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모든 진술 번복해라”...'불이익' 주겠다며 협박도

[텐아시아=김명상 기자]

그룹 아이콘의 전 리더 비아이의 마약 혐의와 관련해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경찰 수사를 무마했다는 공익신고가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지난 4일 접수됐다. 또한 양 대표가 제보자를 회유하고 협박했다는 진술이 공개됐다.

13일 KBS는 공익제보자 A 씨를 대리해 공익신고를 한 방정현 변호사의 진술을 보도했다. 방 변호사에 따르면 양 대표는 경찰에 비아이에 관한 진술을 마친 제보자에게 “너에게 불이익을 주는 건 쉽게 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제보자는 2016년 4월경 비아이와 함께 대마를 흡입했다. 카톡 내용을 보면 A씨가 “다른 사람이랑 약 이야기 절대 하지마”라고 하자 비아이가 “너랑은 같이 해봤으니까 물어보는 거”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또한 대화 중에 비아이가 LSD를 요구하자 제보자가 직접 구해줬다. 비아이는 숙소 앞에 있는 ATM기에서 직접 현금을 찾았다.

양 대표는 “우리 소속사 연예인들이 그런 문제로 경찰서 가는 것이 싫다. 그러니 내가 너에게 충분히 사례도 하고, 변호사도 선임해 줄 테니 경찰서에 가서 모든 진술을 번복해라”며 외압을 가했다고 방 변호사는 말했다.

이후 A씨는 양현석 대표가 선임해 준 변호사와 3차 조사를 가서 모든 진술을 번복했다. 이에 경찰은 당시 A씨를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대화를 확보하고도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방 변호사는 “제보자에 따르면 당시 담당 변호사는 YG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 양현석 대표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했다”며 “진술을 하나하나 메모지에 적어서 이렇게 진술하라고 옆에서 계속 코치를 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A씨가 비아이와 함께 대마를 흡입한 것, 직접 LSD를 구해달라고 해서 건네준 사실, 시간과 날짜, 장소를 정확히 진술했지만 경찰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A씨는 이런 문제를 세상에 알리고 바로 잡고 싶다는 생각에 신고하게 됐다.

방 변호사가 권익위에 제출한 자료 가운데는 경찰과 YG의 유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물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 변호사는 신고서에 YG와 경찰 간 유착 의혹을 언급하면서 “A씨로부터 당시 사건 기록을 전달받아 검토해 본 결과 의심스러운 정황이 확인됐고, 이를 경찰이 직접 수사할 경우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권익위에 접수한 경위를 설명했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YG 측은 “당시 비아이와 관련된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A씨를 만났을 뿐”이라며 “진술 번복을 종용하거나 변호사를 선임해 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명상 기자 terry@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