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18일 검찰에 송치된 배우 강지환./ 사진=텐아시아 DB
18일 검찰에 송치된 배우 강지환./ 사진=텐아시아 DB
외주 여성 스태프 2명을 성폭행 및 성추행 혐의로 구속된 배우 강지환(본명 조태규·42)이 18일 결국 검찰로 넘겨졌다. 강지환은 경찰조사에서 ‘준강간’ 혐의에 대해 인정했지만 계획적 범죄인 지 약물을 사용 했는 지, 합의를 종용 했는 지 등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여럿 있다.

강지환은 지난 9일 오후 10시 50분 쯤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여성 스태프 A씨, B씨와 술을 마신 뒤, 이들이 자고 있던 방에 들어가 A씨를 성폭행하고 B씨를 성추행한 혐의다.

다음날 강지환의 체포 사실이 알려진 이후 일부 네티즌들은 A씨 등 피해자들이 친구를 통해 경찰에 신고한 점, 피해 사실을 뒤늦게 인지한 점 등을 들어 강지환에 대한 피해자들의 무고를 의심했다. 강지환도 맨처음 경찰조사에선 “술에 취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조사 결과 사건 당일 강지환 소속사 직원과 외주 스태프 등 7명이 회식에 참석했다가 피해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 등은 자리를 떴고, 강지환이 “짐이 많다. 택시를 불러주겠다”며 A씨 등을 붙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 B씨는 강지환과 2차 술자리를 가졌고, 강지환이 3층 침실로 올라간 이후 두 사람은 2층 방에서 잠이 들었다. 얼마 후 눈을 떠보니 A씨의 옷매무새는 심하게 흐트러져 있었고 옆에서 강 씨가 B씨를 상대로 성폭행을 시도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에 A씨는 놀라 소리를 질렀고 강지환은 그제야 범행을 멈추고 밖으로 나갔다. A 씨는 곧바로 문을 잠근 뒤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지만, 휴대전화 통신 신호가 약해 서울에 있는 친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대신 신고를 부탁했다.

기억이 안 난다던 강지환도 구속 이후 혐의를 인정했다. 이로써 A씨 등은 무고 의심 등 2차 피해에서 벗어나게 됐다.

18일 검찰로 송치된 강지환./ 사진=텐아시아DB
18일 검찰로 송치된 강지환./ 사진=텐아시아DB
검찰은 강지환이 애초부터 성폭력을 목적으로 피해자들에게 술을 마시게 했는지를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측 변호인에 따르면 A씨 등 피해자들은 강지환이 범행 전 벌칙으로 술을 마시는 게임을 제안해 술을 많이 마시게 됐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강지환이 성폭력을 목적으로 피해자들에게 술을 마시게 했다면, 범행이 우발적이 아닌 계획적으로 이뤄졌다고도 볼 수 있다. 향후 법원이 유죄 선고 시 양형에 반영해 일반적인 준강간 범죄에 대한 경우보다 무거운 처벌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또한 강지환이 범행에 마약 등 약물을 사용됐는지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강지환은 범행 직후 노래방 기계로 노래를 불렀고, 피해자의 방으로 경찰을 직접 안내 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였다. 이에 경찰은 마약 간이시약 검사를 했고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다. 다만, 보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마약 검사를 의뢰했으며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강지환이 피해자들에게 약물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피해자들은 강지환이 체포 직후 해바라기센터에서 이와 관련한 검사를 받았다. 현재까지는 피해자들에게서 약물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아직 검사 결과가 완전히 나온 것은 아니다.

뿐만아니라 강지환 쪽에서 처벌 수위를 낮추고자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종용했다는 의혹도 있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A씨 등이 속한 업체 측이 “지금 강 씨 가족들을 만나지 않으면 너희는 보상받지 못할 것이다” “상대는 대형 로펌 변호인을 선임했다. 너희들은 국선변호사인데 이길 수 있을 것 같느냐”며 합의를 종용당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합의를 종용했다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협박 등 범죄가 성립되는지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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