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JTBC 드라마 ‘보좌관’에서 노다정 역을 맡은 배우 도은비. / 이승현 기자 lsh87@
JTBC 드라마 ‘보좌관’에서 노다정 역을 맡은 배우 도은비. / 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도은비는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보좌관-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이하 ‘보좌관’) 시즌1에서 까칠해 보일정도로 당차고 차가운 분위기였다. 정치판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보좌관’에서 도은비는 송희섭(김갑수 분) 의원실 9급 행정비서인 노다정을 연기했다. 이름처럼 다정하지는 않은 까칠한 성격을 가진 인물이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도은비는극중 노다정과는 정반대였다. 인터뷰 내내 환하게 웃었고, 첫 드라마를 마친 벅찬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출신인 도은비는 ‘행정비서’가 무슨 일을 하는지부터 알아봤단다. 그는 “영수증 관리와 송희섭 의원의 일정표 정리, 국회의사당역 주변 식당과 팩스 정리 등이 다정이의 업무”라며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는데 곽정환 감독님이 많이 알려주셨다. 현장에서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다정이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처음 방송을 시작한 ‘보좌관’은 지난 13일 시즌1을 끝냈다. 도은비는 아쉽기만 하다.

“너무 빨리 마친 느낌이에요. 짧았지만 많은 걸 배웠고, 감사한 분들이 참 많아요. 처음 촬영 때는 ‘걱정인형’을 등에 멘 것처럼 걱정을 많이 했는데 감독님을 비롯해 선배님들이 그 인형을 떼어내 주셨어요.(웃음) 세세하게 알려주시고, 저도 모르는 게 있을 때마다 손을 들고 물어봤죠.”

첫 촬영을 앞두고는 ‘실수하지 말자’를 연신 되새기며 긴장했다고 한다. 오죽하면 머릿속으로 NG를 내고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는 모습까지 그려봤을까.

“‘죄송합니다’라고 하는 시뮬레이션을 계속했는데, 정작 촬영장에서 심각한 분위기는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회를 거듭할수록 걱정인형의 크기도 점점 줄어들었죠. 곧 촬영을 시작할 시즌2가 벌써부터 기대돼요.”

배우 도은비. / 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도은비. / 이승현 기자 lsh87@
2015 미스코리아 경북 선(善)인 도은비는 큰 키에 하얀 피부, 뚜렷한 이목구비로 화려한 인상이다. 하지만 노다정의 옷을 입은 ‘보좌관’에서는 마치 국회의사당으로 매일 출근하는 직원같이 수수하고 정갈한 느낌을 냈다.

“곽정환 감독님과 다정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다정이는 시키는 일은 잘하지만 살갑지는 않을 거 같고, 무표정에 자신이 맡은 일이 끝나면 바로 퇴근해 버리는 인물이라고 설정했죠.”

‘보좌관’에는 워낙 연기파 배우들이 많이 출연한 데다 이야기의 흐름상 주목받는 캐릭터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도은비는 “저 먼저 퇴근할게요”라는 한마디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극중 장태준(이정재 분)을 중심으로 윤혜원(이엘리야 분), 한도경(김동준 분) 등이 모여 자료를 찾으며 집중하고 있을 때 심드렁한 표정으로 ‘퇴근’을 외쳤다.

“시청자들이 ‘요즘 애들’ ‘퇴근 빨리하는 친구’라고 불러주시더라고요.(웃음) 생애 첫 작품으로 수식어가 생겼다는 게 정말 감사하죠. 기억해주신다는 것만으로도 좋아서 믿어지지 않았어요. 시즌2에서도 ‘퇴근하는 친구’ 같은 더 많은 애칭이 붙었으면 좋겠습니다. 호호.”

배우 도은비는 “친근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 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도은비는 “친근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 이승현 기자 lsh87@
도은비는 모든 게 ‘처음’이었던 ‘보좌관’을 평생 잊지 못할 거라고 했다. 그는 “물론 배우에게 모든 작품이 중요하겠지만 처음은 잊을 수 없지 않느냐”며 “그래서 내게 더 소중했다. 작품의 오디션을 본 것도 처음이었다. 아마도 곽정환 감독과 ‘보좌관’은 평생 못 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좌관’을 하면서 배우로서의 욕심과 꿈도 커졌다.

“이정재 선배님이 나온 영화 ‘사바하’를 인상 깊게 봤는데 선배님을 ‘보좌관’에서 만난 거예요. 처음에는 ‘우와~’ 하면서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신기하고 영광이었죠. 영화를 보는 것 같았어요.(웃음) 선배님의 살아있는 연기를 보면서 많은 걸 배웠습니다. 실제 그 사람으로 사는 것같이 생생하게 전달됐죠. ‘장태준이 실제 인물이라면 저럴 것 같다’는 착각이 들기도 했어요. 다른 선배님들도 마찬가지로 다 멋지고 존경스러웠습니다.”

실수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인형’을 안고 시작했던 ‘보좌관’의 시즌1을 무사히 마친 도은비는 시즌2의 첫 촬영을 기다리는 중이다.

“다정이가 다양한 모습으로 비춰졌으면 좋겠어요. 퇴근해서 뭘 하는지도 살짝 나오면 좋겠네요.(웃음) 저도 궁금하거든요. 하하. 동네 언니나 누나처럼, 지나가면 언제든 편하게 말걸 수 있는 친근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당차고 도도한 노다정을 해봤으니 다른 작품에서는 다정하고 발랄한 역할도 해보고 싶습니다.(웃음) 노다정과는 정반대인 역할을 맡아서 ‘저렇게 밝은 연기도 잘 어울리는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지켜봐주세요!”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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