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소수빈: 몇 년 전으로 기억해요. 아르바이트도 여러 개 하고 힘들었던 때였던 것 같아요. 여유롭고 싶고, 힘들고 싶지 않았고 주변 사람들도 그랬으면 싶어서 만든 곡이에요. ‘내년에는 잘되길 바라겠다, 마냥 잘되자’라는 마음을 담았죠.
10. 당시 많이 힘들었나 보네요.
소수빈: 학교를 일찍 자퇴한 후 아르바이트를 이것저것 많이 했어요. 레스토랑 주방에서도 일해보고 횟집에서도 일해보고…여성 속옷 가게에서도 일해봤어요. 지인이 속옷 가게라고 말해주지 않고 소개해 준 터라 당황했지만 1년 7개월이나 일했어요.(웃음) 예전에 있었던 회사와도 소통이 잘 안 되고 방치되는 느낌을 받아서 회사도 나왔고요.
10. 그 후로 낸 시리즈가 ‘자꾸만, 너’부터 ‘솔직하게’‘자장가’‘길을 잃은’까지의 싱글로 구성된 ‘소심시리즈’죠?
소수빈: 네, 사실 그 회사에서 5년이나 있었어요. 전 계속 뭔가를 기대하고 있는 상태였고요. 그런데 그 시간 동안 해낸 것이 다른 아티스트의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것뿐이더라고요. 그러다 싱글 ‘oh-i’를 냈는데 회사에 있던 분들이 점점 떠나기 시작했어요. 더 이상 내려갈 데가 없다고 생각했고 회사를 나와 소심시리즈를 하게 된 거예요. 그 시리즈를 현재 소속 레이블인 피치스레이블이 발견했고요.
10. 시리즈의 이름을 왜 ‘소심’으로 짓게 됐나요?
소수빈: 제가 사전을 찾아봤을 때 ‘소심’이라는 단어의 뜻이 ‘조심스럽게 마음을 가지다, 먹다’라고 나오더라고요. 그 뜻이 예쁘고 좋아서 그렇게 지었어요.
10. 소심시리즈는 자신이 만든 첫 앨범 단위 프로젝트라고도 할 수 있어요. 해보니 어떻던가요?
소수빈: 어딘가 굉장히 아기자기한 맛이 있더라고요. 소심시리즈를 해봤으니 이제는 조금 더 다양한 감정을 담고 있고, 규모가 있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요.
10. 어떤 음악을 만들지에 대해 그간 변화가 있었나요?
소수빈: 요즘 들어 확실해진 생각은 음악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누군가 들어줄 사람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는 거죠. 처음 음악을 하게 된 계기도 그랬어요. 초등학교 5학년 수련회 레크리에이션 때 등 떠밀려서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게 됐어요. 전 ‘아웃사이더’였는데, ‘누군가 날 기억해주고, 내 노래를 들어주는 것이 즐거운 거구나’라고 느꼈어요.(웃음)
10. 레크리에이션 때 추천받을 정도면 음악성이 돋보였나 봐요.
소수빈: 음, 초등학생 때 퀸을 너무 좋아했어요. 가요보다 스티비 원더의 음악을 많이 들었고요.(웃음) 어렸을 때 처음 들었던 앨범이 재즈 기타리스트 조지 벤슨이 1976년에 낸 ‘Breezin’’이었어요. 그 앨범을 들었을 때 조지 벤슨이란 사람이 거대하게 느껴졌어요.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는데도요. 그래서 조지 벤슨 같은 뮤지션이 되고 싶었죠.
10. 요즘의 플레이리스트에는 어떤 곡들이 담겨 있나요?
소수빈: 레이블 88 라이징의 조지(Joji)를 많이 들어요. 또 옛날 음악을 좋아해서 프린스나 에릭 클랩튼의 앨범도 많이 들어요. 에릭 클랩튼의 앨범 중에서도 ‘언플러그드’를 좋아해요.
10. 프로듀서 험버트와도 작업을 많이 했어요.
