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방송인 로버트 할리./ SNS 갈무리
방송인 로버트 할리./ SNS 갈무리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방송인 로버트 할리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9일 할리의 친구인 마크 피터슨(73) 미국 브리검영대 명예교수는 경찰이 할리에게 마약 투약에 대한 진술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날 할리의 자택에서 주사기를 발견했고, 간이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피터슨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6개월 전 다른 연예인이 마약 혐의로 체포됐을 때 경찰이 그 연예인에게 마약을 한 다른 사람들 이름을 대면 형량을 가볍게 해주겠다며 회유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할리가 마약을 했다는 증거를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건을 마무리했다”며 “로버트가 의심받는 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내게 얘기했다. 자신은 그곳(마약 투약 현장)에 없었다고 이야기했는데도 경찰이 유죄라고 확신하며 로버트에게 진술을 강요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한 “경찰들은 할리에게 예의 없이 굴었다”며 “최근 한국 연예인들의 마약 사건이 다시 터지면서 경찰 고위층이 사건을 찾던 중 로버트를 다시 대상으로 잡고 수사를 지시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피터슨 교수는 “수사관들은 증거가 없다고 이미 얘기했지만 경찰 고위층이 다시 요구해 그가 잡혀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통 마약을 산다고 하면 어떤 사람으로부터 구매하지 인터넷으로 주문하지는 않는다. 또 마약을 집에서 발견했다는데 침대 밑에서 나온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누군가에게 마약 혐의가 있는데 그것을 로버트가 뒤집어쓴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했다. 특히 “(마약을 한 사람이) 그의 아들일 수도 있다”라고 해 주목됐다.

피터슨 교수는 지난 5일 마지막으로 로버트 할리와 만났다. 그는 “당시 로버트는 평소와 똑같았다”며 “만약 경찰에서 할리에 대해 증언해 달라고 한다면 언제든 하겠다. 그가 평소 어떤 사람인지 다 얘기해줄 수 있다”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이날 경찰은 “로버트 할리를 체포한 직후 서울시 은평구에 있는 집을 압수수색했다”며 “필로폰 등 마약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주사기 한 개를 찾아 압수했다. 로버트 할리로부터 모발과 소변을 임의로 제출받아 마약 반응 간이검사를 한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로버트 할리의 범행을 확인했다. SNS 등 온라인으로 마약을 거래하는 일이 늘어난 것을 확인한 경찰은 마약 거래 의심 글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했다. 그러던 중 ‘마약 판매책’으로 추정되는 글을 발견했다. 경찰이 이 SNS 계정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할리의 범행이 드러났다.

할리는 지난 8일 오후 4시 10분쯤 서울시 강서구의 한 주차장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체포됐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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