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영화 ‘지리멸렬’ 스틸/사진제공=영화아카데미
영화 ‘지리멸렬’ 스틸/사진제공=영화아카데미
KBS1 ‘독립영화관’에서 칸 국제영화제를 통해 세계적으로 주목 받은 거장 봉준호·박찬욱 감독의 단편영화를 방영한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수상했다.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제에서 그해 가장 뛰어난 작품에 주는 영예를 안은 그는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박찬욱 감독은 칸 영화제에서 두 번이나 상을 받았다. 2004년에는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2009년에는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세계가 인정하는 거장의 반열에 오른 봉준호 감독의 시작은 단편영화 ‘지리멸렬'(1994)였다. 이 영화는 한국영화아카데미 11기인 그의 작품으로 러닝타임은 30분이다. 이 영화는 아침운동을 하면서 남의 문 앞에 놓여 있는 우유를 습관적으로 훔쳐먹는 신문사 논설위원과 만취해 길가에서 용변을 누려다가 경비원에게 들키게 되는 엘리트 검사, 그리고 도색잡지를 즐겨보는 교수가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사회 문제에 관한 대담을 나누는 내용이다.

영화 ‘심판’ 스틸/사진제공=영화마을
영화 ‘심판’ 스틸/사진제공=영화마을
박찬욱 감독이 1999년 만든 ‘심판’은 위선과 타락으로 얼룩져 가는 오늘날의 사회와 타락한 인간상을 단순 명쾌하게 보여주는 블랙 코미디다. 영화에서는 죽음을 일상으로 접하는 병원의 영안실에 대형 참사로 얼굴이 훼손된 20대 여자의 시신이 안치된다. 죽은 여자가 서로 자신의 딸이라 주장하는 한 쌍의 부부와 염사. 여기에 사고 담당 공무원과 취재차 온 기자까지 죽은 여인의 신원을 밝히는 데 증인이 된다. 사실 확인을 위한 유일한 증거인 흉터는 다리 잘린 시신으로는 확인할 길이 없고 진실을 밝히려는 기자의 질문에 부부는 교묘한 대답으로 얼버무린다. 그러나 갑작스런 여자의 등장으로 이 모든 사건이 보상금을 노린 사기극으로 밝혀지고, 이 때 갑자기 일어난 지진은 염사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감전사시킨다.

봉준호·박찬욱 감독의 위대한 시작을 함께한 단편영화 ‘지리멸렬’과 ‘심판’은 오는 6월 1일 0시 55분부터 KBS1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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