신 때문이라는 죄책감이 가득했다. 한주승은 그를 위로했다. 슬픔, 죄책감, 분노라는 감정으로부터 도망치지 말고, 변명하지도 말고, 자신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라는 것. 테러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 그 테러의 배후를 알아내기 위한 작전에서 부대원들을 지키기 위해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장소령, 무엇보다 그 위대한 희생으로 리더로서의 자리와 무게와 깨달은 박무진, 슬픔과 감동이 안방극장에도 진하게 전해졌다.

◆ 樂(락): 손석구와 이무생은 톰과 제리?

진지한 만담으로 시청자들을 웃기는 차영진과 청와대 대변인 김남욱(이무생 분). 숨 쉴 틈 없는 청와대 라이프 속에서 틈새 꿀잼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8회에서도 여지없이 터졌다. 언론 대응 대해 논의하던 중 갑자기 차영진에게 누구를 대통령 후보로 생각하냐고 물으며, “차실장님 대행님한테 까였지”라고 또다시 속을 긁은 김남욱. 새로운 후보가 꼭 나타날 거라며 “실장님 파이팅”으로 아예 못을 박았다. 이에 “뭔 놈의 집구석이 오프더레코드도 안 되고 엠바고도 안 되고”라며 부글부글 끓는 속을 삭힌 차영진. 비상한 두뇌와 날카로운 언변으로 어디 서도 지지 않는 차영진이 예고 없이 치고 들어오는 김남욱에게는 늘 무방비로 당한다. 시청자에게 ‘톰과 제리 커플’로 불리는 이들이 안방극장에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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