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배우 이순재/사진제공=메리크리스마스
배우 이순재/사진제공=메리크리스마스
배우 이순재가 배우라는 직업이 저평가되던 시절에도 배우가 되겠다고 결심한 사연을 털어놓았다.

이순재는 영화 ‘로망’에서 고집스럽지만 책임감 강한 가장 조남봉 역을 연기했다. 개봉을 앞두고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이순재를 만났다.

이순재는 “연예노조가 생기기 전 80년대에는 협회에서 출연료 협상 등을 도맡아 했다. 지금 기준으로 1년에 5만 원 올리는 일을 30년 동안 해왔다”고 연예인이라는 직종이 저평가 받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 했다. 이어 “이 일이 정당한 직종으로 평가 받지 못한 건 우리나라에서 공연의 역사가 부족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본에는 가부키, 중국에는 경극이 있지 않나. 가부키는 예술의 한 형태로 지금까지 상당히 높게 평가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종 때 명창이라는 칭호가 나왔다. 예술로 직종이 평가 받지 못했기에 ‘딴따라’라고 천직이 될 수밖에 없던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순재는 “경제적으로도 취약한 직종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왜 했느냐고 반론한다면 나름대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순재는 “이 일이 예술적 창조라고 생각한 건 대학교 2학년 때 로렌스 올리비에의 영화 ‘햄릿’을 봤다. 흑백영화였다. 마음의 소리를 읊는데 ‘저건 예술이다’고 생각했다. (로렌스 올리비에가) 어떤 사람인지 조사해봤더니 연극 영화의 대가 중에 대가였다. 기사 작위도 받은 예술·문화 계통에 큰 공헌을 한 사람이었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로망’은 70대 치매 노부부의 사랑과 애환을 담은 영화. 오는 4월 3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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