소수빈: 험버트 형은 제가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나타나서 도움을 많이 준, 고마운 형이에요. 제가 많이 배우기도 하고요. 최근에 제가 저 자신을 잃어버렸다고 느낄 정도로 힘들었을 때도 절 이끌어줬어요.
10. 곡을 만들다 보면 의외의 곳에서도 영감을 받을 때가 있을 것 같아요.
소수빈: 그렇죠. 보통은 경험에서 영감을 받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어요. 언젠가 한 번은 너무 음악이 안 만들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넷플릭스로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를 틀고 소리를 음소거로 해 놓은 채 곡을 만들었어요. 어느샌가 제가 화면 속의 바다를 보고 있더라고요. 이 곡은 아마 내년에 공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0. 내년에는 첫 EP도 기대해볼 수 있나요?
소수빈: 네. 앨범을 내려고 하고 있어요. 주제도 범위를 좀 더 넓혀서 사랑 노래를 포함해 저에 대한 이야기를 이것저것 담으려고 해요.
10. 2019년에는 어떻게 나아가고 싶나요?
소수빈: 저는 작년의 제 자신과 현재의 저를 항상 비교해보거든요. 작년 말에는 회사도 없었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도 많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당시 고민했을 때 그렸던 최고의 그림이 펼쳐진 것 같아 행복해요. 2019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제 음악을 들어줬으면 해요.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포근하면서 슬픈 음색. 싱어송라이터 소수빈이 사람들을 위로하는 방식이다. 올해 크리스마스에 발매한 신곡 ‘잘되길 바랄게’도 그렇다. ‘잘되길 바랄게’는 소수빈이 힘들었던 시절 사랑하는 사람들은 물론 스스로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쓴 곡이다. 진심이 담백하게 묻어있기 때문일까. ‘괜찮아 고갤 들어줘’‘넌 가장 빛나는 걸’이라는 가사는 지친 마음을 부드럽게 감싸는 힘이 있다.10. ‘잘되길 바랄게’는 어떻게 만든 곡인가요?
소수빈이 처음으로 사랑이 아닌 주제로 노래한 곡이라는 점에서도 의미있다. 2016년 싱글 ‘oh-i’로 데뷔한 소수빈은 섬세한 감성이 느껴지는 노래들을 시리즈, OST 등 다양한 형식으로 선보여왔다. 그 중에서도 ‘자꾸만, 너(Prod. Humbert)’는 ‘잠시 동안 널 끌어안고만 있을게’라는 가사로 음악 팬들 사이에 소수빈이라는 이름을 확실히 알렸다. 이 곡은 웹드라마 ‘에이틴’의 OST로도 재편곡돼 사랑받았다. 2019년, 소수빈은 자신의 역량을 더욱 넓혀갈 예정이다.
소수빈: 몇 년 전으로 기억해요. 아르바이트도 여러 개 하고 힘들었던 때였던 것 같아요. 여유롭고 싶고, 힘들고 싶지 않았고 주변 사람들도 그랬으면 싶어서 만든 곡이에요. ‘내년에는 잘되길 바라겠다, 마냥 잘되자’라는 마음을 담았죠.
10. 당시 많이 힘들었나 보네요.
소수빈: 학교를 일찍 자퇴한 후 아르바이트를 이것저것 많이 했어요. 레스토랑 주방에서도 일해보고 횟집에서도 일해보고…여성 속옷 가게에서도 일해봤어요. 지인이 속옷 가게라고 말해주지 않고 소개해 준 터라 당황했지만 1년 7개월이나 일했어요.(웃음) 예전에 있었던 회사와도 소통이 잘 안 되고 방치되는 느낌을 받아서 회사도 나왔고요.
10. 그 후로 낸 시리즈가 ‘자꾸만, 너’부터 ‘솔직하게’‘자장가’‘길을 잃은’까지의 싱글로 구성된 ‘소심시리즈’죠?
