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운명과 분노’ 이민정/사진=방송 화면 캡처
‘운명과 분노’ 이민정/사진=방송 화면 캡처
SBS ‘운명과 분노’에서 이민정이 송옥숙과 공정환의 눈을 속이며 2년간 절치부심 끝에 골드제화를 통해 빼돌린 비자금을 역이용, 이들에게 제대로 한방 먹이며 통쾌한 복수의 첫발을 내딛었다. 잘못된 판단으로 주상욱을 무너지게 만들었다는 자책감에 그의 재기를 돕는 한편 스스로에게도 단죄의 칼을 드리웠다.

지난 2일 방송된 ‘운명과 분노’에서 골드제화 사장이 된 구해라(이민정)는 달라졌다. 쉽게 감정을 드러내고 폭주하던 이전의 모습과는 달리 감정을 철저하게 감추고 그들의 비위를 맞추며 은밀하고 치밀하게 일을 진행했다. 특히 골드제화로 빼돌려진 비자금을 다른 계좌로 옮기고 맞선을 가장하여 강의건으로 하여금 태정민(박수아)을 다시 납치하게 한 후 홀로 한성숙(송옥숙)과 태정호(공정환)를 불러내 담판을 지었다.

흥분하며 거칠게 몰아붙이는 두 사람에게 한치의 흔들림 없이 “조용히 안나오면 당신들 큰일나. 그러니까 시끄럽게 굴지 말고 빨리 나와. 어차피 당신들 나 따윈 언제든 묻어 버릴 수 있잖아”라고 응수했다. 두 사람과 마주 앉아 비자금을 놓고 딜을 하면서도 분위기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이들을 흔들었다.

“오늘 저와 얘기하실 분은 사모님이세요”라고 말을 꺼낸 구해라. 빼돌린 비자금 예금증서를 보여줬다. 태정호가 “너 이거 뭔 개수작이야. 이거 건드리면 너도 다쳐”라며 윽박지르자는 태정호를 향해 “당신은 그냥 가만히 있으라고 했지”라고 받아쳤다. 한성숙에게 “하나만 고르세요. 이거랑…정민 아가씨, 둘 중에 하나만 고르시면 되요”라고 제안했다. 채근하는 태정호에 갈등하는 한성숙은 협상을 제안했지만 “협상은 없어요. 하나만 고르세요.”라며 담담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두 사람을 내몰았다. 결국 한성숙은 태정호의 비자금 900억을 선택했고, 이를 뒤에서 듣고 있던 태정민은 자신을 버리고 돈을 택한 엄마에 충격을 받고 구해라의 요구대로 태인준(주상욱)에게 지분을 양도하고 강의건(윤학)과 함께 떠났다.

구해라는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감옥까지 가게 된 태인준에 대한 자책감 속에 그의 재기와 복수를 돕기도 했다. 감정이 사라진 사람 마냥 차갑고 건조한 눈빛과 표정으로 복수와 함께 자신의 죄값을 치룰 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또한 자신에게 분노와 원망 가득한 눈빛으로 “이런다고 뭐가 달라지는데, 당신이 한 일 나 절대 용서 못해”라 말하는 인준 앞에 그것 마저도 모두 순응하며 받아들인다는 눈빛으로 인준을 바라보며 “알아요. 나도 나 용서 못해요. 그래서 이러는 거에요”라고 말하고 돌아서 눈물을 흘렸다.

이민정은 스스로 나락의 길로 걷는 구해라의 행보를 처연한 눈물, 애처로운 뒷모습, 생기 잃은 건조하고 마른 눈빛과 표정 등으로 담아내며 두사람의 어긋난 사랑을 더욱 애틋하게 만들었다.

극 말미 혼수상태에 있던 구현주(차수연)의 손가락이 움직이며 곧 깨어날 것임을 암시됐다. ‘운명과 분노’는 매주 토요일 오후 9시 5분 방송되며 종영을 앞두고 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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