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명상 기자]
‘성적 노리개·연예인 불법 진료’...PD수첩, 유명 정신과의사 김현철 의혹 다뤄 (종합)
28일 방송된 ‘PD수첩’에서는 유명 정신과 의사 김현철의 성범죄 및 불법 진료 의혹을 다뤘다. 대구 김현철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무한도전’ 등 각종 TV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스타 의사로 떠오른 인물로 ‘굿닥터’라는 별명도 얻은 바 있다.

김 원장의 환자였던 A씨는 지난 2017년 6월부터 석달간 김씨가 자신을 성적 노리개로 삼았다고 고소했다. A씨는 김 원장에게 공황장애 치료를 받았다. 치료 도중 김 원장이 일본 여행을 제안했고 A씨는 믿었던 의사라 의심없이 따라갔다. 여행 중 김 원장은 숙소에서 A씨를 안고 몸을 만졌다. A씨는 “만나면 항상 모텔로 가기 바쁘고 모든 만남에는 성관계가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형법상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

피해자는 또 있었다. 3년 간 김 원장에게 치료를 받은 B씨는 다섯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B씨는 “진료를 보러 가면 호텔 예약 사이트를 열어서 맘대로 예약을 하고 가 있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MBC PD수첩 갈무리
MBC PD수첩 갈무리
이는 의사가 환자와 성관계를 해서는 안된다는 기본적인 윤리지침을 어긴 것이다. 해외에서는 우월한 위치에 있는 정신과 의사가 이런 점을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사와 환자와의 성접촉을 성범죄로 규정하고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병원 직원들은 김 원장의 문제 행위가 일상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전 직원 B씨는 “환자 얼굴은 기억 못해도 차트를 보면 이 사람은 가슴 큰 여자, 외국인이랑 사귀는 여자로 기억했다. 자신의 성욕을 풀 데가 없으니까 찾다가 환자분들 중에 뒤탈이 없을 만한 사람만 골라서 이용했다”고 말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윤리위원회는 김 원장을 불러 이러한 사안을 조사했고, 지난해 3월 말 학회 설립 이래 최초로 회원을 제명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회원은 “정신과 의사라는 자력을 가지고 (자신의 환자를) 망상환자라고 매도하면서 발언의 신뢰성을 깎아내리고 스스로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는 행동이 극도로 비윤리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취재진을 만난 김현철 원장은 환자들에게 오히려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원치 않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다. 두 명의 환자 모두 자신을 협박했다. 거절하고 싫은 내색을 다 냈었다. 달라붙은 건 두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김 원장이) 조사할 때는 순순히 성관계가 있었다고 인정했다”고 밝혔다.

MBC PD수첩 갈무리
MBC PD수첩 갈무리
방송에서는 김현철 원장이 연예인 등을 대상으로 불법 진료를 벌이고 약을 줬다는 의혹도 나왔다. 병원에서 정식으로 진료하고 공식 처방전을 통해 약을 준 것이 아니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김현철 원장이 작가나 PD, 연예인들에게 선심 쓰듯 약을 뿌리고 다닌다는 얘기가 파다하다”고 밝혔다.

병원 직원들의 증언도 일치했다. 전 직원 C씨는 “방송 녹화나 라디오 방송이 있다는 핑계 하에 연예인이랑 직접 상담을 해주고 다음날 우리한테 오면 누구누구 이름으로 접수를 해놓는다”고 말했다.

김 원장이 서울에 가져갈 향정신성의약품들 준비를 직접 직원에게 지시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전 직원 A씨는 “향정신성의약품들 대부분이 유명인들에게 다 나갔다. 전화로 진료하거나 메신저로 진료하거나 약은 그냥 갖다 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환자의 편의를 위해 한번 정도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정기적으로 이뤄진다면 의료법 위반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해당 내용에 대해 묻자 김현철 원장은 “약국 분들도 아시고 다 아신다.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다.

김명상 기자 terr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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