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청희 기자]
KBS2 ‘대화의 희열2’ 방송 화면
KBS2 ‘대화의 희열2’ 방송 화면
KBS2 ‘대화의 희열2’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출연해 진솔한 입담으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 27일 방송된 ‘대화의 희열2’에서는 유 이사장과의 두 번째 대화가 펼쳐졌다. 지난주 방송에서 1980년대 계엄군에 끌려가 조사받을 당시 자술서를 쓰면서 글쓰기 재능을 발견했다고 털어놓은 유 이사장은 이날 방송에서는 전쟁터 같은 정치판에서의 10년과 현재 자신을 둘러싼 다양한 시선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유 이사장은 국회 첫 등원 때 정장 대신 캐주얼 차림으로 나타나 화제와 논란이 됐다. 흰색에 가까운 바지를 입고 넥타이를 매지 않은 그의 옷차림은 많은 비판을 야기했다. 일명 ‘백바지’ 사건으로 불린 이 사건은 도전적이고도 직설적이었던 정치인 유시민을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이러한 ‘삐딱이’ 유시민의 정치인 삶은 파란만장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찾아가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을 요청하고, 많은 반대를 뚫고 장관이 되어 복지 정책들을 펼쳐냈다. 그는 “사회적 선을 실현하는 쪽으로 국가권력의 작동방식을 바꿔고자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비판적 시선은 그를 늘 긴장하게 만들었다.

유 이사장은 ‘진흙밭 개싸움’도 불사하는 정치판을 문명화된 전쟁에 비유하며 ‘정치관’에 대해 솔직하게 말했다. 지금의 정치는 무기 대신 대화로, 총을 쏘는 대신 표를 던지는 방향으로 변했을 뿐 정치는 본질적으로 싸울 수밖에 없다는 것. 유 이사장은 “민주주의는 여기저기 기운 자국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누더기 옷 같은 것”이라며 정치판에서 싸움을 없애는 건 애당초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대신 조금씩이라도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인 유시민과 지금의 유시민에 대한 다양한 평가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나에 대한 평가는 신경 안 쓴다. 스스로의 생각이 중요하다”며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리가 그 사람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쟁터 같은 정치판에서 싸웠던 유시민도, 지금의 온화해 보이는 유시민도 모두 그가 갖고 있는 원래의 얼굴이라는 것이다.

정계복귀설, 대선 출마설에 대해서는 거듭 선을 그었다. 자신이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 대해서는 “처음엔 우리 쪽 입장을 알릴 필요에서 의해서 시작한 건데 일이 커졌다”며 “(정치를 하지 않는)요즘은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힘들고 훌륭한 정치인의 삶보다는 지금 자신에게 맞는 삶을 계속 살고 싶다”고 밝혔다. 정치는 누가 하느냐는 질문에는 “정치인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원하는 일을 하는 자리”라며 “정치는 정치를 잘 하는 사람이 하면 되고, 나는 내가 가장 잘하는 글과 말로 공공의 선을 추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화의 희열2’ 일곱 번째 손님으로는 ‘신이 내린 목소리’로 평가받는 소프라노 조수미가 초대됐다. 내달 4일 오후 10시 45분에 방송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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