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tvN 드라마 ‘톱스타 유백이’에서 유백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김지석. 사진제공=제이스타즈 엔터테인먼트.
tvN 드라마 ‘톱스타 유백이’에서 유백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김지석. 사진제공=제이스타즈 엔터테인먼트.
“저에겐 쉼표이자 느낌표 같은 작품입니다. 저도 연기자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톱스타 유백이’를 통해 참 많은 것을 얻었거든요. 이 작품이 일반적인 형사물이나 로코물이 아니라 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치유해주는 성장 드라마였기 때문인 것 같아요. 시청자들도 같이 드라마에 공감해 주셔서 감사하고 뿌듯합니다. 노래가 차트 역주행을 하듯이 ‘톱스타 유백이’도 VOD 다시보기로 많이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종영한 tvN 금요드라마 ‘톱스타 유백이’에서 나르시시즘이 강한 도시남자인 톱스타 유백 역을 맡은 김지석은 이렇게 말하면서 껄껄 웃었다. 김지석은 극 중 섬마을 ‘여즉도’에서 섬처녀 강순(전소민 분)을 만나 여즉도 만큼이나 깨끗한 청정 로맨스로 깨끗한 기운을 전했다. 코믹함과 진지함의 균형 속에서 시트콤 같은 로맨스 코미디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그간 단단하게 쌓아온 로맨스 연기 내공이 빛을 발했다. 지난 29일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지석의 얼굴엔 인터뷰 내내 좋은 작품을 해냈다는 뿌듯함이 가득했다.

‘쉼표’라는 말은 김지석이 연기한 배우 유백이 마지막 회에서 수상 소감을 전하면서 한 말이다. 유백은 연기상을 받은 후 “길을 잃고 방황하던 어느 날, 저에게 갑자기 인생의 쉼표 같은 그런 섬이 하나 생겼습니다”라며 자신에게 다가온 여즉도의 소중함을 전했다. 김지석은 “이 말이 저한테도 굉장히 와 닿았다”고 했다.

‘톱스타 유백이’는 따뜻한 웃음을 안겨주는 드라마인 데다 주 1회 방영으로 제작진의 부담을 덜어줬다는 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김지석은 작품에 주어진 여러 호평들에 대해 “완전 자랑스럽다”며 뿌듯해했다.

“주 1회 방영이다 보니 같은 시간대 경쟁작들에 비해 시청률이 밀린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어? 수 없는 거죠. 또 다른 사실은 시청자들이 기대 이상의 행복감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그 행복이 큰 것이 아니라 섬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통해서 느끼고 좋아해줬다는 점에서 자랑스러워요.”

‘톱스타 유백이’가 기대 이상의 행복을 주는 작품으로 마무리돼 뿌듯하다는 배우 김지석. 사진제공=제이스타즈 엔터테인먼트.
‘톱스타 유백이’가 기대 이상의 행복을 주는 작품으로 마무리돼 뿌듯하다는 배우 김지석. 사진제공=제이스타즈 엔터테인먼트.
김지석은 전작 ‘로맨스가 필요해 2012’ ‘20세기 소년소녀’ 등을 통해 메인, 서브 가리지 않고 로맨스물의 주인공으로서 또렷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 이후 로맨스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원없이 했다”며 웃어보였다.

“‘역적’에서 연산군을 맡았을 때는 외로웠어요. 제가 극에서 300명을 죽였거든요. 달달한 사랑이 너무 하고 싶고 연기를 통해 달달함을 표현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운좋게 (한)예슬 씨와도 풋풋한 첫사랑 연기를 하게 됐죠. ‘20세기 소년소녀’에서는 사랑과 우정 사이를 오갔는데 ‘톱스타 유백이’에서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 둘이 만나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나갔죠. 포인트가 다르다는 것도 좋았어요.”

‘톱스타 유백이’ 최종회에서는 전소민과 아낌 없는 뽀뽀와 키스신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갈증을 풀어주기도 했다. 김지석은 “소민 씨와 뽀뽀한 횟수가 스물한 번이라고 세어 준 시청자도 있었다”며 웃었다.

“드라마가 11부작인데 첫 키스를 9회에 했어요. 우리도 로맨스에 많이 굶주려 있었죠. 하하. 시청자들도 그렇게 느꼈을 것 같아서 현장에서 소민씨랑 저랑 감독님이 많이 아이디어를 냈어요. 자신의 실제 연애 스타일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고, 연기에 반영하기도 하고요. 서로 상의해서 장면을 더 예쁘게 찍을 수 있도록 현장에서 많이 만들었어요. 소민 씨와의 일출 키스도 그렇게 만들어졌고요.”

김지석은 자신의 연애 스타일도 유백이와 일맥 상통한다고 했다.

“제가 7~8 정도 표현하면 상대가 4~5는 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짝사랑이잖아요.(웃음) 제가 사랑을 주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 행복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유백이 강순을 보고 싶어서 헬기를 타고 날아가기도 했는데, 저도 즉흥적인 면이 있어요. 한편으로는 마돌(이상엽)처럼 기다려주기도 하고요. 제가 서브 남자 주인공을 해봤기 때문에 (아는데),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 두 명의 삼각 관계가 있을 때 세 캐릭터가 다같이 살아야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다행히 ‘톱스타 유백이’의 작가님들이 너무 잘 써주셨고요.”

사극, 현대극, 로맨스, 예능에서까지 활약했던 그이기에 다음 활약도 기대된다. tvN 예능 ‘문제적 남자’에 복귀할 계획이다. 김지석은 “‘문제적 남자’는 저한테는 고마운 인생 예능”이라며 “프로그램 특성상 사전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 재정비되는 대로 ‘문제적 남자’에 집중할 것”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톱스타 유백이’까지 쉼없이 달려왔기 때문에 당분간은 휴식을 취할 생각이에요. 언젠가는 의리나 남자들끼리의 끈끈함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나 느와르 장르에서 연기를 하고 싶어요. 영화 ‘국가대표’ 당시 느꼈던 연기 호흡이 그리워지는 것 같습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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