소수빈: 네, 사실 그 회사에서 5년이나 있었어요. 전 계속 뭔가를 기대하고 있는 상태였고요. 그런데 그 시간 동안 해낸 것이 다른 아티스트의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것뿐이더라고요. 그러다 싱글 ‘oh-i’를 냈는데 회사에 있던 분들이 점점 떠나기 시작했어요. 더 이상 내려갈 데가 없다고 생각했고 회사를 나와 소심시리즈를 하게 된 거예요. 그 시리즈를 현재 소속 레이블인 피치스레이블이 발견했고요.
10. 시리즈의 이름을 왜 ‘소심’으로 짓게 됐나요?
소수빈: 제가 사전을 찾아봤을 때 ‘소심’이라는 단어의 뜻이 ‘조심스럽게 마음을 가지다, 먹다’라고 나오더라고요. 그 뜻이 예쁘고 좋아서 그렇게 지었어요.
10. 소심시리즈는 자신이 만든 첫 앨범 단위 프로젝트라고도 할 수 있어요. 해보니 어떻던가요?
소수빈: 어딘가 굉장히 아기자기한 맛이 있더라고요. 소심시리즈를 해봤으니 이제는 조금 더 다양한 감정을 담고 있고, 규모가 있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요.
소수빈: 요즘 들어 확실해진 생각은 음악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누군가 들어줄 사람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는 거죠. 처음 음악을 하게 된 계기도 그랬어요. 초등학교 5학년 수련회 레크리에이션 때 등 떠밀려서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게 됐어요. 전 ‘아웃사이더’였는데, ‘누군가 날 기억해주고, 내 노래를 들어주는 것이 즐거운 거구나’라고 느꼈어요.(웃음)
10. 레크리에이션 때 추천받을 정도면 음악성이 돋보였나 봐요.
소수빈: 음, 초등학생 때 퀸을 너무 좋아했어요. 가요보다 스티비 원더의 음악을 많이 들었고요.(웃음) 어렸을 때 처음 들었던 앨범이 재즈 기타리스트 조지 벤슨이 1976년에 낸 ‘Breezin’’이었어요. 그 앨범을 들었을 때 조지 벤슨이란 사람이 거대하게 느껴졌어요.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는데도요. 그래서 조지 벤슨 같은 뮤지션이 되고 싶었죠.
10. 요즘의 플레이리스트에는 어떤 곡들이 담겨 있나요?
소수빈: 레이블 88 라이징의 조지(Joji)를 많이 들어요. 또 옛날 음악을 좋아해서 프린스나 에릭 클랩튼의 앨범도 많이 들어요. 에릭 클랩튼의 앨범 중에서도 ‘언플러그드’를 좋아해요.
10. 프로듀서 험버트와도 작업을 많이 했어요.
소수빈: 험버트 형은 제가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나타나서 도움을 많이 준, 고마운 형이에요. 제가 많이 배우기도 하고요. 최근에 제가 저 자신을 잃어버렸다고 느낄 정도로 힘들었을 때도 절 이끌어줬어요.
10. 곡을 만들다 보면 의외의 곳에서도 영감을 받을 때가 있을 것 같아요.
소수빈: 그렇죠. 보통은 경험에서 영감을 받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어요. 언젠가 한 번은 너무 음악이 안 만들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넷플릭스로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를 틀고 소리를 음소거로 해 놓은 채 곡을 만들었어요. 어느샌가 제가 화면 속의 바다를 보고 있더라고요. 이 곡은 아마 내년에 공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0. 내년에는 첫 EP도 기대해볼 수 있나요?
소수빈: 네. 앨범을 내려고 하고 있어요. 주제도 범위를 좀 더 넓혀서 사랑 노래를 포함해 저에 대한 이야기를 이것저것 담으려고 해요.
10. 2019년에는 어떻게 나아가고 싶나요?
소수빈: 저는 작년의 제 자신과 현재의 저를 항상 비교해보거든요. 작년 말에는 회사도 없었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도 많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당시 고민했을 때 그렸던 최고의 그림이 펼쳐진 것 같아 행복해요. 2019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제 음악을 들어줬으면 해요.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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