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박찬욱 감독/사진제공=왓챠
박찬욱 감독/사진제공=왓챠
박찬욱 감독이 여성 서사를 다루는 이유에 대해 밝혔다.

박 감독의 첫 TV연출작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 공개를 앞두고 25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박 감독을 만났다. 박 감독은 그 동안 ‘친절한 금자씨’ ‘아가씨’ 등 여성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영화를 다수 선보였다. ‘리틀 드러머 걸’은 스파이물이면서 로맨스 장르로, 역시 여성 캐릭터 찰리(플로렌스 퓨)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박 감독은 “원대한 계획을 가졌던 건 아니었는데, 남성 캐릭터 위주의 기획들이 자꾸 투자가 미뤄졌다. 여성 서사가 투자자들에게 더 매력적인가 싶기도 했다. 내가 오랜 시간 공 들여서 각본을 쓴, 완전히 남성적인 이야기 두 개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면서 웃었다. 이어 “(다른 사람들보다 여성 서사에) 관심을 더 가지는 건 사실인 것 같다”며 “아내, 그리고 자식도 딸 하나다. 딸이 성장하니 관심을 더 갖게 되는 개인적인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유능해서 기용했을 뿐인데 계속해서 함께 일하는 주변 동료, 예를 들면 미술감독, 시나리오 작가, 분장팀장, 의상팀장 등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여성이 많아서 그들의 영향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현대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그 내면이 좀 더 복잡한 것 같다. 그래서 레이어가 더 풍부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옷만 봐도 남자들이 더 단조롭지 않나”라고 웃으며 “그런 여러 가지가 다 내면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덧붙였다.

‘리틀 드러머 걸: 감독판’은 1979년 이스라엘 정보국의 비밀 작전에 연루되어 스파이가 된 배우 찰리와 그녀를 둘러싼 비밀 요원들의 숨 막히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 스릴러. 오는 29일 VOD 스트리밍 플랫폼 왓챠플레이를 통해 전편 공개되며, 같은날 채널A에서 오후 11시 매주 금요일 한 편씩 6주간 방영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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