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영화 ‘사바하’ 포스터/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외유내강
영화 ‘사바하’ 포스터/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외유내강
대종교가 독립운동가이자 교조인 홍암 나철의 합성 사진을 영화 ‘사바하’에서 부적절하게 사용한 것을 이유로 제작사 외유내강을 고소했다.

9일 대종교 총본사의 총전교 측은 “‘사바하’에는 독립운동가이셨던 홍암 나철 대종사의 존영에 영화배우 정동환이 분장한 사이비 교주 풍사 김제석의 얼굴이 교체 합성돼 있었다”며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했음을 밝혔다.

대종교 측은 9일 “미륵, (정)나한, (김)제석, 사천왕, 단군, 무당, 티벳 등 타 종교의 상징적 요소들은 대체로 극악한 악역들로 분장돼 있고, 주인공인 목사는 그 지옥세계를 구원하는 유일무이한 해결사처럼 열연하고 있다”며 “심지어 타 종교에서 ‘성취’라는 뜻의 용어 ‘사바하’가 악을 상징하듯 영화 제목으로 활용된 점은 개탄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이면에는 특정 종교적 세계관으로 ‘내 생각과 다르면 모두 적 또는 사이비’라는 오해 소지의 배경으로 전개되면서 헌법 제20조의 ‘①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와 배치되는 위헌 소지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홍암 나철은 29세에 문과에 장원급제해 승정원가주서, 권지부정자직 등을 역임했고, 1905년 징세서장으로 재직하던 중 일제의 간접이 심해지자 관심을 사임했다. 이후 비밀결사인 유신회를 조직해 구국운동에 앞장섰다. 1907년에는 이완용 등 을사오적을 처단하려다 발각돼 유배형을 받았지만 이후 고종의 특사로 사면됐다.

대종교 측은 “공익적 문화를 선도해야 할 영화제작사가 오히려 특정의 종교관에 심취해 의도적 모독과 심각한 명예훼손의 자행에 큰 분노와 좌절감과 자괴감을 느끼며, 2019년 3.1운동 100주년과 임시정부 100주년의 역사적 시점에서 해당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언론사를 통한 주장들은 사실상 납득하기가 어렵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합성사진 문제를 뒤늦게 알게된 ‘사바하’ 제작사는 “명백한 제작진의 실수”라고 반성했다. VOD 서비스로 제공되던 영화에 대해 제작사는 5일 “문제가 됐던 사진이 IPTV, 디지털케이블에서 4일 교체 완료됐다.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종교 측은 “개봉관에서 230여 만명과 TV로도 수십만명 이상이 관람했다는 사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바하’는 신흥 종교 집단을 쫓던 목사가 의문의 인물과 사건들을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 2월 20일 개봉해 누적 관객 수 239만 8349명을 기록했다. 장재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이정재, 박정민이 주연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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